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오 K-뷰티 서바이벌 주인공 등극, 한현옥 가성비 색조로 글로벌 팬심 공략

▲ 클리오의 실적 부진과 주가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 사진은 한현옥 클리오 대표이사.

[비즈니스포스트] 한현옥 클리오 대표이사가 글로벌 색조 화장품 시장에서 도약의 기회를 맞이했다. 하반기 방송되는 메이크업 예능을 통해 K-뷰티 대표 브랜드로서의 존재감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됐다.

10월 쿠팡플레이와 아마존프라임비디오에서 공개되는 ‘저스트메이크업’, 11월 tvN ‘퍼펙트글로우’까지 두 편의 메이크업 예능이 잇달아 공개된다. 특히 출연자들이 제작한 개인 콘텐츠에서 클리오 제품이 자주 등장하며, 글로벌 인지도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평가이다.

21일 화장품 업계에서는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클리오가 메이크업 경연 프로그램의 최대 수혜 브랜드로 떠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저스트메이크업’은 K-뷰티를 대표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경쟁하는 국내 최초 메이크업 서바이벌 예능이다. 3일 쿠팡플레이와 아마존프라임비디오에서 첫 공개되어 화제를 모았다.

메인 MC는 이효리씨, 심사위원으로는 정샘물, 서옥, 이사배, 이진수씨 등 업계 최정상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총 60인의 경연자가 출연하고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만큼 기대감도 크다.

스포일러에 따르면 ‘저스트메이크업’에는 한정된 화장품 중 제품을 골라 메이크업을 완성하는 에피소드도 포함되어 있다. 이에 다양한 K뷰티 브랜드의 자연스러운 노출과 간접광고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출연자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등 개인 콘텐츠에서도 여러 브랜드 제품이 꾸준히 등장하며 시청자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브랜드는 ‘1세대 색조 K-뷰티’로 불리는 클리오다. 클리오는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 가운데 색조 비중이 75%에 이를 만큼 색조화장품에 강점을 지닌 브랜드다. 

출연자인 퓨어디(닉네임 네버데드퀸)는 1~2회차 ‘가장 자신 있는 메이크업 선보이기’ 세션에서 안정적으로 1차 경연을 마쳤다. 퓨어디가 지난 6개월 동안 자신의 콘텐츠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브랜드는 클리오(페리페라 포함)다. 제품 노출 횟수는 8회 이상이다.

또 다른 출연자인 상은언니(닉네임 똘파민)도 본인의 콘텐츠에서 클리오를 가장 자주 활용하고 있다. 페리페라를 포함하면 클리오 관련 제품 노출은 17회를 넘어선다. 

‘퍼펙트글로우’에 출연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레오제이와 포니 역시 클리오를 비롯해 에스쁘아, 에뛰드, 롬앤, 삐아, 토니모리 등 다양한 색조 제품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클리오 제품은 인플루언서 콘텐츠에서 유독 자주 등장하는 경향을 보인다. 색조화장품 중에서도 비교적 합리적 가격과 높은 접근성이 노출 빈도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방송에 출연한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실제 애용하는 제품이 자연스럽게 노출될 경우, '전문가가 선택한 제품'이라는 인식이 더해져 글로벌 소비자에게 높은 신뢰를 줄 수 있다.

세계 최대 뷰티 시장인 미국에서도 한국 색조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갖춘 클리오를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지목하고 있다.
 
클리오 K-뷰티 서바이벌 주인공 등극, 한현옥 가성비 색조로 글로벌 팬심 공략

▲ 쿠팡플레이에서 방영하는 메이크업 예능 ‘저스트메이크업’ 포스터.


아마존은 9월19일 열린 ‘아마존 뷰티 인 서울’ 행사에서 향후 3개년 K-뷰티 성장 전략을 공개했다. 

해당 전략은 더 많은 브랜드를 소개하고 판매 기반을 구축하는 한편 기존에 K-뷰티를 경험하지 못한 신규 고객까지 유입시키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색조화장품을 새로운 성장 영역으로 보고 있다. 일본 시장에서 성공한 색조 브랜드를 글로벌 아마존 플랫폼에서 집중 육성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실제로 한국산 색조화장품의 수출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2022년까지만 해도 기초화장품 대비 색조화장품 수출 비중은 10% 이하에 불과했으나 2025년 1분기 기준으로는 18%까지 확대됐다. 최근에는 아마존 파운데이션·BB크림 카테고리에서 한국 브랜드들이 톱100위 안에 진입하는 사례가 늘어나며 색조 시장에서도 수출 기회가 빠르게 확대되는 분위기다.

글로벌 화장품 시장의 흐름도 클리오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불확실성, 소비 세대 교체 등의 영향으로 ‘가성비 뷰티’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뚜렷해졌다. 가성비 색조에 강점을 지닌 클리오에게 더욱 유리한 시장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에 따르면 색조화장품 시장에서 1~35달러대의 저가 제품 비중은 2023년 26%에서 2025년 34%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35~75달러대 중가 제품은 같은 기간 27%에서 21%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기초화장품 부문에서도 저가 제품 비중은 26%에서 37%로 상승하고, 중가 제품은 24%에서 20%로 감소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현옥 대표의 어깨는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다. 클리오의 실적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면서 해외에서의 돌파구가 절실한 상황이다.

클리오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645억 원, 영업이익 47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1.4%, 영업이익은 74.0% 급감했다.

주가 부진도 지속되고 있다. 20일 클리오 주가는 1만39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6월 4만3천 원을 넘어서며 고점을 찍은 뒤 줄곧 내리막을 걷고 있다.

하희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클리오는 국내와 북미 시장 내 경쟁 심화 및 마케팅 효율 감소로 수익성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다만 하반기 아마존과 공동 개발한 제품 론칭과 추가 신제품 출시가 예정되어 있어 일정 수준의 성장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