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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투어 '외형' 모두투어 '실속', 박상환과 우종웅 경영방식 달라

백설희 기자 ssul20@businesspost.co.kr 2017-02-23 11:5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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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투어 '외형' 모두투어 '실속', 박상환과 우종웅 경영방식 달라  
▲ 박상환 하나투어 회장(왼쪽)과 우종웅 모두투어네트워크 회장.

박상환 하나투어 회장과 우종웅 모두투어네트워크 회장은 여행업계에서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국내 여행업계에서 선두를 다투는 라이벌로 꼽힌다. 실적과 기업가치를 놓고 보면 하나투어가 크게 앞서지만 실속을 따지면 모두투어가 하나투어에 뒤지지 않는다.

박 회장과 우 회장의 서로 다른 경영스타일이 이런 차이를 만들어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 하나투어 외형, 모두투어 실속

23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기업가치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22일 종가 기준으로 하나투어의 시가총액은 9618억, 모두투어의 시가총액은 4340억 원 으로 2배 넘게 차이가 난다. 하나투어는 코스피에 모두투어는 코스닥에 각각 상장돼 있다.

시가총액 차이만큼 매출 차이도 크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5956억 원을 내 2015년보다 29.6% 늘었다. 모두투어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2371억 원을 올려 16% 증가했다.

지난해 실적만 놓고 보면 하나투어가 매출에서 2배 이상 앞서있지만 영업이익을 고려하면 모두투어가 더 실속을 챙겼다고 볼 수 있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은 209억7천만 원을 올려 2015년보다 53.1% 감소했다. 모두투어는 영업이익 201억 원을 거둬 22.3% 증가했다.

하나투어는 야심차게 진출한 면세점사업에서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으나 본업인 여행사업에서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고 자회사 실적이 개선되면서 올해는 매출과 영업이익을 모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투어는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6920억 원, 영업이익 470억 원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16.6%, 영업이익은 127.5% 늘어나는 것이다.

노상원 동부증권 연구원은 “올해도 하나투어의 본업 성장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면세점사업은 올해는 흑자전환을 기대하기 힘들고 호텔사업은 적자폭이 줄어들고 해외자회사는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모두투어는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2576억 원, 영업이익 243억 원을 거둘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대비 매출은 8.6%, 영업이익은 20.9% 늘어나는 것이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도 모두투어 본업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자회사는 적자를 면치 못하겠지만 자회사 적자는 소폭 줄어들 것”이라고 바라봤다.

  하나투어 '외형' 모두투어 '실속', 박상환과 우종웅 경영방식 달라  
▲ 박상환 하나투어 회장이 2016년 6월9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2016년 하나투어 여행박람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 박상환, 도전적 경영스타일


박상환 하나투어 회장의 좌우명은 ‘공변자무발전(恐變者無發展)’이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자는 발전할 수 없다’는 뜻이다.

박 회장은 좌우명 대로 본업인 여행사업 외에 호텔, 면세점 등으로 거침없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박 회장은 여행업계 흐름을 주도할 줄 아는 전략가로 평가받고 있다.

하나투어가 지금처럼 여행업계 독보적 1위 업체로 군림할 수 있는 것도 여행업계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일찌감치 성장의 기폭제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고려여행사에 공채로 입사한 뒤 근무하다 우종웅 회장 등과 의기투합해 1989년에 국일여행사(모두투어 전신)를 차렸다. 하지만 상장을 놓고 서로 의견이 엇갈리면서 따로 나와서 1993년 하나투어의 전신인 ‘국진여행사’를 창업했다.

회사 설립은 늦었지만 상장은 하나투어가 빨랐다. 하나투어는 2000년 11월 업계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했고 2012년 11월에는 코스피에 이전 상장했다. 모두투어는 2005년 7월에야 코스닥에 입성했다.

박 회장은 국일여행사를 차렸을 때 업계 최초로 항공요금을 선납하는 방식으로 항공사와 신뢰관계를 형성하며 입지를 굳혀 나갔다.

하나투어는 1998년부터 18년 연속 해외여행 및 항공권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

박 회장은 하나투어 설립 뒤 외환위기와 9·11테러, 사스 등 대형 고비를 맞닥뜨렸지만 그때마다 새로운 상품 개발과 시스템 업그레이드로 위기를 헤쳐 나가며 국내 여행업의 성장을 견인했다.

박 회장은 특히 1997년 외환위기가 닥쳤을 때도 직원들을 내보내는 대신 월급을 줄이며 함께 어려움을 극복했다. 덕분에 여행수요가 다시 급증했을 때 감원했던 다른 여행사들과 달리 원활하게 대처해 시장을 크게 확대했다.

이제 면세점과 비즈니스호텔 등 신사업을 궤도에 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비즈니스호텔은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앞으로도 전망이 괜찮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면세점의 경우 시장 환경이 좋지 않지만 여행 호텔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만큼 안착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 우종웅, 안정적인 확장 지향

우종웅 모두투어 회장은 안정을 지향하는 보수적 경영스타일을 보인다.

우 회장은 박 회장과 함께 세운 국일여행사가 시장에 안착하고 있었음에도 상장이라는 기회를 하나투어(국진여행사)보다 먼저 잡지 못했다.

  하나투어 '외형' 모두투어 '실속', 박상환과 우종웅 경영방식 달라  
▲ 우종웅 모두투어네트워크 회장.
업계 관계자는 “우 회장이 하나투어보다 먼저 모두투어 상장에 성공했더라면 여행업계 순위와 시가총액 순위도 달라졌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모두투어는 국내 1위 여행사로 군림하다가 하나투어에 밀려 1998년 업계 1위 자리를 내주고 이후 2위에 머물러있다.

우 회장은 회사의 외형성장도 중요하지만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면서 오래가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모두투어가 연결기준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 면에서는 하나투어에 뒤지지만 영업이익률만 놓고 보면 더 높다.

재무건전성 기준으로도 모두투어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모두투어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80%초반 대, 하나투어는 150% 이상으로 추산된다.

우 회장은 모두투어를 창립하면서 ‘100년 갈 수 있는 기업을 만들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편안할 때 어려움을 생각해야 한다”며 “지금도 나는 긴장 속에서 살고 있다”고 말했다.

모두투어는 현재 한옥민 대표이사 사장이 이끌어가고 있다.

하지만 우회장은 지금도 아침 6시에 일어나 출근준비를 하고 넥타이를 매고 정장을 갖춰 입고 회사에 나온다. 초심을 잃지 않고 장기적으로 회사의 비전을 달성하는 데 보탬이 되기 위해서다.

모두투어는 2020년까지 매출 6천억 원, 영업이익 1천 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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