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원종규 코리안리재보험(코리안리) 대표이사 사장이 국내 재보험 시장에서 ‘토종 재보험사’ 입지를 다질지 관심이 쏠린다.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K-ICS) 도입이 예고되는 등 보험사 자본관리 중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공동재보험의 새 모델이 도입됐기 때문이다. 공동재보험은 단순 위험을 나누는 재보험과 다르게 보험사가 자본비율 관리에 활용할 수 있는 주요한 수단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코리안리 원종규 '토종' 재보험 도약 시도, 새 '공동재보험' 시장서 보험사들과 '윈윈' 모색

원종규 코리안리 대표이사 사장이 ‘일임식 자산유보형 공동재보험’ 시장에서 ‘토종’ 재보험사로서 강점을 발휘할지 관심이 모인다.


새 공동재보험으로 보험사들의 가입 수요가 늘며 지금까지 정체됐던 공동재보험 시장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보이자 코리안리가 강점을 발휘할 수 있을지 시선이 모인다.

28일 금융감독원은 ‘일임식 자산유보형 공동재보험’을 신규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보험사가 재보험에 부채 위험만 이전하고 운용자산은 그대로 보유해 기존 공동재보험에서 보험사 부담을 줄인 모델이다. 대신 그 운용자산의 운용권한과 운용손익은 재보험사에 귀속된다.

기존 공동재보험은 운용자산이 재보험사로 이전되는 형태의 ‘자산이전형’이나 ‘약정식 자산유보형’이었다. 이는 보험사 입장에서 재보험사가 파산하는 등 위험을 안거나 재보험 비용이 높다는 단점이 있었다. 일임식 자산유보형은 이를 일정 부분 보완할 수 있는 형태다.

공동재보험은 일반 보험사들이 코리안리 등 재보험사와 위험을 분담하는 재보험의 한 종류다. ‘보험위험’만 나누던 기존 재보험과 다르게 ‘금리위험’, ‘해지위험’ 등도 전가할 수 있는 게 차이점이다. 이에 공동재보험 계약을 맺은 보험사는 자본변동성을 관리하거나 자본비용을 줄이는 데 도움받을 수 있다.

금융당국에서도 공동재보험 가입을 자본관리 방안 가운데 하나로 제시하며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보다 앞선 2020년 국내 시장에 도입했다.

하지만 높은 재보험 비용 등 구조적 한계에 따라 지금까지 체결된 계약은 많지 않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년 동안 공동재보험 거래 건수는 9건에 불과하다.

이에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공동재보험 활성화를 목표로 ‘일임식 자산유보형 공동재보험’을 도입했다. 일임식 자산유보형 공동재보험은 기존 공동재보험보다 신용위험이 낮고 재보험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만큼 보험사들의 재보험 가입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공동재보험 시장이 활성화되면 재보험사 코리안리도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지금까지 인수하지 않던 위험을 인수하며 기존 보유 위험과 위험을 분산하는 효과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성장 수익성 제고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원종규 코리안리 대표이사 사장이 꾸준히 공동재보험 제도 국내 도입을 대비해 온 만큼 강점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코리안리는 2020년 공동재보험 도입에 앞서 2018년 공동재보험 전담팀을 설치, 2020년 칼라일그룹과 공동재보험 솔루션 공동개발에 착수하는 등 공동재보험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다만 향후 국내 재보험 시장 활성화와 함께 해외 재보험사와의 경쟁도 치열해질 수 있다는 점은 변수가 될 수 있다.
 
코리안리 원종규 '토종' 재보험 도약 시도, 새 '공동재보험' 시장서 보험사들과 '윈윈' 모색

▲ 코리안리는 오랜 시간 공동재보험 도입을 준비하며 쌓은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일임식 자산유보형 공동재보험도 운영해 나갈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금융당국은 ‘보험산업 미래대비 방안’에서 공동재보험 활성화 등을 강조하며 ‘일임식 자산유보형 공동재보험’ 도입과 함께 외국 재보험사 국내지점이 상품설명을 지원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번엔 일임식 자산유보형 공동재보험 도입만 실시됐지만 함께 제시된 만큼 외국 재보험사 상품설명 지원도 늦지 않게 이뤄질 공산이 커 보인다.

현재 국내시장에는 ‘토종’ 재보험사 코리안리를 비롯해 해외 재보험사 RGA, 스위스리 등이 진출해 있다. 하지만 지점 형태가 많아 대부분은 재보험 인수권이 없어 본사 승인 절차가 필요했다.

만약 금융당국이 제시한 방안대로 국내지점이 더 쉽게 재보험 상품 설명과 계약 지원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면 거래 효율이 높아져 국내 재보험시장 경쟁도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있다.

보험업계 안팎에서는 코리안리가 ‘토종’ 재보험사로서 국내 보험사 및 금융당국과 원활한 협의가 가능하다는 강점을 살릴 수 있다고 바라본다. 실무적으로 효율성이 높고 국내 시장에 맞춘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의견으로 풀이된다.

또 국내에 공동재보험이 도입되기 전부터 상품과 서비스를 준비해 온 만큼 지금까지 쌓인 노하우와 시장 이해도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도 전망된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일임식 자산유보형 공동재보험 제도 도입과 관련해 코리안리는 지난 2년 동안 국가별 법규 벤치마크 및 회계처리, 재무 영향, 법률 영향 등을 분석하며 준비해 왔다”며 “올해 초 IFRS17 결산을 위한 일임식 자산유보형 공동재보험 시스템 구축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이어 “코리안리는 2년의 준비기간 동안 경험을 쌓아왔을 뿐 아니라 칼라일 그룹 등 전략적 제휴를 맺은 글로벌 파트너와 함께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할 기반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