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몇 년 만에 처음.”
2024년은 유독 거시경제에서 이런 표현이 많이 나온 한 해였다.
10월 한국은행은 2020년 5월 이후 4년5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 선포 뒤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이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1450원선을 돌파했다.
2025년 역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탄핵 정국 속 거시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4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1% 수준으로 예측된다.
한국은행은 올해 7월까지만 해도 연간 성장률 2.5% 달성이 가능하다고 바라봤으나 당시보다 0.4%포인트 낮춰 잡은 것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도 최근 ‘경제브리프’ 보고서에서 2024년 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치를 2.1%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기준금리 0.50%포인트 인하)’부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그 뒤로 이어진 탄핵 정국까지 불확실성을 키우는 국내외 각종 변수들이 반영된 결과다.
올해 기준금리 역시 이러한 변수들의 영향을 받아 굵직한 변화를 맞이했다.
한국은행은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2021년 8월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된 뒤 3년2개월 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에서 0.5%로 내린 지 4년5개월 만이다.
연이어 11월 금통위에서도 0.25%포인트 금리인하를 단행하며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결정에 가장 먼저 고려하는 요인이 ‘물가’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준금리 인하는 물가와 전쟁에서 승리했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실제로 10월 금통위 전 발표된 9월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6%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를 하회한 것은 물론 3년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다만 한국은행이 연이어 기준금리를 인하한 배경으로는 물가 안정과 동시에 경기침체 가능성도 동시에 꼽힌다.
특히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수출 의존도가 큰 한국경제에 큰 부담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주요 공약으로 법인세 인하 등 세금감면과 모든 수입품에 10~20%의 관세를 부과하는 보편관세를 내걸고 있다.
여기에 탄핵 정국까지 겹치면서 내수경기도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경기를 바라보는 소비자의 생각을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1월보다 12.3포인트 내리며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였던 2020년 3월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 측면에서도 2024년은 기록적 한 해로 남을 듯하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뒤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1400원을 돌파했다. 이 역시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물가 상승과 달러화 추가 강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것이다.
이후 국내 탄핵 정국과 금리인하 속도 조절을 선언한 미국 연준의 매파적 기조에 영향을 받아 단숨에 1450원도 넘어섰다. 원/달러 환율이 1450원을 넘어선 것은 2009년 3월 이후 15년7개월 만에 처음이다.
문제는 이런 불확실성이 2025년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의 2기 행정부가 1월 출범하는 가운데 탄핵 정국이 이어지는 점이 실물경기와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스터 불확실성’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과감한 정책 결정을 내리는 인물이다. 어느 때보다 빠른 대응이 필요한 셈인데 국내 정치 상황이 탄핵 정국으로 적기 대응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당선인 취임 뒤 원/달러 환율이 150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물가와 가계부채, 환율, 경기 부양까지 다양한 요인을 두고 거시경제 변수를 통제해야 하는 한국은행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2025년 1월 기준금리 결정을 위한 금통위를 연다.
내수부진을 고려하면 추가 금리인하로 경기부양에 힘을 실어야 할 필요성이 큰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속도 조절 가능성에 따른 고환율 등이 섣불리 금리인하 카드를 꺼내들지 못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준의 매파적 기조가 달러 강세를 부추겨 원/달러 환율을 1450원까지 끌어올린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하면 환율이 더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연준은 12월 점도표에서 2025년 2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기존 점도표에서는 4차례 인하 가능성을 드러냈으나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그동안 환율보다 경기 대응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보여줬다”면서도 “연준의 매파적 기조에 따라 달러 지수가 108포인트를 상회하는 등 강세를 보이는 점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제약하는 요인이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
2024년은 유독 거시경제에서 이런 표현이 많이 나온 한 해였다.
▲ 한국은행이 2024년 두 차례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사진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연합뉴스>
10월 한국은행은 2020년 5월 이후 4년5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 선포 뒤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이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1450원선을 돌파했다.
2025년 역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탄핵 정국 속 거시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4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1% 수준으로 예측된다.
한국은행은 올해 7월까지만 해도 연간 성장률 2.5% 달성이 가능하다고 바라봤으나 당시보다 0.4%포인트 낮춰 잡은 것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도 최근 ‘경제브리프’ 보고서에서 2024년 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치를 2.1%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기준금리 0.50%포인트 인하)’부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그 뒤로 이어진 탄핵 정국까지 불확실성을 키우는 국내외 각종 변수들이 반영된 결과다.
올해 기준금리 역시 이러한 변수들의 영향을 받아 굵직한 변화를 맞이했다.
한국은행은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2021년 8월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된 뒤 3년2개월 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에서 0.5%로 내린 지 4년5개월 만이다.
연이어 11월 금통위에서도 0.25%포인트 금리인하를 단행하며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결정에 가장 먼저 고려하는 요인이 ‘물가’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준금리 인하는 물가와 전쟁에서 승리했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실제로 10월 금통위 전 발표된 9월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6%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를 하회한 것은 물론 3년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다만 한국은행이 연이어 기준금리를 인하한 배경으로는 물가 안정과 동시에 경기침체 가능성도 동시에 꼽힌다.
특히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수출 의존도가 큰 한국경제에 큰 부담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주요 공약으로 법인세 인하 등 세금감면과 모든 수입품에 10~20%의 관세를 부과하는 보편관세를 내걸고 있다.
여기에 탄핵 정국까지 겹치면서 내수경기도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경기를 바라보는 소비자의 생각을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1월보다 12.3포인트 내리며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였던 2020년 3월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 측면에서도 2024년은 기록적 한 해로 남을 듯하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뒤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1400원을 돌파했다. 이 역시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물가 상승과 달러화 추가 강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것이다.
이후 국내 탄핵 정국과 금리인하 속도 조절을 선언한 미국 연준의 매파적 기조에 영향을 받아 단숨에 1450원도 넘어섰다. 원/달러 환율이 1450원을 넘어선 것은 2009년 3월 이후 15년7개월 만에 처음이다.
문제는 이런 불확실성이 2025년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 뒤 국내 경기 불확실성이 더욱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시장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의 2기 행정부가 1월 출범하는 가운데 탄핵 정국이 이어지는 점이 실물경기와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스터 불확실성’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과감한 정책 결정을 내리는 인물이다. 어느 때보다 빠른 대응이 필요한 셈인데 국내 정치 상황이 탄핵 정국으로 적기 대응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당선인 취임 뒤 원/달러 환율이 150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물가와 가계부채, 환율, 경기 부양까지 다양한 요인을 두고 거시경제 변수를 통제해야 하는 한국은행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2025년 1월 기준금리 결정을 위한 금통위를 연다.
내수부진을 고려하면 추가 금리인하로 경기부양에 힘을 실어야 할 필요성이 큰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속도 조절 가능성에 따른 고환율 등이 섣불리 금리인하 카드를 꺼내들지 못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준의 매파적 기조가 달러 강세를 부추겨 원/달러 환율을 1450원까지 끌어올린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하면 환율이 더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연준은 12월 점도표에서 2025년 2차례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기존 점도표에서는 4차례 인하 가능성을 드러냈으나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그동안 환율보다 경기 대응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보여줬다”면서도 “연준의 매파적 기조에 따라 달러 지수가 108포인트를 상회하는 등 강세를 보이는 점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제약하는 요인이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