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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중국기업에 자체 AP 공급 확대할 기회 잡아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6-11-23 16:4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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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반도체기업 미디어텍이 주력사업인 AP(모바일프로세서)에서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입지가 계속 축소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미디어텍의 빈자리를 노려 자체개발 AP ‘엑시노스’의 판로를 확대하고 퀄컴 AP의 위탁생산 실적도 늘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중국기업에 자체 AP 공급 확대할 기회 잡아  
▲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 사업부 사장.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3일 “미디어텍의 스마트폰용 AP 제품개선이 늦어지며 경쟁력 확보에 고전하고 있다”며 “시장점유율 축소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텍은 AP 설계 전문기업으로 주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에 ‘힐리오’ 시리즈를 공급해 실적을 올린다. 하지만 업체 사이의 경쟁이 치열해지며 점차 타격을 입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프리미엄 중심으로 전략을 선회해 하드웨어 경쟁을 이어가며 미디어텍보다 성능이 높은 퀄컴의 고성능AP를 탑재하는 비중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3분기 나란히 1~2위를 차지한 오포와 비보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에 기존의 미디어텍 대신 퀄컴의 AP 신제품을 탑재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내놓았다.

김 연구원은 “미디어텍이 고객사를 잃는 가장 큰 원인은 최신 통신규격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중국 고객사들의 제품 성능향상으로 요구조건이 높아지며 당분간 상황이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퀄컴의 최신 AP ‘스냅드래곤821’은 최대 LTE Cat.12, 삼성전자 갤럭시S7에 탑재된 ‘엑시노스8890’은 Cat.9 통신규격을 지원한다. 미디어텍의 최신 AP는 Cat.6 규격까지만 지원한다.

LTE Cat.6의 최대 다운로드 속도는 초당 300메가로 Cat.9의 450메가, Cat.12의 600메가에 미치지 못한다. Cat.12를 지원하는 미디어텍의 차기 AP는 일러도 내년 2분기에나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퀄컴과 삼성전자 등 선두업체의 기술력이 더욱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미디어텍의 추격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퀄컴이 내년 1분기부터 고객사에 공급한다고 발표한 스냅드래곤835는 LTE Cat.16을 지원하고 구동성능도 큰폭으로 향상된다. 같은 시기 공개될 삼성전자의 차기작 역시 유사한 사양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그동안 중국 스프레드트럼 등 중저가 AP 설계업체가 미디어텍의 주요 경쟁사였다면 이제는 퀄컴과 맞대결해야 하는 시대에 왔다”며 “현실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는 자체개발 AP의 고객사를 중국 스마트폰업체들로 확대하기 위해 주력해왔는데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하드웨어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면 성능이 비교적 떨어지는 미디어텍 대신 삼성전자의 고성능AP를 탑재하려는 제조사가 늘어날 공산이 커 수혜를 입을 수 있다.

퀄컴이 TSMC에 의존하던 AP 위탁생산을 지난해부터 삼성전자로 대폭 선회하고 있는 것도 삼성전자의 반도체 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중국기업에 자체 AP 공급 확대할 기회 잡아  
▲ 퀄컴이 차기 AP '스냅드래곤835'를 삼성전자 10나노 공정으로 위탁생산한다고 공식발표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성능을 높일 수 있는 미세공정 기술력에서 TSMC보다 앞서나가고 있다. 퀄컴은 이에 따라 고성능 AP와 중저가 AP 모두 삼성전자의 위탁생산 비중을 높이고 있다.

퀄컴은 최근 스냅드래곤835를 삼성전자의 10나노 공정으로 위탁생산한다고 이례적으로 공식발표하며 삼성전자의 미세공정 기술력을 중요한 마케팅수단으로 삼고 있다.

김 연구원은 “퀄컴은 고성능 AP의 중국 매출비중이 높아지며 최근 실적개선을 지속하고 있다”며 “중국 수요증가가 계속 이어지며 퀄컴의 시장지배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고성능 AP 탑재를 늘리면 메모리반도체의 평균 탑재용량도 자연히 증가한다.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 실적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중국 스마트폰 고객사의 강력한 메모리반도체 수요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며 “중국업체들의 하드웨어 경쟁 격화로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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