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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엔비디아와 자율주행 놓고 '밀월' 깊어져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02-02 14: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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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엔비디아가 미국 인공지능 음성서비스업체에 공동으로 투자한 데 이어 자율주행반도체 등 전장부품사업에서 협력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설계기술에, 엔비디아는 사업분야 확대와 고객사 확보에 각각 약점을 안고 있는데 기술협력을 통해 이를 보완할 경우 시너지를 내며 ‘윈-윈’할 수 있다.

  삼성전자, 엔비디아와 자율주행 놓고 '밀월' 깊어져  
▲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전자전문매체 안드로이드헤드라인은 2일 “삼성전자와 엔비디아가 모두 인공지능 음성서비스 기술확보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외부업체와 기술협력을 점점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음성인식기술 전문업체 사운드하운드는 최근 삼성전자와 엔비디아, 투자펀드 등으로부터 모두 7500만 달러의 음성인식 소프트웨어 연구개발비를 투자받았다고 밝혔다.

사운드하운드는 스마트폰 앱으로 음악을 인식해 제목을 찾아주는 서비스로 출발해 이를 사용자의 음성명령을 인식하고 인공지능기술을 활용해 정확도를 높이는 기술로 확장하고 있다.

유사한 음성인식서비스 구글의 ‘구글어시스턴트’와 아마존의 ‘알렉사’와 달리 사운드하운드는 다양한 제조사들이 자유롭게 이 기술을 적용해 쓸 수 있는 완전한 개방형 플랫폼을 목표로 두고 있다.

구글과 아마존은 LG전자 등 제조사들의 가전제품과 스마트폰에 음성인식기술을 제공한 뒤 사용정보 데이터를 축적해 활용하려는 목표를 두고 있지만 사운드하운드는 이 정보도 제조사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자체 음성서비스를 통해 획득한 빅데이터를 향후 전장부품 등 여러 사업에 적용하려는 목표를 두고 독자적인 기술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사운드하운드와 협력을 강화해 이런 계획에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인수한 ‘비브랩스’의 음성인식기술과 연계해 더 빠른 기술발전을 이뤄낼 공산도 크다.

안드로이드헤드라인은 사운드하운드가 음성인식 기술확보를 노리는 업체들에 매력적인 인수대상으로 꼽혀 삼성전자와 같은 업체가 궁극적으로 인수합병을 노릴 수도 있다고 봤다.

삼성전자는 이전부터 사운드하운드의 기술을 사물인터넷 반도체모듈 ‘아틱’시리즈에 적용해 고객사들이 음성인식기술을 탑재하기 쉽도록 했다. 엔비디아 역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기술에 사운드하운드의 기술을 활용했다.

이번 공동투자를 계기로 삼성전자와 엔비디아가 전장부품사업에서 협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자전문매체 긱타임즈는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에 그치지 않고 자율주행기술에서 엔비디아와 협력할 길을 적극적으로 찾을 것”이라며 “두 회사 모두 이를 주요한 성장동력으로 삼은 만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엔비디아는 자율주행반도체에서 인텔과 퀄컴 등 주요 경쟁사보다 크게 앞서있다고 평가받는다. 하지만 반도체 설계기술 외에 소프트웨어와 인포테인먼트 하드웨어 기술력이 크게 부족하다.

  삼성전자, 엔비디아와 자율주행 놓고 '밀월' 깊어져  
▲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자율주행 반도체시스템 '드라이브PX2'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설계기술에서 크게 뒤처져 자율주행반도체시장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인데 미국 전장부품업체 하만의 인수를 결정하며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 빠르게 앞서나갈 기반을 갖췄다.

갤럭시S8에 적용되는 음성인식서비스 ‘빅스비’와 자체 사물인터넷 플랫폼, 운영체제 등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어느 정도 기반을 닦은 만큼 엔비디아와 협력할 경우 강력한 시너지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고성능 그래픽반도체 위탁생산을 지난해 처음으로 수주했다. 자율주행반도체 양산도 본격화될 경우 미세공정기술에 가장 앞선 삼성전자와 협력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자율주행시스템에 사용되는 고성능 메모리반도체 역시 삼성전자의 기술력이 가장 앞서있다.

미국 테슬라모터스의 자율주행 기술개발에 엔비디아와 삼성전자가 모두 협력하고 있다는 점도 두 업체 사이에 점점 더 활발한 교류가 일어날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경제전문지 모틀리풀은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는 자율주행 선두주자인 엔비디아를 위협하기 충분하다”며 “삼성전자가 엔비디아보다 더 폭넓은 전장사업분야와 고객사기반을 갖추게 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퀄컴과 구글은 자율주행분야에서 협력을 점차 강화하며 전장부품시장의 막강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와 엔비디아가 각자 독자생존을 노릴 경우 시장선점기회를 놓칠 수 있다.

블룸버그는 “사운드하운드는 삼성전자와 엔비디아에 협력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인공지능 음성인식기술은 사물인터넷과 자율주행 기술발전에 모두 쓰임새가 높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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