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수서고속철(SRT) 운영사 에스알(SR)와 철도공기업 간 통합 절차가 본격화하면서 적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다만 조직 규모 확대에 따른 비용 증가가 불가피한 만큼 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할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또 통합에 따라 노조의 파업이 벌어질 때 나타날 수 있는 혼란에도 대비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코레일 에스알과 통합 추진에 적자 축소 기대, 비용 확대와 파업 혼란 가능성 극복은 과제

▲ 국토교통부가 2026년 3월부터 좌석 부족이 심각한 수서역 등에 고속철도 좌석공급을 확대할 목적에서 교차운행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1월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9일 국토통부에 따르면 2026년 3월부터 좌석 부족이 심각한 수서역 등에 고속철도 좌석공급을 확대할 목적에서 교차운행을 시행한다는 계획이 마련됐다.

국토부는 수서발 SRT 매진상황을 고려해 비교적 이용률이 낮은 서울발 KTX를 수서역에 투입하는 방안을 담은 ‘이원화된 고속철도 통합 로드맵’을 전날 발표했다.

현재 수서를 지나는 SRT는 8량 410석 규모이며, 코레일이 투입할 KTX-1은 20량 955석으로 좌석 수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SRT를 중련(열차 두 대를 연결한 운행)하더라도 최대 820석 수준으로, KTX-1과 약 40석가량의 격차가 발생한다.

추가적으로 내년 6월부터는 시범사업을 거친 뒤 코레일과 SR의 고속차량을 통합해 편성·운영하게 된다. KTX와 SRT를 구분하지 않고 연결하고 기·종점 제한 없이 서울역과 수서역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해 차량 운용률을 높이는 등 좌석 공급 확대에 나선다. 그 뒤 내년 말까지 두 기관을 통합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윤덕 국도교통부 장관은 코레일과 에스알 통합을 놓고 “이해관계자, 관련 전문가 등 여러 의견을 수렴한 결과 고속철도 통합을 이원화된 방식으로 추진하기로 했다”며 “이는 단순히 기관들을 합치는 흡수통합 형태가 아니라 한국 철도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러한 방식으로 철도 공기업 운영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통합한 뒤에는 1일 좌석 수가 약 1만6천 석 가까이 증가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그동안 KTX는 서울역에서 출발해 다시 서울역으로, SRT는 수서역에서 출발해 수서역으로 되돌아와야 하는 구조였지만 통합 이후에는 이러한 제약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통합이 이뤄지면 열차 대기 시간을 줄이고 운행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편성 자율성이 확대되면 추가 열차 투입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속철도 좌석 추가 편성은 코레일의 영업 적자 해소에 기여할 여지가 크다는 시각도 나온다.
 
코레일 에스알과 통합 추진에 적자 축소 기대, 비용 확대와 파업 혼란 가능성 극복은 과제

▲ 고속철도 좌석 추가 편성은 코레일 적자 해소에 기여할 여지가 크다는 의견이 나온다. 사진은 KTX 열차의 모습. <한국철도공사> 


올해 상반기 전체 고속철도 이용객은 5825만 명 규모로 KTX 4540만 명, SRT 1280만 명으로 나타났다.

국토부가 제시한 좌석 수 증대가 실제로 이어질 경우 장기적으로 고속철도 수익으로 기존 적자 노선을 보전하던 에스알과 분할 이전의 사업 구조를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25년 상반기 기준 코레일의 누적 부채는 21조1844억 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2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489억 원으로 집계돼 2024년 상반기 대비 적자 규모가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코레일로서 적자 해소는 최우선 과제인 셈이다.

다만 두 기관의 통합 과정에서 조직 규모가 커지는 만큼 인력 운영과 조직 관리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재 코레일 직원은 3만2693명, 에스알 직원은 707명으로 규모 차이가 큰 만큼 통합 이후 역할 조정과 인력 배치에 대한 세부 전략이 요구된다.

추가적으로 파업에 따른 혼란이 벌어질 위험이 높아지는 점도 통합 이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현재 코레일에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소속 철도노조가, SR에는 상급단체가 없는 기업별 노동조합이 각각 존재한다. 현 체계에서는 철도노조가 파업하더라도 SRT 운행은 유지되지만 통합이 이뤄질 경우 고속철도 운영이 전면 중단될 가능성이 생긴다.

하나의 회사로 통합될 경우 파업 등으로 전국 철도 물류가 마비될 수 있는 셈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코레일은 국민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통합 로드맵이 나온 상황에서 코레일은 차질없이 통합을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