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가스공사가 저렴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도입하게 되면서 다양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특히 제3자 판매 금지를 비롯한 제약이 없는 미국산 LNG를 기반으로 글로벌 트레이딩 사업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가스공사가 미국산 LNG를 도입하면서 직수입을 검토하던 발전 공기업들이 가스공사와 개별요금제 계약 체결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파악된다.
가스공사는 최근 프랑스 에너지기업 토탈에너지와 2027년부터 매년 100만 톤의 미국산 LNG를 10년 동안 공급받는 주요조건합의서(HOA)를 체결했다.
이로써 2028년부터 가스공사는 10년 동안 매년 약 330만 톤의 미국산 LNG를 추가적으로 도입하게 되는데 이번 계약의 LNG 도입 단가는 상당히 저렴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산 LNG는 미국 천연가스 시장인 ‘헨리허브(Henry Hub)’ 지수와 연동돼 가격이 결정된다. 최근 미국산 LNG는 헨리허브 지수 기준으로 MMBTU(100만 영국 열량 단위)당 3달러대 선인데 중동산보다 10~20%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 바탕으로 가스공사가 국제입찰과 탱크·배관 계약 등을 거쳐야 하는 직수입 물량보다 더 저렴한 수준의 개별요금제를 제시하면서 발전사들의 수요가 집중되는 모양새다.
개별요금제는 수요자와 개별 계약을 체결해 공급가격을 고객마다 다르게 책정할 수 있는 제도다. 수요자가 희망하는 물량의 규모, 가격, 계약기간 등을 반영해 가격을 결정하기 때문에 가스공사의 평균요금제보다 저렴하게 가스를 공급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에 발전사들은 비용 절감을 목표로 LNG 직수입을 검토하거나 도입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개별요금제의 이점이 더 큰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5일 가스공사는 한국남부발전과 발전용 개별요금제 천연가스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으로 가스공사는 2027년부터 2036년까지 10년 동안 남부발전에 연간 44만 톤, 전체 약 440만 톤 규모의 천연가스를 공급한다.
가스공사는 지난 6월 한국서부발전과 2025년부터 2036년까지 매년 75만 톤, 전체 800만 톤 규모의 개별요금제 천연가스 매매 계약을 맺기도 했다.
발전 공기업 가운데 LNG 직수입을 가장 먼저 도입했던 한국중부발전도 가스공사의 개별요금제를 선택했다. 중부발전은 2027년 1월부터 10년 동안 인천 복합2·3호기 및 연료전지 1·2단계에 약 20만 톤을 공급하는 개별요금제 계약을 가스공사와 체결했다.
이승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주요 발전사와 개별요금제 공급계약이 확대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국내 LNG 공급시장에서 가스공사는 확고한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는 “미국산 LNG 도입에 따른 개별 요금제가 각 기업들이 수입하는 단가보다 저렴한 편"이라며 "이에 따른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산 LNG는 민수용 미수금 회수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수금은 정부 정책에 따라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가격으로 연료를 공급할 때 향후 받을 외상값인 미수금을 당시 시점에 손실로 잡지 않고 자산으로 회계 처리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가스공사와 지역난방공사가 활용하는 제도로 2023 회계연도부터 정부의 열요금 정책에 따라 시행됐다. 하지만 현금 유입이 일어나지 않는 관계로 재무구조에는 부담 요인으로 지적된다.
2025년 2분기 가스공사 미수금은 1분기 14조3763억 원에서 1.64% 늘어난 14조1400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민수용 미수금의 경우 요금이 동결된 상황에서 회수 추세로 전환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다만 저렴한 미국산 LNG 기반으로 원가를 절감한다면 미수금 회수 국면에 들어설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최근 미국 워싱턴에서 공급업체들과 LNG 도입 계약을 체결하는 자리에서 “미국과의 계약은 LNG 수급 안정을 위한 공급선 다변화 및 천연가스 가격 경쟁력 제고를 위한 다방면의 노력이 구체적인 성과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저렴한 조달 단가로 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게 되면서 가스공사는 미수금 회수를 넘어 새로운 수익 모델 발굴에도 속도를 낼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됐다.
최연혜 사장은 미국산 LNG를 기반으로 가스공사를 글로벌 LNG 트레이딩 허브로 육성해 추가 수익을 창출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보인다.
미국산 LNG의 경우 중동산과 달리 제3자 판매 금지나 도착지 제한 등의 조건이 없어 가스공사로서는 자유롭게 트레이딩 사업에 나설 수 있는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
가스공사는 단일 업체로 세계 최대 규모의 물류, 운송, 저장시설을 이미 갖추고 있어 트레이딩 사업을 추진하는 데 유리한 입장에 놓여있다.
한국은 중국과 일본이라는 세계 최대 LNG 수입국 사이에 위치한 지정학적 이점도 있어 가스공사가 트레이딩 사업을 펼치면서 자체 인프라를 활용할 여지도 크다.
이뿐 아니라 가스공사는 37만 리터의 LNG 저장탱크 7기를 1~2단계에 걸쳐 건설하는 ‘당진LNG생산기지’를 추가 구축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당진 LNG 1단계의 경우 지붕 상량 공사를 마친 뒤 내부 공사에 들어갔으며 2단계는 이번 달 착공에 들어간다.
최 사장 취임 뒤 수입통관부를 신설하고 트레이딩 분야 인력도 보강하는 등 LNG 트레이딩 사업을 위한 조직 내 구조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2027년부터 LNG시장에 공급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글로벌 LNG 교역 등이 확장세에 접어들 것”이라며 “가스공사는 가지고 있는 저장시설 등을 활용해 관련 역량을 강화한다면 글로벌 트레이딩 허브로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경래 기자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특히 제3자 판매 금지를 비롯한 제약이 없는 미국산 LNG를 기반으로 글로벌 트레이딩 사업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제3자 판매 금지를 비롯한 제약이 없는 미국산 LNG를 활용해 글로벌 트레이딩 사업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16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가스공사가 미국산 LNG를 도입하면서 직수입을 검토하던 발전 공기업들이 가스공사와 개별요금제 계약 체결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파악된다.
가스공사는 최근 프랑스 에너지기업 토탈에너지와 2027년부터 매년 100만 톤의 미국산 LNG를 10년 동안 공급받는 주요조건합의서(HOA)를 체결했다.
이로써 2028년부터 가스공사는 10년 동안 매년 약 330만 톤의 미국산 LNG를 추가적으로 도입하게 되는데 이번 계약의 LNG 도입 단가는 상당히 저렴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산 LNG는 미국 천연가스 시장인 ‘헨리허브(Henry Hub)’ 지수와 연동돼 가격이 결정된다. 최근 미국산 LNG는 헨리허브 지수 기준으로 MMBTU(100만 영국 열량 단위)당 3달러대 선인데 중동산보다 10~20%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 바탕으로 가스공사가 국제입찰과 탱크·배관 계약 등을 거쳐야 하는 직수입 물량보다 더 저렴한 수준의 개별요금제를 제시하면서 발전사들의 수요가 집중되는 모양새다.
개별요금제는 수요자와 개별 계약을 체결해 공급가격을 고객마다 다르게 책정할 수 있는 제도다. 수요자가 희망하는 물량의 규모, 가격, 계약기간 등을 반영해 가격을 결정하기 때문에 가스공사의 평균요금제보다 저렴하게 가스를 공급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에 발전사들은 비용 절감을 목표로 LNG 직수입을 검토하거나 도입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개별요금제의 이점이 더 큰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5일 가스공사는 한국남부발전과 발전용 개별요금제 천연가스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으로 가스공사는 2027년부터 2036년까지 10년 동안 남부발전에 연간 44만 톤, 전체 약 440만 톤 규모의 천연가스를 공급한다.
가스공사는 지난 6월 한국서부발전과 2025년부터 2036년까지 매년 75만 톤, 전체 800만 톤 규모의 개별요금제 천연가스 매매 계약을 맺기도 했다.
발전 공기업 가운데 LNG 직수입을 가장 먼저 도입했던 한국중부발전도 가스공사의 개별요금제를 선택했다. 중부발전은 2027년 1월부터 10년 동안 인천 복합2·3호기 및 연료전지 1·2단계에 약 20만 톤을 공급하는 개별요금제 계약을 가스공사와 체결했다.
이승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주요 발전사와 개별요금제 공급계약이 확대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국내 LNG 공급시장에서 가스공사는 확고한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는 “미국산 LNG 도입에 따른 개별 요금제가 각 기업들이 수입하는 단가보다 저렴한 편"이라며 "이에 따른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산 LNG는 민수용 미수금 회수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수금은 정부 정책에 따라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가격으로 연료를 공급할 때 향후 받을 외상값인 미수금을 당시 시점에 손실로 잡지 않고 자산으로 회계 처리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가스공사와 지역난방공사가 활용하는 제도로 2023 회계연도부터 정부의 열요금 정책에 따라 시행됐다. 하지만 현금 유입이 일어나지 않는 관계로 재무구조에는 부담 요인으로 지적된다.
2025년 2분기 가스공사 미수금은 1분기 14조3763억 원에서 1.64% 늘어난 14조1400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민수용 미수금의 경우 요금이 동결된 상황에서 회수 추세로 전환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다만 저렴한 미국산 LNG 기반으로 원가를 절감한다면 미수금 회수 국면에 들어설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최근 미국 워싱턴에서 공급업체들과 LNG 도입 계약을 체결하는 자리에서 “미국과의 계약은 LNG 수급 안정을 위한 공급선 다변화 및 천연가스 가격 경쟁력 제고를 위한 다방면의 노력이 구체적인 성과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저렴한 조달 단가로 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게 되면서 가스공사는 미수금 회수를 넘어 새로운 수익 모델 발굴에도 속도를 낼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됐다.
최연혜 사장은 미국산 LNG를 기반으로 가스공사를 글로벌 LNG 트레이딩 허브로 육성해 추가 수익을 창출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보인다.
미국산 LNG의 경우 중동산과 달리 제3자 판매 금지나 도착지 제한 등의 조건이 없어 가스공사로서는 자유롭게 트레이딩 사업에 나설 수 있는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
가스공사는 단일 업체로 세계 최대 규모의 물류, 운송, 저장시설을 이미 갖추고 있어 트레이딩 사업을 추진하는 데 유리한 입장에 놓여있다.

▲ 한국가스공사는 단일 업체로 세계 최대 규모의 LNG 물류와 운송, 저장시설을 갖추고 있어 글로벌 트레이딩 사업을 추진하는 데 유리한 입장에 놓여있다. 사진은 당산기지 LNG 저장탱크의 모습. <한국가스공사>
한국은 중국과 일본이라는 세계 최대 LNG 수입국 사이에 위치한 지정학적 이점도 있어 가스공사가 트레이딩 사업을 펼치면서 자체 인프라를 활용할 여지도 크다.
이뿐 아니라 가스공사는 37만 리터의 LNG 저장탱크 7기를 1~2단계에 걸쳐 건설하는 ‘당진LNG생산기지’를 추가 구축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당진 LNG 1단계의 경우 지붕 상량 공사를 마친 뒤 내부 공사에 들어갔으며 2단계는 이번 달 착공에 들어간다.
최 사장 취임 뒤 수입통관부를 신설하고 트레이딩 분야 인력도 보강하는 등 LNG 트레이딩 사업을 위한 조직 내 구조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2027년부터 LNG시장에 공급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글로벌 LNG 교역 등이 확장세에 접어들 것”이라며 “가스공사는 가지고 있는 저장시설 등을 활용해 관련 역량을 강화한다면 글로벌 트레이딩 허브로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