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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환주 KB국민은행 차기 행장 후보가 금리인하 시기 비이자수익 확대와 자본관리 등을 통해 리딩뱅크 탈환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금융지주에서 은행은 실적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는데다 브랜드 인지도와 이미지 등에서 상징적 역할을 하는 핵심 계열사다.
이 후보는 내년부터 비이자이익 확대, 자본관리를 통한 기업 밸류업 등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의 큰 그림을 실현하는 선봉에 선다. KB국민은행의 리딩뱅크 탈환과 글로벌사업 정상화 등이 이 후보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10일 증권가와 금융업계 전망을 종합하면 2025년은 금리인하 기조와 강도 높은 가계대출 규제로 은행업종 전반의 수익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5년 은행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2025년 은행의 마진 압박은 지속될 것”이라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가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큰 데다 위험가중자산(RWA) 관리를 최우선에 놓으면서 상대적으로 성장률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은행업종의 이익 변동성은 낮다”면서도 “한국은행이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두 번째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하면서 은행업종의 순이자마진(NIM)도 기존보다 낮춰 봐야 한다”고 바라봤다.
여기에 최근 계엄 사태로 국내 금융정책과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대외 신인도 영향 우려가 확대되는 상황이다. 은행은 가계대출뿐 아니라 기업대출 등 기존 여·수신 사업 행보가 위축될 수 있다.
이 후보는 은행의 기존 핵심 먹거리인 대출부문 정체에 대응해 비이자수익을 확대해야 하는 과제가 한층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비이자수익 확대를 위해서는 비은행 계열사와 시너지가 중요할 수 있는데 이 후보는 이런 측면에서 적임자로 꼽힌다.
KB금융지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도 이 후보를 차기 KB국민은행장 후보로 선정하면서 은행과 비은행사업 시너지 극대화 추진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대추위는 그러면서 “이 후보는 특히 KB라이프생명 대표이사로 재임하면서 푸르덴셜생명보험과 KB생명보험의 성공적 통합과 요양사업 진출 등 신시장 개척에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 후보는 KB국민은행에서 30여 년 동안 외환사업본부장, 개인고객그룹,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등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다. 또 비은행 계열사 KB라이프생명보험 초대 대표를 맡아 회사의 화학적 결합과 전산시스템 통합, 실적 확대 등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이 있다.
KB금융지주 재무총괄로 재직할 당시 KB국민카드와 KB증권 기타비상무이사에 올라 비은행 계열사 성장에 힘을 보태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KB증권 이사진에 지주 재무총괄이 합류한 것은 이 후보가 처음이다.
최근 KB국민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은 고객자산관리분야를 새로운 성장동력 사업으로 삼고 힘을 싣고 있다.
은행들은 기존 프라이빗뱅커(PB) 등을 통한 고액 자산가 고객은 물론 400조 원 규모에 이르는 퇴직연금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상장지수펀드(ETF) 등 자산운용 상품 개발과 고객 관리영역의 협업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사진)이 취임 2년차에 들어서는 2024년 12월 연말 인사에서 차기 KB국민은행장에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이사를 배치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경쟁력 측면에서도 그룹 전반의 시너지가 요구된다. 국내 여·수신 사업 경쟁력은 물론 글로벌시장 진출 등에 디지털 기술 도입이 필수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경쟁력 강화는 양종희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경영전략이기도 하다.
양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은행뿐 아니라 비은행 계열사의 선두권 도약과 함께 자산관리, 투자운용, 보험, 글로벌 등 4대 영역에서 고객과 시장 신뢰 향상을 경영목표로 제시했다.
이 후보는 비이자수익 확대와 비용효율화 등 재무관리를 통해 리딩뱅크 탈환에도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현재 순이익으로 4대 금융지주 가운데 1위를 사수하고 있다.
다만 KB국민은행 성적을 떼어놓고 보면 최근 몇 년 사이 리딩뱅크 경쟁에서 한 발 물러나 있다. KB국민은행은 앞서 2018년 신한은행에 순이익 1위를 내준 뒤 2019년부터 2021년까지는 4대 시중은행 가운데 리딩뱅크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2022년, 2023년 하나은행이 기업금융을 강화하면서 1위로 올라섰고 올해는 신한은행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KB국민은행은 1분기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타격 등으로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이 신한은행, 하나은행에 이어 3위를 보이고 있다.
이 후보는 KB생명보험이 외국계 보험사 푸르덴셜생명보험을 인수한 뒤 통합작업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고 실적에서도 성과를 내면서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KB라이프생명은 2023년 1월 출범한 뒤 첫 해 순이익이 2022년보다 88.7% 늘었다.
올해는 3분기까지 순이익이 2023년보다 0.9% 줄었다. 다만 보험사의 자본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신지급여력비율(K-ICS)은 3분기 기준 286.4%로 1년 전보다 9.4%포인트 개선하면서 재무관리부분에서 능력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후보는 양종희 회장 체제에서 최대 계열사 KB국민은행장에 낙점되면서 그룹 내 존재감이 한층 높아졌다. 은행과 지주 핵심 요직과 계열사 대표를 두루 거친 뒤 이번 KB국민은행장 추천으로 그룹 내 ‘엘리트 코스’를 완성하고 있다.
앞으로 국민은행의 실적과 글로벌사업 등으로 리딩뱅크 입지를 회복하면 그룹 내 입지도 더욱 단단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1964년생으로 서울 선린상업고등학교와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핀란드 헬싱키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1년 KB국민은행에 입행해 외환사업본부장, 개인고객 전무,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을 지냈다. KB금융지주 재무총괄 부사장(CFO)을 거쳐 2022년 1월 KB생명보험 대표이사에 올랐다. 2023년부터 KB라이프생명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KB금융지주 재무총괄 시절 당시 지주 부회장이던 양종희 회장과 손발을 맞춘 인연도 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