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현 비보존그룹 지배구조 개편 시동, 비보존제약 유증 자금마련에 소액주주 뿔났다

▲ 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이두현 비보존그룹 회장이 비보존홀딩스를 정점으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시작하고 있지만 자금 조달에 있어서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두현 비보존그룹 회장이 지주사인 비보존홀딩스를 정점으로 한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시동을 걸었다. 그동안 복잡하게 얽혀 있던 상호출자와 내부 자금거래 구조를 단순화해 재무 건전성과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시작 단계부터 자금 조달 방식을 놓고 유상증자를 활용하고 있어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비보존그룹은 비보존홀딩스-비보존제약-비보존으로 이어지는 수직적 지배구조를 확립하기 위한 정비 작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두현 회장은 비보존홀딩스의 지분 83%를 보유하며 지배구조 정점에 있지만 계열사들끼리는 지분뿐만 아니라 채무나 담보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실제 비보존제약은 비보존 주식 24.01%, 비보존은 비보존제약 지분 10.07%를 보유하고 있어 상호출자 관계에 놓여있다.

앞으로 수직계열화를 위해서는 비보존제약이 비보존이 보유한 지분 10.07%를 인수해야 상호출자관계가 해소된다.

여기에 더해 비보존은 230억 원 규모의 비보존제약 전환사채(CB)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비보존제약이 비보존의 전환사채를 상환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것도 사실상 수직계열화 재편을 위한 밑작업으로 여겨진다. 이 회장은 이를 통해 그룹의 의사결정 구조를 단일화하고 자금 흐름을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비보존제약이 상장사로서 그룹 내 핵심 축을 담당하지만, 오히려 비상장 계열사와의 얽힌 거래 탓에 재무 구조가 불투명해졌다는 비판이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자금 조달 방식이다. 

비보존제약은 최근 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확보한 자금 가운데 230억 원은 비보존이 보유한 전환사채(CB) 상환에, 나머지는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실질적으로는 상장사가 일반주주들의 납입 자금으로 비상장 계열사의 채권을 상환하는 셈이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두현 비보존그룹 지배구조 개편 시동, 비보존제약 유증 자금마련에 소액주주 뿔났다

▲ 비보존제약이 최근 500억 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절반 가까운 자금을 채무상환에 사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더구나 이번 유상증자에는 대주주 측의 참여가 제한적이다. 

비보존제약의 최대주주인 비보존홀딩스의 유상증자 참여율은 20% 수준에 그친다. 비보존홀딩스는 비보존제약 지분 24%를 보유하고 있는데 보유 지분만큼도 참여하지 않은 셈이다. 

이 회장의 경우 비보존제약 지분 0.09%를 보유하고 있기는 하지만 참여 여부는 증권신고서에 적시되지 않았다. 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비보존홀딩스도 참여율이 적다는 점에서 책임경영에 대한 논란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주식 종목 토론장에는 소액주주들이 비보존제약의 유상증자 발표를 성토하는 글이 여러개 올라와 있다.

이뿐만이 아니라 전환사채 상환도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하고 있는 만큼 비보존제약이 상호출자 관계를 해소할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제기된다.

더구나 비보존제약은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을 보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2025년 상반기 매출 364억 원, 영업손실 52억 원을 봤다. 2024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0.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됐다.

실제 시장에서도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에 따른 실망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비보존제약의 주가는 13일 유상증자 발표 이전에 6700원대로 거래됐지만 발표 이후 4900원 선까지 내려앉았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