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포스코이앤씨가 용산 정비창 전면1구역 수주전에서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낮은 HDC현대산업개발에 패배하며 최상급 브랜드 ‘오티에르(HAUTERRE)’ 강화 전략도 벽에 부딪혔다.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은 서울 핵심 도시정비사업지 여럿 곳에서 하반기 시공사를 고르는 만큼 이번 패배를 만회할 다음 전장을 놓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 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 수주전은 건설업계 예상을 넘는 차이로 갈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스코이앤씨는 22일 열린 총회에서 36%(143표)를, HDC현대산업개발은 63%(250표)를 얻었다.
시공능력평가 10위 이내 대형 건설사 사이에 벌어진 경쟁 치고 압도적으로 승부가 갈렸다는 점에서 1월 한남4구역 수주전과 비슷하다.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은 당시 65%(675표)를 얻어 시공권을 따냈고 2위 현대건설은 32%(335표)를 받는데 그쳤다.
시공능력평가와 금융조건 등 정량적 요소보다도 브랜드 같은 정성적 요소가 압도적 차이를 낳은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이앤씨는 2023년과 2024년 도시정비시장 1위를 다퉜던 업계 강자로 꼽힌다.
시공능력평가 기준으로도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기준 7위로 2002년부터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고 지난 10년 동안 HDC현대산업개발을 항상 앞섰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22년 광주 붕괴 사고 여파로 2023년 11위로 밀려났다 지난해 10위로 복귀했다.
업계 내 위상 차이가 있었던 만큼 HDC현대산업개발이 본사를 용산에 두고 있다는 점을 활용한 지역밀착 전략으로 용산 개발 청사진을 제시하며 디벨로퍼로서 역량을 강조한 점이 조합 표심을 산 것으로 여겨진다.
반면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으로서는 용산 수주전 패배로 최상급 브랜드 오티에르 강화에 대한 부담을 안게 됐다.
오티에르는 포스코이앤씨 최상급 브랜드로 2022년 출범해 건설업계에서는 후발주자로 평가된다. 신생 프리미엄 브랜드인 만큼 아직 준공된 단지가 없고 이번 수주전에서도 이 같은 지적이 조합원 사이에서 나왔다.
이에 포스코이앤씨도 공을 들였고 이번 수주전에서도 ‘오티에르 용산’을 단지명으로 제시하며 서울 핵심지에 오티에르 깃발을 꽂기 위해 노력했다.
정 사장은 용산 정비창 전면1구역 홍보관을 찾아 “미래가치를 극대화해 대한민국 최고의 하이엔드 단지로 만들겠다”며 “용산에 최고급 랜드마크 건설이란 목표 아래 회사가 지닌 역량과 시공경험을 토대로 온힘을 다해 ‘오티에르 용산’을 완성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최근 신안산선 붕괴사고 여파도 고려해 향후 도시정비 수주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신안산선 현장에서 붕괴사고가 벌어졌고 지역사회와 정계를 중심으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사고조사위원회가 출범했지만 조사기간이 지난 16일 3달 연장됐다. 아직까지 사고 원인이나 손실 규모가 명확해지지 않은 만큼 포스코이앤씨의 운신의 폭을 좁히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이번 수주전에서 과거 광주 붕괴사고에 따른 안전 시공 문제를 안고 있었다. 지난 5월16일 서울시에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고 행정소송 제기로 해당 처분은 집행정지돼 있는 상태다.
다만 광주 사고는 2022년 1월 벌어져 포스코이앤씨보다는 시간이 지났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이를 활용해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홍보관 현장설명회 초입부터 사고 문제를 스스로 언급하며 여파에서 회복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정면돌파 전략을 택했다.
정 사장은 결국 이번 용산정비창 수주전 패배를 거울 삼아 다음 도시정비 도전장을 신중히 내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티에르’를 내걸고 이제까지 벌인 수주전 가운데 서울에서 승리한 전적이 없는 만큼 무리한 경쟁입찰은 브랜드 경쟁력에 도리어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번 수주전은 포스코이앤씨가 ‘오티에르’를 걸고 치른 세 번째 경쟁입찰이다. 오티에르 ‘데뷔전’인 지난해 1월 부산 촉진 2-1구역에서는 삼성물산을 꺾었지만 같은해 3월 여의도 한양에서는 현대건설에 패했다.
포스코이앤씨는 현재 서울 성수1지구와 개포우성4차, 송파한양2차 등을 눈여겨 보고 있다.
하지만 대형 건설사가 모두 관심을 보이는 서울 핵심지인만큼 수주전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이 수주전 가능성과 승패를 고려해 신중히 전장을 골라야 하는 셈이다.
정 사장은 올해 포스코이앤씨 도시정비 수주액이 이미 지난해를 넘어선 만큼 지나치게 공격적 전략을 짜야 할 필요성은 크지 않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21일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통해 역사상 최대 단일 재개발로 꼽히는 경기 ‘구리 수택동 재개발 사업’(포스코이앤씨 지분율 30%, 8420억 원)을, 같은날 서초 방배15구역 재건축 사업(7553억 원)을 따냈다.
둘을 더하면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상반기에만 도시정비사업에서 5조302억 원어치를 수주한 것으로 현재 업계 선두권에 위치해 있다. 지난해 수주액이 4조7191억 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올해 도시정비 시장 질주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성수와 강남, 송파 등 서울 핵심지 재건축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며 “도시정비 수주액 5조 원을 돌파한 원동력을 토대로 앞으로도 서울 핵심지에 오티에르의 경쟁력을 한 차원 더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은 서울 핵심 도시정비사업지 여럿 곳에서 하반기 시공사를 고르는 만큼 이번 패배를 만회할 다음 전장을 놓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이 추진하는 최상급 브랜드 오티에르 강화 전략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24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 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 수주전은 건설업계 예상을 넘는 차이로 갈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스코이앤씨는 22일 열린 총회에서 36%(143표)를, HDC현대산업개발은 63%(250표)를 얻었다.
시공능력평가 10위 이내 대형 건설사 사이에 벌어진 경쟁 치고 압도적으로 승부가 갈렸다는 점에서 1월 한남4구역 수주전과 비슷하다.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은 당시 65%(675표)를 얻어 시공권을 따냈고 2위 현대건설은 32%(335표)를 받는데 그쳤다.
시공능력평가와 금융조건 등 정량적 요소보다도 브랜드 같은 정성적 요소가 압도적 차이를 낳은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이앤씨는 2023년과 2024년 도시정비시장 1위를 다퉜던 업계 강자로 꼽힌다.
시공능력평가 기준으로도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기준 7위로 2002년부터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고 지난 10년 동안 HDC현대산업개발을 항상 앞섰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022년 광주 붕괴 사고 여파로 2023년 11위로 밀려났다 지난해 10위로 복귀했다.
업계 내 위상 차이가 있었던 만큼 HDC현대산업개발이 본사를 용산에 두고 있다는 점을 활용한 지역밀착 전략으로 용산 개발 청사진을 제시하며 디벨로퍼로서 역량을 강조한 점이 조합 표심을 산 것으로 여겨진다.
반면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으로서는 용산 수주전 패배로 최상급 브랜드 오티에르 강화에 대한 부담을 안게 됐다.
오티에르는 포스코이앤씨 최상급 브랜드로 2022년 출범해 건설업계에서는 후발주자로 평가된다. 신생 프리미엄 브랜드인 만큼 아직 준공된 단지가 없고 이번 수주전에서도 이 같은 지적이 조합원 사이에서 나왔다.
이에 포스코이앤씨도 공을 들였고 이번 수주전에서도 ‘오티에르 용산’을 단지명으로 제시하며 서울 핵심지에 오티에르 깃발을 꽂기 위해 노력했다.
정 사장은 용산 정비창 전면1구역 홍보관을 찾아 “미래가치를 극대화해 대한민국 최고의 하이엔드 단지로 만들겠다”며 “용산에 최고급 랜드마크 건설이란 목표 아래 회사가 지닌 역량과 시공경험을 토대로 온힘을 다해 ‘오티에르 용산’을 완성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최근 신안산선 붕괴사고 여파도 고려해 향후 도시정비 수주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신안산선 현장에서 붕괴사고가 벌어졌고 지역사회와 정계를 중심으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사고조사위원회가 출범했지만 조사기간이 지난 16일 3달 연장됐다. 아직까지 사고 원인이나 손실 규모가 명확해지지 않은 만큼 포스코이앤씨의 운신의 폭을 좁히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이번 수주전에서 과거 광주 붕괴사고에 따른 안전 시공 문제를 안고 있었다. 지난 5월16일 서울시에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고 행정소송 제기로 해당 처분은 집행정지돼 있는 상태다.
다만 광주 사고는 2022년 1월 벌어져 포스코이앤씨보다는 시간이 지났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이를 활용해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홍보관 현장설명회 초입부터 사고 문제를 스스로 언급하며 여파에서 회복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정면돌파 전략을 택했다.
정 사장은 결국 이번 용산정비창 수주전 패배를 거울 삼아 다음 도시정비 도전장을 신중히 내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티에르’를 내걸고 이제까지 벌인 수주전 가운데 서울에서 승리한 전적이 없는 만큼 무리한 경쟁입찰은 브랜드 경쟁력에 도리어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번 수주전은 포스코이앤씨가 ‘오티에르’를 걸고 치른 세 번째 경쟁입찰이다. 오티에르 ‘데뷔전’인 지난해 1월 부산 촉진 2-1구역에서는 삼성물산을 꺾었지만 같은해 3월 여의도 한양에서는 현대건설에 패했다.

▲ 방배15구역 재건축 조감도. 포스코이앤씨는 방배15구역에 '오티에르 방배 더원'을 제시했다. <방배15구역 재건축정비사업조합>
포스코이앤씨는 현재 서울 성수1지구와 개포우성4차, 송파한양2차 등을 눈여겨 보고 있다.
하지만 대형 건설사가 모두 관심을 보이는 서울 핵심지인만큼 수주전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이 수주전 가능성과 승패를 고려해 신중히 전장을 골라야 하는 셈이다.
정 사장은 올해 포스코이앤씨 도시정비 수주액이 이미 지난해를 넘어선 만큼 지나치게 공격적 전략을 짜야 할 필요성은 크지 않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21일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통해 역사상 최대 단일 재개발로 꼽히는 경기 ‘구리 수택동 재개발 사업’(포스코이앤씨 지분율 30%, 8420억 원)을, 같은날 서초 방배15구역 재건축 사업(7553억 원)을 따냈다.
둘을 더하면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상반기에만 도시정비사업에서 5조302억 원어치를 수주한 것으로 현재 업계 선두권에 위치해 있다. 지난해 수주액이 4조7191억 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올해 도시정비 시장 질주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성수와 강남, 송파 등 서울 핵심지 재건축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며 “도시정비 수주액 5조 원을 돌파한 원동력을 토대로 앞으로도 서울 핵심지에 오티에르의 경쟁력을 한 차원 더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