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잠실우성1·2·3차 재건축에 이어 개포주공6·7차 재건축까지 입찰에 불참하며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속도 조절을 하고 있다.

오 사장의 시선은 6월부터 본격화할 압구정2구역 재건축에 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서울 주요 도시정비 수주전 속도조절, 오세철 '최대어' 압구정2구역 노리나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가 서울 압구정2구역 재건축 수주를 노리고 있다.


12일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조합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한 결과, 현대건설만 단독으로 참여하며 경쟁이 성립하지 않았다. 

참여가 예상됐던 삼성물산은 이번 입찰에 응하지 않았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개포주공6·7단지가 사업성이 좋은 곳이지만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불참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애초 건설업계에서는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사업에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한남4구역 재개발에 이어 다시 1, 2위 업체 사이에 수주 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사업의 사업지가 서울 강남권의 주요 도시정비사업 지역 가운데 하나인 데다 사업규모도 1조5천억 원에 이르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이 올해 연초부터 도시정비 수주에 적극적 움직임을 보인 점도 개포주공6·7단지에 참여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더했다.

삼성물산은 지난 1월에는 현대건설과 18년 만에 벌인 경쟁입찰 끝에 승리해 1조5천억 원 규모의 한남4구역 재건축사업을 따내는 등 올해 들어 이미 2조 원 이상의 도시정비 일감을 따냈다.

방화6구역, 신반포4차 등 수주까지 사실상 확정 지은 점을 고려하면 현재까지 수주실적만 3조5천억 원 정도로 지난해 연간 실적에 맞먹는다.

다만 오 사장은 3월 들어 도시정비 수주전에서 태도에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삼성물산은 지난 4일까지 진행된 잠실우성1·2·3차 재건축사업 입찰에 불참했다. 잠실우성1·2·3차 재건축사업은 사업지가 사업 규모가 조 단위인 데다 서울 내 핵심 지역에 위치한 만큼 삼성물산이 입찰에 참여해 GS건설과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었다. 

건설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잠실우성1·2·3차 재건축사업 입찰에 불참한 것을 놓고 한 주 뒤에 입찰이 진행될 개포주공6·7단지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있었다.

삼성물산이 잠실우성1·2·3차에 이어 개포주공6·7단지까지 연이어 입찰에 불참한 것은 그만큼 업계 전망에서 벗어나는 행보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 서울 주요 도시정비 수주전 속도조절, 오세철 '최대어' 압구정2구역 노리나

▲ 서울 압구정 일대에 들어선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오 사장이 3월 들어 연이어 대어급 도시정비 사업의 입찰에 불참하자 삼성물산이 도시정비사업에서 노리는 다음 목표에 더욱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삼성물산이 잠실우성1·2·3차와 개포주공6·7단지 입찰에 발을 뺄 정도로 공을 들일 만한 사업지로는 압구정2구역이 유력하게 꼽힌다. 

압구정2구역 재건축사업은 1982년 지어진 압구정 신현대 아파트 9·11·12차 단지를 최고 25층, 2571가구로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사업지는 압구정 현대백화점과 현대고등학교 사이로 한강변에 위치해 있다.

압구정2구역은 서울 강남권 내에서도 핵심 지역인 데다 재건축 사업이 추진 중인 압구정의 6개 구역 가운데 유일하게 정비계획안이 서울시의 심의를 통과하는 등 가장 사업 진행 속도가 빠르다.

사업성이 확보가 유력한 데다 사업 규모도 2조4천억 원으로 올해 시공사를 선정하는 도시정비사업지 가운데 최대어인 만큼 삼성물산을 비롯해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는 사업지로 평가된다.

조합은 오는 6월에 입찰을 공고한 뒤 9월 중에 시공사 선정 총회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도시정비 시장에 나올 대형 사업지 가운데 압구정2구역은 삼성물산의 참여가 유력한 사업지”라며 “현대건설 역시 압구정 일대 전반에 걸쳐 공을 들이는 상황인 만큼 압구정2구역 입찰에서는 두 건설사 사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