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제임스 박 전 GC셀 대표이사 내정자의 글로벌 바이오시장 네트워크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 강화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제임스 박 내정자는 바이오산업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영업센터장을 맡았을 정도로 글로벌 네트워크 관리 경험을 풍부히 지닌 인물로 평가받는다.
 
롯데바이오로직스 2기 핵심은 '선 수주', 제임스 박 글로벌 네트워크 시험대

▲ 제임스박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내정자(사진)가 롯데바이오로직스의 해외 입지를 강화하고 초기 수주 물량을 확보하는 과제를 맡게 됐다.


3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이 최근 임원인사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를 교체한 것은 생산적 변화가 절실하다는 판단 아래 이뤄진 조치로 풀이된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출범 때 초대 대표를 맡아 인천 송도 생산공장 착공까지 이끈 이원직 전 대표 체제가 2년여 만에 끝날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드물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정기 임원인사 때 그룹의 40대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한 명으로 이원직 전 대표를 강조해 소개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가 롯데그룹 입장에서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생소한 분야에서 기틀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다져온 만큼 송도공장이 완공되는 시점까지는 이 전 대표 체제가 지속될 것이라고 보는 시선이 많았다.

그럼에도 수장 교체를 선택한 것은 빠른 시장 변화에 서둘러 대응해야 할 필요가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 시장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격적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최근 셀트리온도 구체적으로 위탁개발생산 사업 진출 계획을 발표하며 위탁개발생산 시장에 뛰어들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로서는 아직 인천 송도에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경쟁자를 마주하게 된 셈이다.
 
대표 교체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뜻에서 이루어진 조치로 해석된다. 그룹 차원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이른 시장 안착을 위해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에서 해외 수주 물량을 서둘러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제임스 박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내정자는 이런 판단 아래 롯데바이오로직스의 2기를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제임스 박 내정자는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에서 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7년 동안 근무하며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BMS에서는 전임상 단계부터 상용화에 이르는 100건 이상 의약품 공정개발 및 품질관리(CMC)분야 실사에 참여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글로벌 영업센터장을 맡아 주요 고객사와의 계약을 성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몸담았던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연간 수주 실적은 1조7천억 원, 3조5천억 원, 3조4천억 원이었다. 제임스 박 내정자가 영업센터장으로 일할 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하반기 4공장 가동에 앞서 선수주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기도 했다.

제임스 박 내정자는 2023년부터 올해 11월까지 2년 동안 몸 담았던 GC셀에서도 글로벌 기술 수출과 비즈니스 네트워크 확대를 이끈 경험이 있다.

GC셀은 올해 6월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 콘퍼런스 행사인 '바이오 USA'에 처음으로 참가해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 최초로 전문 비즈니스 파트너링 부스를 운영했고 9월에는 2007년 GC셀이 개발한 면역세포 치료제 ‘이뮨셀엘씨주’의 2번째 기술 수출을 이뤄냈다.

제임스 박 내정자가 이런 경험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선 수주 노력'에도 이른 성과가 나타날 수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송도 1공장을 내년말 준공한 이후 2026년 우수의약품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을 인증받고 2027년 가동 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롯데바이오로직스 2기 핵심은 '선 수주', 제임스 박 글로벌 네트워크 시험대

▲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설립 3년 차로 국내에서는 롯데그룹 계열사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으나 해외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다.


공장 가동률을 빠르게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공장 완공에 앞서 선 수주를 통해 물량을 채워야 하는데 새 대표가 본격적으로 자신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수주 활동에 힘을 쏟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입장에서는 신생 기업이라는 한계를 벗어내는 데도 제임스 박 내정자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선수주에 성과를 내려면 기존 생산 능력을 증명하며 고객사 신뢰를 확보해야 하지만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신생 단계라 신뢰 구축에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설립 3년 차로 국내에서는 롯데그룹 계열사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으나 해외 시장에서는 인지도가 낮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기존 고객사를 통해 높은 인지도를 쌓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과 앞으로 수주 경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초기에는 글로벌 네트워크와 인맥을 활용한 수주 활동에 의존할 가능성이 크다. 롯데그룹이 제임스 박 내정자의 경험을 높이 평가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항체의약품 생산공장 3개 공장(총 36만리터)를 준공하고 2034년 전체 완전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1공장 생산능력이 검증되어야 2공장과 3공장의 착공과 가동도 순차적으로 진행할 수 있어 롯데바이오로직스가 1공장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