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목걸이'로 구속된 김건희, 윤석열 정권 V0의 '부패 막장극' 펼쳐지나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씨가 구속되면서 수많은 부패와 국정농단 의혹 수사에 대한 특검팀의 수사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건희씨가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김건희씨가 구속되면서 김씨 수사를 전담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수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이 향후 수사에서 윤석열 정권 ‘V0’라는 평가를 받았던 김씨의 비리와 부패 혐의가 잇달아 확인되면서 '부패 막장극'이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온다.

13일 법조계와 정치권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서울중앙지법이 전날 증거 인멸 우려를 이유로 김건희씨 구속영장을 발부한 데에는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고가의 반클리프앤아펠 목걸이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

김씨 측은 문제의 명품 목걸이를 두고 "모조품으로 직접 구입한 것"이라며 행방을 모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특검팀이 이봉권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진품을 구입해 김씨에게 제공했다”는 자백을 받아냈을 뿐 아니라 진품 목걸이까지 압수하면서 김씨의 주장이 거짓말임이 사실상 증명됐다.

판사 출신인 전주혜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YTN뉴스 나우에서 “서희건설 측의 자수서 부분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영장 발부 사유에도 증거인멸 염려가 적시됐다”고 말했다.

특검은 이른바 '나토 목걸이'로 1차 방어선이 뚫는 데 성공한 만큼 향후 특검법에 명시된 ‘부패’와 ‘국정농단’ 혐의를 입증하는 데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부패 혐의와 관련해 특검은 김씨가 받은 각종 ‘선물들’의 정체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청탁용’이라는 것을 입증해야 김 여사에게 알선수재 또는 뇌물 혐의를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이봉건 서희건설 회장은 자수서에서 김씨에게 사위인 박성근 전 국무총리실 비서실장 인사를 언급한 것으로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특검은 김씨가 로봇개 수입업체 사장으로부터 받은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도 대통령실 경호처의 로봇개 도입과 관련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경호처뿐 아니라 방첩사령부도 ‘로봇개 특혜’와 연관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특검은 김씨가 2022년 '건진법사'로 알려진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인 윤아무개씨로부터 통일교 내부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수차례 받았다고 보고 있다.

김씨는 부패 혐의는 명품 수수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자본잠식 상태인 IMS 모빌리티에 184억 원의 투자금을 끌어모은 '집사 게이트' 의혹, 양평고속도로 관련 의혹 등이 따라붙어 있다.

사실로 확인된다면 각각 검은 돈의 규모는 엄청나게 불어난다. 여기에 대통령실과 국토부 등을 움직여 수십 억~수백 억 원의 부당 이득을 취한 것이라 '국기 문란'의 오명을 피할 수 없다. 

실제 김건희 특검팀은 13일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구세현 전 웰바이오텍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했다.

웰바이오텍은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삼부토건과 함께 참여한 회사이다. 당시 재건 포럼은 삼부토건 주가 급등의 발단이 됐다. 웰바이오텍도 삼부토건과 비슷한 시기에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 기업으로 분류돼 주가 급등의 수혜를 입었다.

김건희 집사 게이트 핵심인물로 알려진 김예성씨도 12일 오후 귀국과 동시에 특검으로 체포됐다. 그가 어떤 진술을 하는지에 따라 IMS 모빌리티 투자와 관련된 김건희씨의 혐의가 구체화 될 가능성이 있다.

김씨는 단순 부패 혐의뿐 아니라 '국정농단' 의혹도 여럿 사고 있다.

김씨는 △국민의힘 재보궐 선거 공천개입 △양평공흥지구 개발특혜 의혹 △대통령 관저 이전 특혜 의혹 등이 꼽힌다.

특검팀의 적극적 수사와 관련자들의 동향을 고려할 때 국정농단 사건들도 윤곽이 더욱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명품 목걸이'로 구속된 김건희, 윤석열 정권 V0의 '부패 막장극' 펼쳐지나

▲ 민중기 특별검사팀 수사관들이 13일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인테리어 업체 '21그램' 압수수색을 위해 건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특검팀은 이날 국민의힘 당사 압수수색에 나선데 이어 '대통령 관저이전 의혹'과 연관된 인테리어 업체 21그램과 관저 이전 의혹 감사를 실시했던 감사원 압수수색을 펼쳤다.

여기에 김씨의 국민의힘 공천개입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씨는 최근 김건희씨와 관련된 일화들을 페이스북과 언론에 적극적으로 공개하기 시작했다.

특검팀의 수사가 진척될수록 국민들은 공정과 상식을 내세웠던 윤석열 정권의 '내로남불'과 '특권 의식'에 대한 분노를 쏟아낼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단순한 비판을 넘어 이미 구속수감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12·3 불법 비상계엄은 윤 전 대통령 측이 야권의 ‘줄탁핵’ 등을 핑계로 삼을 수 있지만 김씨의 부패와 국정농단은 누구에게도 책임을 전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김씨 구속을 계기로 김건희특검의 수사 결과가 세 특검 중 가장 주목을 받을 것”이라며 “김씨가 대가를 받고 국정에 관여하거나 정당 공천에 개입한 걸 국민의힘과 윤석열 측 인사가 무엇으로 정당화할 수 있겠나”고 말했다.

결국 김건희특검의 수사는 윤석열 정권의 ‘최고 존엄’이었던 김씨의 ‘부패 막장극’을 국민들에게 소상히 밝히고 김씨가 ‘정의의 심판’을 받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의미를 갖게 된 셈이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대한민국에서의 대통령이 과연 누구였느냐가 김건희 국정농단 특검의 사안의 본질을 꿰뚫는 핵심과제”라며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범죄는 전두환의 내란과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을 합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