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렉라자' 성장 기대치보다 더뎌, 조욱제 병용약물 SC제형 미국 승인 기대

▲ 유한양행 조욱제 대표이사 사장이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유한양행 조욱제 대표이사 사장이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해외 제품명 라즈클루즈)’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효과가 사라진 영향 때문이다. 

다만 병용 약물인 얀센의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피하주사(SC) 제형이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앞두고 있어, 앞으로 렉라자 처방 확대의 촉매가 될 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일 유한양행 안팎에 따르면 ‘라즈클루즈’의 로열티 매출은 예상보다 더딘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7월에 제시한 로열티 전망치를 최근 다시 낮췄다. 당시에는 △1분기 20억 원 △2분기 34억 원 △3분기 62억 원 △4분기 90억 원으로 총 205억 원을 예상하며 기존 324억 원에서 한 차례 낮췄다. 그러나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이를 △1분기 20억 원 △2분기 34억 원 △3분기 50억 원 △4분기 74억 원으로 조정하며 연간  전망치를 178억 원으로 하향했다. 

한승연 연구원은 “유한양행의 핵심 투자포인트는 라즈클루즈의 블록버스터 의약품 성장 잠재력”이라며 “라즈클루즈 3분기 글로벌 로열티 매출은 50억 원으로 여전히 아쉬운 성장 속도를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1분기까지 미국에만 국한됐던 라즈클루즈 매출이 2분기부터 유럽과 일본 등으로 판매 지역이 넓어지면서 로열티 수익이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성장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는 평가다. 

로열티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는 병용 약물 리브리반트SC의 미국 승인 지연이 꼽힌다.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은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변이를 가진 진행성 NSCLC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리브리반트는 정맥 주사 제형으로 병원에서 5시간가량 투약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렉라자의 시장 침투에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은 중장기 목표로 제시한 ‘세계 50위 제약사’ 도약 비전을 밝힌 만큼 렉라자 성과가 더욱 중요하다. 

리브리반트의 피하주사(SC) 제형은 이러한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개발된 제품이다. 투여 시간은 5시간에서 5분으로 줄었고 주입 관련 부작용(IRR) 발생률도 정맥주사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여전히 병원 방문이 필요하다는 한계는 남아 있지만, 환자 편의성을 크게 높여 렉라자 처방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한양행 '렉라자' 성장 기대치보다 더뎌, 조욱제 병용약물 SC제형 미국 승인 기대

▲ 유한양행의 폐암 치료제 ‘렉라자’ 제품사진. <유한양행> 


리브리반트SC는 올해 4월 유럽에서 먼저 승인을 받았다. 얀센에 따르면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 병용요법 매출의 80%가 미국에서 발생하고 있어 미국시장까지 출시될 경우 렉라자 처방 확대의 주요 촉매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얀센은 리브리반트SC에 대해 2024년 12월 FDA로부터 보완요구서(CRL)를 수령했다. FDA가 공개한 최종 보완요구 공문에 따르면, 보완 사유는 임상 데이터의 안전성이나 유효성 부족 때문이 아니라 행정적·절차적 문제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리브리반트SC가 연내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렉라자 승인 마일스톤 유입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로열티 수익이 렉라자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렉라자 처방 확대가 더욱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유한양행의 3분기 실적은 렉라자 마일스톤 부재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컨센서스)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유한양행은 연결기준 매출 5740억 원, 영업이익 228억 원을 낸 것으로 추산됐다.  2024년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4.1% 영업이익은 52.1% 줄어드는 것이다.  

4분기부터는 유럽 및 중국 승인에 따른 마일스톤 수령이 예상됐지만 이는 일회성에 그친다. 

김준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는 3천만 달러 규모의 유럽 승인 마일스톤 및 2026년 1분기 4500만 달러 규모의 중국 승인 마일스톤 수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