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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알뜰폰사업 확대 발목 잡히나, 정부 규제강화 움직임에 ‘촉각’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4-11-25 16:2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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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KB국민은행이 정부의 알뜰폰시장 규제강화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올해 금융당국에 알뜰폰사업을 부수업무로 정식 신고한 뒤 적극적 마케팅 등으로 신규 고객 유치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런데 정부가 이동통신3사에 더해 금융사 알뜰폰사업의 규제를 강화할 가능성이 떠오르면서 사업 보폭이 좁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KB국민은행 알뜰폰사업 확대 발목 잡히나, 정부 규제강화 움직임에 ‘촉각’
▲ KB국민은행이 금융사 알뜰폰사업에 관한 정부 규제강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5일 통신업계 안팎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알뜰폰시장 과점체제 해소와 경쟁력 강화 등과 관련된 종합대책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12월 이통3사 등 대기업 계열의 알뜰폰시장 점유율 규제 강화 방안 등을 담은 종합대책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정부 대책에 금융사의 알뜰폰시장 진출 확대에 대비한 규제가 포함될 가능성도 나온다.

현재 정부는 알뜰폰시장에서 이통3사 계열의 점유율을 50%로 규제하고 있지만 금융사에 관한 규제는 아직 없다. 하지만 중소 알뜰폰사업자들을 비롯해 업계에서는 시장 변화 등을 고려해 은행 등 금융사까지 묶어 점유율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금융사의 알뜰폰사업 규제로는 전체 알뜰폰시장 점유율 10% 초과금지 방안이나 망 도매원가 90% 미만 요금제 출시 금지 등이 거론돼 왔다. 최근 국회에 발의된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도 이동통신3사와 금융사 등 대기업 계열 알뜰폰 자회사의 시장 점유율을 60%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월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하면서 “알뜰폰시장은 이통사 자회사 점유율이 절반 수준에 육박하고 최근에는 KB국민은행을 필두로 시중은행의 사업진출이 진행되는 등 거대 자본의 시장 장악이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중소 알뜰폰사업자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대기업 또는 그 계열사의 알뜰폰의 시자 점유율을 제한하는 등 방법으로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국내 알뜰폰시장에 진출한 금융사는 KB국민은행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두 곳이다. 

이 가운데 KB국민은행은 2019년 은행권 1호로 알뜰폰시장에 진출해 점유율을 5%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현재 알뜰폰 KB리브모바일 가입자 수가 43만 명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비바리퍼블리카의 알뜰폰서비스 토스모바일도 가입자 약 20만 명을 확보하고 있다.

정부의 금융사 점유율 규제 등이 현실화되면 특히 금융사 1위 사업자인 KB국민은행은 사업 확대에 직접적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KB국민은행은 이미 알뜰폰사업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019년 알뜰폰시장에 처음 진출한 뒤 한 해 10만여 명 가량의 가입자를 모으면서 시장 점유율이 2020년 1.5%, 2021년 3.7%, 2022년 5.3%로 확대됐다.

하지만 2023년에는 점유율이 4.8% 수준으로 소폭 후퇴했고 올해도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하는 추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KB국민은행의 알뜰폰사업을 은행의 부수업무로 정식 지정하면서 우리은행을 비롯한 은행권의 알뜰폰시장 진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KB국민은행은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정부 규제 가능성에 긴장감이 한층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KB국민은행은 올해 4월 알뜰폰사업을 부수업무로 정식 신고하고 사업 확대에 한층 힘을 싣고 있다. 유튜브 등 채널을 통한 적극적 마케팅으로 낮은 요금제를 찾아 알뜰폰 등 휴대폰 요금제 이동이 활발한 젊은 세대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5월 알뜰폰사업 KB리브모바일의 부수업무 지정을 기념해 휴대폰 파손형 보험 할 일부터 LG유플러스 구독 서비스 할인, KT망 데이터 추가 혜택 등 이벤트를 열었다. 6월에는 KB금융 브랜드 모델인 걸그룹 에스파가 출연하는 KB리브모바일 유튜브 광고 영상을 공개하고 댄스 챌린지 등을 진행하면서 신규 고객 유치에 나섰다. 
 
KB국민은행 알뜰폰사업 확대 발목 잡히나, 정부 규제강화 움직임에 ‘촉각’
▲ KB국민은행이 걸그룹 에스파가 등장하는 KB리브모바일 광고를 공개하고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신규 고객 유치에 힘을 싣고 있다. < KB국민은행 > 

KB국민은행은 이밖에도 KB리브모바일을 통해 SOOP(옛 아프리카TV) 3대 e스포츠리그 후원 협약을 맺고 유튜브 쇼츠(짧은 동영상) 콘텐츠 등에도 투자를 늘렸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KB국민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B리브모바일의 영업비용은 사업을 시작한 첫 해인 2019년 9억 원에서 지난해 1364억 원으로 늘었다.

KB국민은행은 아직 KB리브모바일 사업에서 영업이익 적자가 지속되고 있지만 고객 확보를 통해 사업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은행 이자수익 외 비금융 포트폴리오 확대 측면에서뿐 아니라 인공지능, 디지털전환 등 금융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데도 알뜰폰을 통한 통신사업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은행의 알뜰폰사업은 금융과 통신 데이터 등의 결합을 통해 기존 서비스를 개선하고 새로운 사업영역을 발굴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소비자와 접점을 늘려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플랫폼과 데이터사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일각에서는 자회사를 통해 알뜰폰시장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이통3사와 비교해 금융사의 알뜰폰사업 규제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알뜰폰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사의 알뜰폰사업 관련 규제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긴 하다”면서도 “다만 은행 등이 새로운 사업자로 등장하면서 시장 경쟁을 촉진하고 소비자 편의를 향상한 측면도 있고 중소사업자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점유율 규제만큼 망 도매대가 관련 제도 개선 등도 중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내 알뜰폰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24년 9월 말 기준 휴대폰 회선에서 알뜰폰 이용자는 947만7392명으로 집계됐다. 2020년(609만 명)과 비교해 가입자가 약 55% 증가하면서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의 16.6%를 차지하고 있다.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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