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빈 '비는 곳간에 장사 없다', 지속된 수익성 악화로 멤버십 혜택 많이 축소

▲ 커피빈이 23일부터 모집하는 유료멤버십 ‘오로라멤버스’ 4기의 혜택을 놓고 온라인에서는 고객들이 대체적으로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커피빈 홈페이지>

[비즈니스포스트] 커피빈이 고객 비판에 직면했다. 유료멤버십 ‘오로라멤버스’를 놓고 관련 혜택을 대폭 축소하는 것 아니냐는 고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커피빈은 수익성 악화와 점포 수 감소 등 여러 악재에 둘러싸여 있는데 기존 고객마저 이탈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20일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등에 따르면 커피빈이 23일부터 진행하는 ‘오로라멤버스’ 4기 모집을 놓고 관련 혜택을 크게 줄였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로라멤버스’는 커피빈이 2022년 10월 내놓은 유료멤버십 회원제로 연회비를 내면 일정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 최초의 유료멤버십 회원제로 주목받았던 상품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운영한 오로라멤버스 3기의 혜택은 적지 않았다. 무료음료 쿠폰만 8장을 줬다. 1+1 음료 쿠폰 2장과 샌드위치 무료교환권 1장, 조각케이크 무료교환권 1장, 사이즈업 무료 쿠폰 3장 등까지 포함해 모두 15장의 쿠폰을 제공했다. 연회비 4만 원이라는 가격이 부담스러운 수준임에도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알음알음’ 입소문을 탔던 이유다.

여기에 음료와 푸드, MD 등을 10% 상시 할인해줬으며 생일축하 쿠폰으로 아메리카노 1장 쿠폰을 더 줬다. 오로라멤버스 전용 프로모션과 쿠폰 혜택을 제공하기도 했다.

실제로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오로라멤버스의 혜택을 아는 사람이라면 가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멤버십 서비스”라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4기 혜택을 보고는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쏟아진다.

혜택의 변화가 가장 큰 지점은 바로 쿠폰 지급 수가 4매로 확 줄었다는 것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 것인데 연회비는 4만 원으로 동일하다.

커피빈이 대신 강조하는 지점은 정가 3만6천 원짜리, 600㎖ 용량의 텀블러를 오로라멤버스 4기 회원들에게 지급한다는 점이다. 여기에 무료음료 쿠폰을 4장 추가로 받으면 연회비를 초과하는 혜택을 고객들에게 제공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객 반응은 냉담하다. 텀블러 사용률이 늘어나면서 집집마다 텀블러 수가 늘어나고 있는 마당에 재고를 처리하기 위한 꼼수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면 “혜택이 점점 축소되더니 2026년에는 그나마도 쿠폰 줄이고 텀블러 끼워 판다. 쓸모없는 소비 안 하려고 노력 중이니 이번 오로라멤버스는 패스하겠다”, “매번 연회비보다 좋은 혜택에 주변에 오로라멤버스 추천하고 다녔지만 텀블러를 받으면서 이번에 가입할지는 조금 고민된다”는 부정적 반응이 대다수다.

커피빈이 운영하는 공식 블로그에도 비판하는 목소리가 올라오고 있다.

커피빈이 오로라멤버스 4기 모집을 알린 홍보글에는 “혜택이 너무 많이 줄었다”, “텀블러 없는 사람 얼마나 된다고 강매하냐. 믿었던 커피빈마저 너프(성능 하향조정을 일컫는 게임업계 은어)의 길로 가네요, 너무 실망스럽다”, “오로라멤버스 2~3기 너무 만족했는데 이번엔 고민된다, 텀블러 집에 너무 많다” 등의 댓글이 올라와 있다.
 
커피빈 '비는 곳간에 장사 없다', 지속된 수익성 악화로 멤버십 혜택 많이 축소

▲ 커피빈의 국내 매장 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커피빈 홈페이지>


커피빈이 오로라멤버스 혜택을 줄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첫 출시 때는 연회비 3만 원에 플래너 1부, 무료음료권 3매, 상시 10% 할인, 생일축하 쿠폰 증정 등의 혜택을 줬다. 2기 때는 음료 쿠폰 수를 무료음료권 2매, 아메리카노 무료음료권 3매, 조각 케이크 무료교환권 1매, 샌드위치 무료교환권 1매, 무료 사이즈업 쿠폰 3매 등 10매로 늘렸다.

지난해 모집한 3기 회원들을 대상으로는 연회비를 1만 원 인상했지만 쿠폰을 총 15장 지급하기로 하면서 역대 최고의 혜택을 줬다.

커피빈이 해마다 혜택을 늘리다가 올해 이 전략을 180도 수정한 것은 3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수익성 악화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커피빈의 영업손익만 보면 2021년 영업손실 77억 원에서 2022년 영업이익 25억 원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지만 이후 2023년 영업이익 15억 원, 2024년 영업손실 11억 원 등을 보이며 손익에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보유한 현금과 현금성자산 역시 2022년 76억 원에서 2023년 64억 원, 2024년 16억 원으로 급감했다. 부채총계는 2023년 469억 원에서 2024년 880억 원으로 급증했다.

커피빈이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차지하는 영향력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커피빈 매장 수는 2020년 279개, 2021년 258개, 2022년 238개, 2023년 229개 등으로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새 매장을 낸 것은 2021년 9개가 마지막이며 기존 매장의 계약종료 건수는 2021년 30개, 2022년 20개, 2023년 9개를 기록하고 있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