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희망나눔인상에 김주술·최영심 부부, 18년 동안 구두수선비 모아 기부

▲ KT 희망나눔인상 수상자 김주술(왼쪽), 최영심 부부. < KT >

[비즈니스포스트] KT그룹 희망나눔재단은 올해 마지막 희망나눔인상으로 구두 수선비를 모아 나눔을 실천해 온 김주술(69세)씨와 최영심(70세)씨 부부를 공동 선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전라남도 광주에서 구둣방 '신세계 구두수선'을 운영하는 부부는 구두 수선비를 받을 때마다 10%씩 돼지저금통에 모아 2006년부터 지난 18년 동안 2500만 원을 기부해 왔다.

부부는 국제통화기금(IMF) 경제 위기 시절 사업실패를 겪고 생계를 위해 구두수선을 시작했다. 2평 남짓한 조립식 건물의 구둣방에서 부부는 현재 월 150만~200만 원가량을 벌고 있다.

구둣방에 들어서자면 붉은색 돼지저금통이 눈에 띈다. 부부는 구두 수선비를 받을 때마다 수선비의 10%를 이 저금통에 넣고 있다.

부부의 선행을 돕기 위해 손님이 수선비보다 더 많은 비용을 내거나 거스름돈을 받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차곡차곡 쌓인 저금통이 배가 부르면 부부는 이를 그대로 가져가 광주시 동구청에 기부한다. 돈을 보면 견물생심이 될 것 같아서다.

김씨는 전남 광주시 노인일자리사업 업무로 매일 5시에 동네 청소로 하루를 시작한다. 월 10만 원의 수입이지만 김씨는 이웃과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아내 최씨는 건물을 청소하며 월 120만 원을 생활비에 보태고 있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노령연금을 받고 있지만 부부는 기부를 위해 쉴 새 없이 일을 하고 있다.

김씨는 한 때 구두 제작 기술로 제화점을 열어 큰돈을 벌었고, 최씨는 1970년 방콕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출전한 이력이 있다. 하지만 과거의 영광보다 현재의 나눔이 더 행복하다는 부부다.

부부는 "그동안 기부를 통해 나눔의 행복을 알게 돼 새로운 삶을 얻은 느낌이 든다"며 "나눔은 비워야 채울 수 있고, 앞으로도 조금이나마 더 많은 이웃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로 말했다.

희망나눔인상은 나눔으로 아름다운 사회 가치를 만드는데 기여한 사람(단체)들의 활동을 격려하고 나눔의 가치를 전파하기 위해 KT그룹 희망나눔재단이 제정한 상이다.

KT그룹 희망나눔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연중 상시로 희망나눔인상 후보자의 선행, 사연과 함께 수상자를 추천받는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