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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스포츠세단 '스팅어'로 고급차 다시 도전

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 2017-01-09 17:3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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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차, 스포츠세단 '스팅어'로 고급차 다시 도전  
▲ 마이클 스프라그 기아차 미국판매법인 부사장이 8일(현지시각) '2017 디트로이트오토쇼' 사전 미디어 행사에서 스팅어를 소개하고 있다.

기아자동차가 미국 디트로이트오토쇼에서 스포츠세단 스팅어를 공개한 뒤 올해부터 글로벌 판매를 시작한다.

기아차의 고급차 브랜드 공략이 성공할지 주목된다.

◆ 기아차, ‘스팅어’로 고급차 브랜드에 도전장

기아차는 8일 미국의 러셀 인더스트리얼센터에서 열린 디토로이트오토쇼에서 스포츠세단 스팅어를 공개했다. 차명인 스팅어는 ‘찌르는, 쏘는 것’을 뜻하며 기아차가 내놓은 최초의 고급 스포츠세단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스팅어는 기아차 브랜드의 정수가 담긴 차량”이라며 “스팅어를 시작으로 앞으로 고급형 차종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스팅어는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부사장이 총괄하고 피터 슈라이어 사장이 디자인했다. 비어만 부사장은 BMW에서 고성능 모델 M시리즈 개발을 맡는 등 30년 동안 고성능차 개발에 몸담은 전문가로 정의선 부회장이 공들여 영입한 인물이다.

스팅어는 기아차의 차종 가운데 가장 빠르게 가속할 수 있다. 기아차는 스팅어에 370마력의 3.3터보엔진과 8단 변속기를 탑재했다. 이에 따라 스팅어의 V6 3.3 트윈터보GDI 차종은 5.1초 만에 100km/h에 도달할 수 있다.

슈라이어는 스팅어를 2011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선보인 GT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스팅어는 아우디의 A5와 A7과 유사하게 자동차 지붕에서부터 차량 뒷부분 끝까지 완만하게 경사진 패스트백 형태의 5도어 차량으로 디자인됐다. 슈라이어는 2006년 현대기아차에 영입되기 전까지 아우디와 폴크스바겐에서 디자인 총괄 책임자를 지냈다. 

기아차는 스팅어의 실내공간을 차량 천장이 높고 앞뒤 축간거리가 넓어 5인 이상 탑승할 수 있을 정도로 넓혔다. 스팅어는 △전장 4830mm △전폭 1870mm △전고 1400mm △차량 앞뒤 축간거리 2905mm에 이른다.

기아차는 차체에서 초고장력강판 비중을 55%로 높였다. 이는 현대차의 고급차브랜드인 제네시스의 EQ900보다도 초고장력강판 비중이 4%포인트 더 높은 것이다. 초고장력 강판은 질기고 튼튼해서 탑승자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기아차는 스팅어를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먼저 출시하고 하반기부터 미국에도 선보이기로 했다. 스팅어의 판매가격은 알려지지 않았다.

◆ 기아차 고급브랜드 전략, 이번엔 성공할까 

오토모티브뉴스는 9일 “기아차가 스팅어를 브랜드이미지를 쇄신할 발판으로 보고 있다”며 “기아차가 스팅어로 유럽의 고급차브랜드에게 도전장을 던졌다”고 보도했다.

기아차가 스팅어를 활용해서 고급차, 고성능차 브랜드를 만들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 관계자는 “스팅어가 K8으로 출시된다는 추측도 있었지만 스팅어는 대중적인 K시리즈와 달리 고급차종"이라며 "고급차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K시리즈와 결별하고 스팅어라는 이름으로 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도전이 성공하기는 만만찮다. 기아차는 북미시장에서 현대차의 저가형브랜드라는 이미지로 자리잡아 고급차로서의 기술력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고급차 소비자가 차량의 품질뿐 아니라 브랜드가치를 주요 구매요소로 판단해 차량값을 지불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스팅어는 자칫 성능 좋은 대중차 수준에 머무를 수도 있다.

오토모티브뉴스는 스팅어의 가격을 3만 달러에서 4만 달러 사이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고급차가 아닌 대중차, 양산차에 해당하는 가격대다. K9이 미국에서 6만 달러대로 가격이 책정됐는데 스팅어의 가격전망은K9의 절반에 해당하는 것이다.

미국의 대형 고급세단의 평균가격이 6만 달러에서 8만 달러대인 점을 감안하면 스팅어는 시장에서 고성능, 고급차보다는 성능이 좋은 대중차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는 셈이다.

기아차는 스팅어에 앞서 저가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2014년 고급차종인 K9(미국명 K900)을 미국에 출시했지만 부진을 면치 못했다. K9은 기아차가 폴크스바겐이나 토요타처럼 성장하기 위해 기아차가 4년5개월 동안 5200억 원을 투입한 고급차다.

K9은 2014년 4월 출시된 뒤 3개월 동안 월 평균 237대 팔리면서 고급차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는 듯 했으나 그해 7월부터 판매가 곤두박칠쳤다. K9은 2015년 미국에서 1401대, 지난해 834대 팔리는 데 그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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