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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선, 한섬의 부활 가능성 보여줬다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4-08-24 12:3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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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선, 한섬의 부활 가능성 보여줬다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야심차게 인수한 ‘한섬’이 미운 오리새끼에서 백조로 거듭날까?

한섬이 최근 매출 상승세를 보이며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한섬은 2012년 현대백화점그룹에 인수된 뒤 2년 연속 매출이 감소하는 등 부진한 성적을 이어갔다. 이를 두고 '실패한 인수합병'이라는 말도 나왔다.

정 회장은 올해 한섬을 살리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는데 최근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 정 회장의 골칫덩어리 ‘한섬’ 달라진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섬의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1.5%가량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섬은 1분기에도 매출 1286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증가했다.

한섬의 여성복 브랜드 ‘타임’의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대비해 12%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타임의 올해 매출이 1400억 원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한다.

정 회장은 그룹 회장에 오른 뒤 3년 동안 공을 들여 한섬을 인수했다. 인수합병 첫 작품이자 가장 큰 금액을 들인 만큼 애착이 남다르다. 한섬의 성공은 정 회장의 경영능력을 보여주는 시험대이기도 했다.

정 회장은 2012년 1월 4200억 원을 들여 한섬 지분 34.6%를 확보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특히 인수가격 차이를 놓고 한 차례 협상이 결렬되자 정재봉 한섬 사장을 직접 만나 4천억 원 이상을 제시하면서 협상을 담판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한섬이 거둔 성적은 초라하다. 2년 연속 매출은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더 떨어졌다. 인수 전 2011년 4970억 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4708억 원까지 떨어졌다.

한섬은 경기침체에 따른 의류시장 부진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또 현대백화점에 인수된 뒤 ‘지방시’ ‘셀린느’ ‘발렌시아가’ 등과 수입계약을 연장하지 못한 것도 실적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 정지선, 한섬 완벽 부활 이끌까

정 회장은 올해부터 한섬 살리기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정 회장은 백화점의 유통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대형 아울렛 매장을 확보하는 등 그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한섬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장기성장을 위해 수입브랜드도 계속 영입했고 잡화사업에도 진출하는 등 한섬의 사업부문을 확대했다.

정 회장은 올해 초 “한섬을 중심으로 패션사업 부문을 백화점사업 부문에 버금가는 핵심성장 동력으로 만들라”고 지시했다.

한섬은 최근 2년 동안 중고가 의류인 쥬시꾸뛰르, 일레븐티와 명품으로 꼽히는 발리, 지미추 등 9개 브랜드의 판권을 새로 확보했다. 올 가을까지 2~3개의 브랜드도 더 들여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1월 현대홈쇼핑의 패션 책임 상품기획자(MD)를 한섬으로 보냈다. 홈쇼핑의 기획력을 한섬에 반영해 시너지를 내려는 뜻이다.

현대백화점 본점 지하 2층에 있던 타임 매장도 해외명품이 몰려 있는 3층으로 옮길 계획이다. 타임을 수입명품 브랜드와 경쟁할 수 있는 파워브랜드로 키우기 위해서다. 타임은 한섬의 대표브랜드로 매출 비중이 가장 높다.

디자이너 인력도 꾸준히 충원했다. 한섬 전체 임직원 가운데 디자이너가 차지하는 비중은 인수 전 25%에서 최근 35%까지 올랐다.

포화된 의류시장 대신 잡화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한섬은 이달 초 현대백화점 목동점에 핸드백·보석 브랜드 ‘덱케’ 매장을 열었다. 정 회장은 올해 전국 주요 백화점 11곳에 덱케 매장을 열고 2016년까지 매장을 40개로 확대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 잡화사업부를 신설하고 코오롱FnC 쿠론 출신의 디자인실장을 잡화사업부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한섬은 1993년 출시된 이후 토종 명품브랜드로 자리매김한 타임처럼 덱케도 국내를 대표하는 명품 잡화브랜드로 키울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덱케는 브랜드 출시 전 상품 디자인과 소재 발굴에만 1년여의 시간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섬 관계자는 “한섬은 현재 2017년 매출을 2배로 늘리는 등 도약을 위한 투자단계”라며 “점차 이러한 노력들이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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