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이이노베이션 면역항암제 병용요법 임상 순항, 장명호 빅파마에 기술수출 기대감 키워

장명호 지아이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30일 지아이이노베이션 온라인 간담회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는 모습. <지아이이노베이션 유튜브 화면 갈무리>

[비즈니스포스트] 장명호 지아이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이 핵심 파이프라인 ‘GI-102’의 임상 성과와 함께 키트루다 병용 전략, 신규 파이프라인 비전 등을 공개하며 기술력에 자신감을 보였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이 융합 단백질 기술력을 이용한 신약개발기업으로 올해 다시 기술수출 ‘잭팟’을 터트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30일 ‘GI-102’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병용요법에 대한 임상 결과와 새로운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을 공개했다.

이날 장명호 사장과 홍준호 지아이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이 모두 나와 발표를 맡았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2017년 설립된 신약개발 바이오벤처로 장 사장이 창업해 현재는 장 사장과 홍 사장이 각자 대표체제로 이끌고 있다.

신약개발을 주도하는 장 사장과 투자를 맡고 있는 홍준호 사장까지 모두 나왔다는 점에서 이번 발표에 얼마나 회사가 무게감을 갖고 접근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장 사장은 “GI-102 글로벌 기술수출 협상은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며 “병용요법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패스트트랙 지정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특허 전략에서도 면역관문억제제 병용특허를 넓은 범위로 보유하고 있고 특허기간은 2045년까지”라며 “면역항암제(PD-1) 항체 보유 기업이 GI-102와 병용 개발 및 사용할 때 특허권에 대한 사용 허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GI-102는 T세포와 NK세포를 동시에 활성화해 암세포를 제거하는 이중항체 항암제로 연부조직 육종(soft tissue sarcoma) 치료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GI-102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세브란스병원에서 난소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허가 전 치료목적 사용 승인을 받았다.

치료목적 사용 승인은 다른 치료 수단이 없거나 위중증 환자 치료를 위해 허가되지 않은 임상시험용 의약품이더라도 사용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GI-102는 서울아산병원에서 방광암, 자궁경부암 대상 환자들을 대상으로 승인을 받은 이후 3번째 치료목적 승인을 받은 것이다.

특히 최근 병용요법 임상은 국내 바이오벤처가 글로벌 항암제 시장에 본격 진입할 수 있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아이이노베이션 면역항암제 병용요법 임상 순항, 장명호 빅파마에 기술수출 기대감 키워

▲ 장 사장(사진)이 30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신약 후보물질들의 기술이전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지아이이노베이션 유튜브 화면 갈무리>


지아이이노베이션에 따르면 GI-102와 키트루다 병용 임상은 면역항암제에 불응하거나 내성이 생긴 전이성 흑색종 및 신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윤나래 임상중계전략 전무는 “전이성 흑색종 환자 4명 전원에게서 종양 크기가 30% 이상 감소했고, 이 가운데 2명은 완전 관해(CR) 또는 부분 반응(PR)을 보여 ORR(객관적 반응률) 75%, 질병 조절률(DCR) 75%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윤 전무는 “기존 경쟁 약물 대비 내약성과 안전성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며 “현재 코호트 확장을 통해 환자 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미국 FDA 가속 승인(패스트트랙)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GI-102는 CMC(제조 및 품질관리), 전임상, 임상 데이터 패키지를 모두 정비한 상태이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협력으로 상업용 제조 인프라까지 갖췄다.

GI-102는 지아이이노베이션이 자체 개발한 핵심 파이프라인 중 하나로, 현재 글로벌 다국적 제약사들과 기술수출과 관련해 막바지 협의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차세대 항암제로 이중항체 혹보에 나서며 면역항암제 2차전을 예고하고 있다”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병용요법과 다중항체 도입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특히 병용요법의 약가 전략이 빅파마의 기대와 맞아떨어진다면 대형 기술수출 계약 체결 가능성은 높다는 시선이 많다.

최근 미국 트럼프 정부가 추진 중인 약가 인하 정책을 고려하면 병용요법은 개별 약물의 약가 노출을 희석시키고 협상 시점을 늦추는 전략적 이점이 크다는 점에서 병용요법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지아이이노베이션으로서는 이번 임상 진행에 대한 기대가 클 것으로 보인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앞서 알레르기 치료제 파이프라인인 ‘GI-301’을 2020년 유한양행에 최대 1조4천억 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이후 2023년 일본 제약사 마루호에도 GI-301의 일본 판권을 추가로 수출하며 글로벌 사업화에 속도를 냈다.

2017년에는 GI-101(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으로 중국 심시어에 약 7억9천만 달러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기술수출 계약 특성상 임상 시험 진척도나 보건당국 허가를 받을 때 관련 기술료가 발생하는 만큼 새로운 기술수출 계약이 이어진다면 안정적 수익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

실제 지아이이노베이션은 2024년 매출 2428만 원, 영업손실 483억 원을 봤다. 2023년 매출 53억 원과 비교하면 99.5%가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이어졌다.

다만 올해 앞서 유한양행 및 일본 마루호에 기술수출한 GI-301과 관련한 마일스톤 수령이 본격화되면 매출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홍준호 사장은 “올해 기존 기술 이전한 파이프라인의 마일스톤을 본격적으로 수령할 것”이라며 “GI102 등이 판매 허가를 받게 되면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연간 수천억 원의 수익이 확보되는 대한민국 대표 바이오기업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