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가 2025년 4분기 '일회성 비용' 영향으로 4천억 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에 따라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잠시 숨을 고르며, 냉난방공조(HVAC)와 전장 등 기업간거래(B2B) 사업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하는 데 더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법인 상장을 통해 잠재력이 높은 글로벌 사우스 지역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한 점도 중장기적 실적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전자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LG전자가 3분기 소비자 수요 둔화와 미국 관세 영향에도 6889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4분기에는 적자 전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통상 가전부문은 4분기가 계절적 비수기로 분류되는 데다 3분기 MS(TV)사업본부가 시행했던 희망퇴직을 4분기에는 전체 사업부에 확대 시행하기 때문에 일시적 퇴직금 지급 비용이 크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LG전자 측은 10월31일 열린 2025년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중장기 사업경쟁력 강화와 인력 선순환 구조 확보를 위해 희망퇴직을 전사 조직으로 확대 실시 중"이라며 "단기적으로는 비용 부담이 있겠으나, 재무적 효과는 내년부터 바로 나타날 것으로 긍정적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3분기 1천억 원 수준이었던 희망퇴직 관련 일회성 비용은 4분기 약 4천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주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전사 대상으로 희망퇴직이 확대 진행되는 중이며, 관련 비용은 3분기 대비 3~4배 수준에 이를 것"이라며 "LG전자는 4분기 별도기준 356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황지현 NH투자증권 연구원도 "4분기는 장기 성장을 위해 일시적 숨 고르기 구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LG전자의 4분기 영업손실 전망치를 4180억 원으로 제시했다.
올해 3분기 3026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 TV 사업은 4분기에도 2천억 원 이상의 적자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단기 실적 악화에도 LG전자의 중장기 성장을 위한 체질개선 방향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LG전자는 기업간거래(B2B)를 중심의 데이터센터와 연계된 신규 사업 기회를 찾고 있는데, 올해 냉난방공조(HVAC) 분야의 데이터센터 관련 신규 수주금액은 지난해 대비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액침냉각에서도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액침냉각은 데이터센터 서버와 같이 열이 발생하는 전자기기를 전기가 통하지 않는 특수 냉각 플루이드에 직접 담가 냉각하는 기술이다. 공기 대신 열전도율이 높은 액체를 사용해 열을 빠르게 제거할 수 있다.
▲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경영효율화 작업을 진행하며, 냉난방공조(HVAC)와 전장 등 기업간거래(B2B)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점차 바꿔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전장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5.7%로, 분기 영업이익률이 5%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전자 관계자는 "4분기는 미국 전기차 보조금 정책 등 외부환경 변화에 따른 영향이 일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지속적 제품 믹스(구성비)와 원가 구조 개선, 운영 효율화 등을 통해 안정적 수익성 확보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가전 부문의 구독 서비스 사업도 LG전자의 새 성장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올해 3분기 가전 구독 매출은 지난해 3분기 대비 30% 성장했으며, 해외로 구독모델을 확장함에 따라 성장세는 더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대만,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를 중심으로 구독형 가전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조주완 사장은 2030년까지 구독 사업의 매출을 6조 원까지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24년 구독 매출은 약 2조 원이었으며, 올해는 2조5천억 원 이상의 매출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법인의 성공적 상장도 향후 성장을 가속화할 요인으로 꼽힌다.
인도에는 14억 명이 넘는 세계 최대 인구가 있지만, 냉장고(약 38%), 세탁기(17%), 에어컨(8%) 등의 가전제품 보급률이 매우 낮아 성장 잠재력이 크다.
인도법인 상장으로 확보한 1조8천억 원을 로봇, 공조 등 미래 성장 사업 분야에 투자할 가능성이 나온다.
고의영 iM증권 연구원은 "인도법인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과 관련한 의사결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중장기 투자 확대, 주주환원 사이의 균형을 맞춰 활용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LG전자는 가장 큰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이며, 2026년 1분기부터는 경영 효율화 효과가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병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