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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의 절박한 금호고속 인수가 낮추기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4-09-05 21:3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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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의 절박한 금호고속 인수가 낮추기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모태기업인 금호고속을 얼마에 다시 사들이려 하는 것일까?

금호고속을 놓고 논란이 거세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고속을 되찾아오려고 한다. 그러나 금호고속 대주주인 사모펀드와 적정가격을 놓고 큰 시각 차이를 보이고 있다.

금호고속 대주주인 케이스톤파트너스와 IBK투자증권 컨소시엄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고속 인수후보들에게 인수전에 참가하지 않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후보기업들이 인수전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반박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고속 인수전을 방해하고 있다는 주장은 악의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런 논란 탓인지 3일 금호고속 예비입찰에 후보자로 거명되던 기업들이 참여하지 않았다.

매각주간사인 메릴린치는 예비입찰 후에도 인수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두고 실사와 본입찰 일정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삼구 회장은 금호고속을 과연 다시 되찾을 수 있을까?

◆ 금호고속 몸값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그룹의 모태기업인 금호고속을 무슨 일이 있어도 재인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물밑에서 다른 인수후보자들이 나서지 않도록 설득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의지가 상당히 반영돼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고속을 인수하기 위한 재원도 마련했다. 지난해 금호터미널이 신세계와 광주터미널 내 백화점에 대해 20년 장기 임대계약을 맺고 보증금 5270억 원을 받았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선친이 세운 금호고속을 되찾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여전히 그룹 계열사들이 워크아웃 상태인 탓에 추가적 재무부담을 지는 것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합리적 수준에서 금호고속을 되찾기를 강력히 희망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5천억 원이 넘는 재원을 마련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안심할 수 없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금호고속 가격은 5천억~6천억 원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마련한 액수를 웃돈다.

케이스톤파트너스와 IBK컨소시엄은 이보다 더 높은 가격을 희망한다. 6천억 원 이상의 인수대금을 예상한다. 금호고속이 매년 300억 원의 순이익을 내는 회사인 만큼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일부 대기업들이 금호고속을 노리고 있다는 얘기도 금호고속 몸값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 논란에 가세한 금호고속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사모펀드 사이의 이런 몸값 논란에 매물인 금호고속이 가세했다.

금호고속은 ‘먹튀’ 논란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금호고속 몸값이 너무 높게 형성되는 데 찬물을 끼얹으려고 한다.

케이스톤파트너스와 IBK컨소시엄이 2012년 금호고속을 인수했을 때 인수대금은 3345억 원이었다. 그런데 금호고속에 떠넘긴 차입금 2200억 원과 금호고속에서 받은 배당금 200억 원을 제외하면 실질적 인수금액은 1천억 원 미만이라는 것이 금호고속의 주장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사모펀드가 6천억 원을 기대하는 것은 6배가 넘는 고가매각이고 당연히 ‘먹튀’라는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호고속이 이렇게 나선 데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 다시 돌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고속에 대해 우선매수권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최대한 몸값을 낮춰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다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금호고속의 한 관계자는 “회사가 다시 사모펀드의 손에 넘어간다면 고액의 배당으로 수익성을 해치고 미래를 준비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고속은 사모펀드가 수익성을 우선시하면서 적자노선을 폐지하는 등 금호고속의 공공성도 떨어뜨릴 것이라는 주장도 펼친다.

금호고속은 사모펀드 등 재무적 투자자가 아닌 다른 대기업에 팔리는 것도 경계하고 있다. 다른 기업에서 인수할 경우 오랜시간 업계 1위를 지켜온 ‘금호’라는 브랜드를 잃어버리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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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호고속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모태기업이자 고속버스 업계 1위 기업이다.

◆ 고속버스 프리패스를 발행할 정도의 파워

금호고속은 한국능률협회컨설팅에서 선정한 고속버스 분야 브랜드파워 1위 기업이다.

금호고속은 국내 고속버스 시장점유율 40%를 상회하고 있어 2위 그룹과 격차가 크다. 금호고속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경영난에 처해 있을 때도 꾸준히 실적을 냈다.

사모펀드의 손에 넘어간 뒤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났다. 금호고속은 지난해 매출 3960억 원에 영업이익 522억 원을 올렸다. 2012년보다 두 배 넘는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금호고속은 고속버스 780대와 200여 개 노선을 운행중이다. 다른 고속버스업체들보다 훨씬 큰 규모다.

금호고속은 아직도 호남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부산-경주 노선을 단독운행하는 것을 비롯해 부산-서울, 부산-광주, 울산-광주 등 영남권 노선도 적지 않다. 시외버스까지 합하면 더 많다.

금호고속의 노선이 전국에 연결돼 있다 보니 지난해 업계 최초로 프리패스 티켓을 내놓을 정도다.

금호고속 프리패스 티켓은 1주일 동안 금호고속의 모든 노선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승차권이다. 연령제한이나 차종제한이 없어 여행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 주목되는 금호고속의 해외사업

KTX와 저가항공사의 공세로 고속버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말도 나오지만 업계는 금호고속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다.

특히 중국시장에서 지난해 매출 1227억 원을 기록하는 등 해외사업도 확장하고 있는 대목도 주목한다.

금호고속은 2007년 베트남, 2008년 캄보디아에 잇따라 진출해 아시아 운송네트워크 구축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금호고속이 해외에서 운행하고 있는 노선도 150여 개에 버스는 900대에 육박할 정도다.

금호고속의 가치는 금호고속이 허브 터미널로 사용하고 있는 광주종합버스터미널 유스퀘어에서도 드러난다. 광주종합터미널은 1992년 고속버스터미널과 시외버스터미널을 합쳐 개장한 것이다. 개장 당시 아시아 최대 버스터미널이었다.

2006년 금호그룹은 터미널사업부분을 분사해 금호터미널을 세우고 광주종합터미널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해 유스퀘어를 만들었다. 지금도 유스퀘어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보다 큰 우리나라 최대의 버스터미널이다.

금호터미널은 2009년 대한통운 자회사로 넘어갔다가 2011년 아시아나항공이 인수하면서 다시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 편입됐다.

금호터미널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을 대표해 금호고속 우선협상권을 보유하고 있다. 만약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고속을 되찾을 경우 금호터미널과 금호고속을 합병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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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인천 창업주와 박삼구 회장

◆ 금호아시아나그룹 일으킨 금호고속의 역사


금호고속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모태기업이다.

박인천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는 1946년 중고택시 2대를 구입해 금호고속의 모체인 광주택시를 창업했다. 택시사업이 큰 성공을 거두자 1948년 광주여객을 설립해 버스사업을 시작했다.

광주여객은 노선확보를 위해 1950~1960년대 경쟁사들을 연달아 인수했다. 그 결과 광주여객은 호남지역 버스노선을 독점하다시피하면서 급성장했다.

광주여객은 1970년 고속버스사업에 야심차게 뛰어들었다. 경인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 개통으로 고속버스 붐이 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광주여객은 초반 고속버스사업에서 고전했다. 한진고속과 천일고속 등 선발주자들이 노선을 차지하고 있었고 호남기업의 색채가 강했던 광주여객이 경부노선에서 수익을 내기 쉽지 않았다.

그래도 광주여객은 1972년 광주고속으로 회사이름을 바꾸면서도 고속버스사업에 도전의 끈을 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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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인천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광주고속이 고속버스사업에서 전기를 맞은 것은 1973년 전주-순천 호남고속도가 개통되면서부터다. 경부노선에 비해 호남지역 노선은 광주고속의 독점상태였다.

이때부터 광주고속은 고속버스 사업의 강자로 서서히 군림하기 시작했다. 1975년 업계 선두에 올랐고 1979년 점유율 22%를 차지했다. 광주고속의 성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을 키워내는 기반이 됐다.

광주고속은 1984년 금호건설을 흡수합병해 1993년 금호건설로 회사이름을 바꿨다. 이런 성장에 힘입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9년 자산 35조 원으로 10대그룹에 이름을 올릴 정도까지 덩치를 불렸다.

그러나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로 재무구조가 악화해 2010년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그룹의 모태가 된 고속버스사업을 분리해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금호아사아나그룹은 알짜사업인 고속버스사업을 매각하면서 회생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지만 그룹의 뿌리를 남에게 넘기는 깊은 상처를 남겼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고속을 반드시 되찾으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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