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기금 한국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부정적 평가, "달성 가능성 불확실"

▲ 세계자연기금이 한국 정부의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사진은 태양광 패널과 풍력 터빈. <세계자연기금>

[비즈니스포스트] 국제 환경단체가 한국 정부에서 설정한 차기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두고 실제 달성 가능성이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세계자연기금(WWF)은 9일 한국 정부의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 글로벌 분석 체크리스트를 적용한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제출한 2035 NDC는 201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53~61% 감축한다는 목표를 명시했다.

세계자연기금은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방식을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간 협의체(IPCC) 기반의 순배출 기준으로 전환하고 목표를 단일 수치가 아닌 범위로 제시하면서 이전 목표와 비교하고 평가하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파리협정에서 명시된 1.5도 목표 달성의 핵심 지표인 누적 탄소예산과 2031~2035년 사이의 연도별 감축 경로가 명시되지 않아 목표 이행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비판했다.

1.5도 목표는 2015년에 세계 각국이 합의한 기후목표로 산업화 이전 대비 글로벌 기온상승을 1.5도 아래로 억제하는 내용이다.

세계자연기금이 2035 NDC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 부분은 재생에너지 확대 등 에너지 전환의 방향성을 명시했다는 점이었다. 

또 국가 적응계획과 연계한 범정부 차원의 적응 체계를 비교적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기후대응기금과 배출권거래제 등 재정적, 제도적 이행 기반을 마련한 것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기후적응 체계는 비교적 명확히 제시된 것과 비교해 잔여 피해에 대한 '손실과 피해' 전략과 해양, 산림의 기후 임계점 리스크 관리 방안이 충분히 다뤄지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세계자연기금은 자연기반해법에 대한 정량적 목표 설정과 국가생물다양성전략 등 생물다양성 보호 정책과 상호 연계가 부족하고 기후위기 대응과 자연 회복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전략이 미흡해 보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민혜 세계자연기금 한국 사무총장은 “정부가 NDC 발표 이후 에너지 전환 계획을 연이어 제시한 것은 탄소중립을 향한 실행 의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다만 이러한 의지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연도별·부문별 온실가스 감축 경로를 보다 구체적으로 보완하고 정책 결정 과정과 의견 수렴 결과를 투명하게 공유하는 환류 체계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