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변덕’에 우리 정부가 긴급 대응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한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매기겠다는 것인데, 이는 한미 무역합의를 사실상 무효화하겠다고 위협한 것이다. 우리 정부는 한미 정부간 신뢰를 강조하며 대미 투자 이행 시점을 앞당기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가 워낙 예측하기 어려워 한동안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7일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조치 언급에 한미 무역합의 이행 의지를 미국에 전달하고 긴밀한 소통을 이어간다는 방침을 내놨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대미통상현안회의를 마친 뒤 언론 브리핑에서 "관세 인상은 (미국) 연방 관보 게재 등 행정조치가 있어야 발효된다"며 "정부는 관세합의 이행 의지를 미국 측에 전달하는 한편 차분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각, 우리 시각 27일 새벽)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한국 입법부가 역사적인 무역 합의를 입법화하지 않았다"며 "자동차, 목재, 의약품 및 기타 모든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적었다. 우리 정부에 사전 통보조차 하지 않은 갑작스런 조치였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인상 시점을 밝히지 않았다.
정부는 청와대 긴급 회의와 별도로 캐나다를 방문 중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일정을 마치는 대로 미국을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관련 내용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도 조만간 미국을 방문해 그리어 USTR 대표와 협의하기로 했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해 10월29일 경주 정상회담에서 한미 무역협상에 합의했다. 이어 같은해 11월13일 정상 사이 안보·무역 분야 합의 내용을 정리한 공동 설명자료(팩트시트)도 발표했다. 팩트시트에는 한국이 미국에 약 3500억 달러를 투자하고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11월26일 무역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안)을 발의했으나 아직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정치권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 이유로 언급한 '입법화'를 두고 국회에서 대미투자특별법안의 심사가 지연되고 있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바라본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위협에 대한 대응책으로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대미투자특별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과정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한미 무역합의의 법적 성격을 놓고 신경전을 벌여왔다. 민주당은 한미 관세협상은 약정으로 조약과 협정에 적용되는 국회 비준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가 사이 양해각서를 한국에만 구속력 있는 국내법으로 발의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특별법 처리에 앞서 무역합의 비준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난해 한미 관세 합의에 대해서는 국회 비준 동의가 우선이라는 점을 누차 강조한 바 있다"며 "비준 동의 이후에 필요하다면 법안을 발의도 하고, 통과도 시켜야 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었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 소관 상임위인 재경위원장은 야당인 국민의힘 소속 임이자 의원이다. 야당의 협조가 없으면 본회의 법안 상정이 쉽지 않다.
문제는 대미투자특별법안의 국회 계류가 트럼프가 관세인상을 밝힌 유일한 이유가 아닐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아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에 그친다. 관세 인상 시점도 특정하지 않았다. 한국에 대한 일종의 압박카드라는 방증으로 읽힌다.
청와대는 차분한 대응을 강조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낮추기 위기 노력하고 있으며 관세인상 조치의 미 연방 관보게재 이전에 협상의 물꼬를 트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국 자동차 25% 관세로 지난해 2~3분기에 부담한 비용만 4조6천억 원에 이른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관세 압박은 최근 원화 약세 상황에서 한국의 대미 투자가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6일 로이터 인터뷰에서 연간 200억 달러 한도의 대미 투자가 올 상반기 중에는 집행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최지영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도 지난달 '국내투자·외환안정 세제지원 방안' 관련 브리핑에서 "내년도에 200억 달러 투자가 다 이뤄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그것보다 훨씬 적은 금액이 투자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무역합의에서 미국과 3500억 달러(약 500조 원) 규모 대미투자에 관해 연간 200달러(약 29조 원) 한도 안에서 장기투자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국가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 관세 등의 위헌 여부에 관한 미국 연방대법원의 심리 기일을 앞두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날 "대법원이 트럼프 정부에 불리한 판결을 내리면 관세에 관한 협상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트럼프가 선제적으로 한국 관세를 인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헌 판결이 나도 미국 행정부가 무역법 등을 활용한 품목관세를 부과할 수 있지만 IEEPA를 근거로 한 때와 같이 일방적 상호관세를 즉각 부과할 수는 없다.
정부는 국회의 관련 법안 통과에 주력하면서도 지난해 한미 통상협상 과정에서 형성했던 상호협조적 분위기를 되살리려 노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미국 측에 대미투자 이행 의지를 분명히 전달하는 동시에 새로운 협상카드를 다듬어 갈 것으로 보인다.
적절한 카드를 찾기 위해서라도 긴밀한 소통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정확한 의중을 파악해 나가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미국 이민단속국의 강경 단속으로 인한 총격 사망 사고가 잇따르면서 임기 중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미국 국내 정치적 위기 돌파를 위해 당장의 가시적 성과를 얻기 위해 관세를 꺼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봉영식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 객원교수는 YTN뉴스톺에 출연해 "트럼프 관세 정책이 1년 동안 시행됐지만 그 성과 또는 부작용이 아직 가시화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11월 미국 중간선거는 대통령 심판 성격 강하다"며 "관세정책을 더 강하게 추진함으로써 예상 관세 수입 8조 달러 가운데 올해 2조 달러를 받아 낸 뒤 시장에 풀어 경제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복안을 갖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한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매기겠다는 것인데, 이는 한미 무역합의를 사실상 무효화하겠다고 위협한 것이다. 우리 정부는 한미 정부간 신뢰를 강조하며 대미 투자 이행 시점을 앞당기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가 워낙 예측하기 어려워 한동안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돌연 한국 관세인상을 발표한 것은 대미 투자를 빠르게 이행시키기 위한 의도가 깔린 압박으로 풀이된다. 사진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27일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조치 언급에 한미 무역합의 이행 의지를 미국에 전달하고 긴밀한 소통을 이어간다는 방침을 내놨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대미통상현안회의를 마친 뒤 언론 브리핑에서 "관세 인상은 (미국) 연방 관보 게재 등 행정조치가 있어야 발효된다"며 "정부는 관세합의 이행 의지를 미국 측에 전달하는 한편 차분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각, 우리 시각 27일 새벽)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한국 입법부가 역사적인 무역 합의를 입법화하지 않았다"며 "자동차, 목재, 의약품 및 기타 모든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적었다. 우리 정부에 사전 통보조차 하지 않은 갑작스런 조치였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인상 시점을 밝히지 않았다.
정부는 청와대 긴급 회의와 별도로 캐나다를 방문 중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일정을 마치는 대로 미국을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관련 내용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도 조만간 미국을 방문해 그리어 USTR 대표와 협의하기로 했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해 10월29일 경주 정상회담에서 한미 무역협상에 합의했다. 이어 같은해 11월13일 정상 사이 안보·무역 분야 합의 내용을 정리한 공동 설명자료(팩트시트)도 발표했다. 팩트시트에는 한국이 미국에 약 3500억 달러를 투자하고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11월26일 무역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안)을 발의했으나 아직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정치권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 이유로 언급한 '입법화'를 두고 국회에서 대미투자특별법안의 심사가 지연되고 있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바라본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위협에 대한 대응책으로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대미투자특별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과정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한미 무역합의의 법적 성격을 놓고 신경전을 벌여왔다. 민주당은 한미 관세협상은 약정으로 조약과 협정에 적용되는 국회 비준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가 사이 양해각서를 한국에만 구속력 있는 국내법으로 발의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특별법 처리에 앞서 무역합의 비준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난해 한미 관세 합의에 대해서는 국회 비준 동의가 우선이라는 점을 누차 강조한 바 있다"며 "비준 동의 이후에 필요하다면 법안을 발의도 하고, 통과도 시켜야 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었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 소관 상임위인 재경위원장은 야당인 국민의힘 소속 임이자 의원이다. 야당의 협조가 없으면 본회의 법안 상정이 쉽지 않다.
문제는 대미투자특별법안의 국회 계류가 트럼프가 관세인상을 밝힌 유일한 이유가 아닐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아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에 그친다. 관세 인상 시점도 특정하지 않았다. 한국에 대한 일종의 압박카드라는 방증으로 읽힌다.
청와대는 차분한 대응을 강조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낮추기 위기 노력하고 있으며 관세인상 조치의 미 연방 관보게재 이전에 협상의 물꼬를 트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국 자동차 25% 관세로 지난해 2~3분기에 부담한 비용만 4조6천억 원에 이른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관세 압박은 최근 원화 약세 상황에서 한국의 대미 투자가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6일 로이터 인터뷰에서 연간 200억 달러 한도의 대미 투자가 올 상반기 중에는 집행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최지영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도 지난달 '국내투자·외환안정 세제지원 방안' 관련 브리핑에서 "내년도에 200억 달러 투자가 다 이뤄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그것보다 훨씬 적은 금액이 투자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무역합의에서 미국과 3500억 달러(약 500조 원) 규모 대미투자에 관해 연간 200달러(약 29조 원) 한도 안에서 장기투자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국가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 관세 등의 위헌 여부에 관한 미국 연방대법원의 심리 기일을 앞두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날 "대법원이 트럼프 정부에 불리한 판결을 내리면 관세에 관한 협상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트럼프가 선제적으로 한국 관세를 인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헌 판결이 나도 미국 행정부가 무역법 등을 활용한 품목관세를 부과할 수 있지만 IEEPA를 근거로 한 때와 같이 일방적 상호관세를 즉각 부과할 수는 없다.
정부는 국회의 관련 법안 통과에 주력하면서도 지난해 한미 통상협상 과정에서 형성했던 상호협조적 분위기를 되살리려 노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미국 측에 대미투자 이행 의지를 분명히 전달하는 동시에 새로운 협상카드를 다듬어 갈 것으로 보인다.
적절한 카드를 찾기 위해서라도 긴밀한 소통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정확한 의중을 파악해 나가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미국 이민단속국의 강경 단속으로 인한 총격 사망 사고가 잇따르면서 임기 중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미국 국내 정치적 위기 돌파를 위해 당장의 가시적 성과를 얻기 위해 관세를 꺼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봉영식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 객원교수는 YTN뉴스톺에 출연해 "트럼프 관세 정책이 1년 동안 시행됐지만 그 성과 또는 부작용이 아직 가시화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11월 미국 중간선거는 대통령 심판 성격 강하다"며 "관세정책을 더 강하게 추진함으로써 예상 관세 수입 8조 달러 가운데 올해 2조 달러를 받아 낸 뒤 시장에 풀어 경제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복안을 갖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