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우리나라 대기업의 신용도를 평가할 때 해외 신용평가사보다 평균 4.8등급이나 높은 신용등급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국내 및 해외 신평사에서 신용등급을 받은 51개 대기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국내 대기업에 평균 1.6등급(AA+)을 매겼다.
![]() |
||
▲ 국내 3대 신용평가사 로고. |
신용평가등급은 주로 1등급(AAA)부터 부도상태인 22등급(D)으로 나뉜다. 신용평가 등급이 높으면 회사채 발행금리가 낮지만 등급이 낮으면 발행금리가 높아져 자금조달에 부담을 안게 된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51개 대기업 중 44곳(86.3%)에 1~2등급(AAA~AA+)을 줬다. 하지만 해외 신용평가사들은 공공기관 12곳(23.5%)에 3~4등급(AA~AA-)을 부여한 게 최고였고 나머지 기업들에는 모두 4등급(AA-) 이하를 줬다.
롯데쇼핑은 국내외 신용평가사 사이의 등급차이가 8등급으로 가장 컸다. 롯데쇼핑은 국내 신용평가사로부터 모두 2등급(AA+)을 받았지만 해외에선 무디스와 피치로부터 모두 10등급(BBB-)을 받아 투자 부적격 등급을 가까스로 면했다.
현대차와 KT, SK텔레콤, 부산은행은 국내 신용평가사로부터 모두 최고 등급(AAA)을 받았지만 해외 신용평가사로부터는 7등급(A-) 수준의 박한 평가를 받았다.
공기업을 제외할 경우 차이가 가장 작은 곳은 삼성화재로 3등급에 불과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최고등급인 AAA를 받았는데 S&P로부터는 4등급(AA-)을 받았다.
공기업들은 대부분 국내외 신용평가사 사이의 신용등급 격차가 3 미만으로 양호한 편이었다.
CEO스코어 관계자는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신용등급을 매길 때 모그룹의 재정적 지원과 같은 요소도 고려하는 반면 해외 신용평가사들은 이를 감안하지 않기 때문에 신용등급에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신평사들이 회계법인과 유사한 측면도 있어 기업을 평가한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고객’인 대기업의 눈치를 조금은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