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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장' 김기춘도 야당의 최순실 게이트 '과녁'으로 부상

김재창 기자 changs@businesspost.co.kr 2016-11-18 17: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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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실장' 김기춘도 야당의 최순실 게이트 '과녁'으로 부상  
▲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왕실장’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태에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될까?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김기춘 전 비서실장을 통해 최순실을 알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왕실장’ ‘기춘대원군’등으로 불리며 박근혜 권력의 핵심에 앉아 있던 인물이다.

검찰이 김 전 차관으로부터 “김기춘 전 실장을 통해 최순실씨를 알게 됐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18일 매일경제가 보도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16일 김 전 차관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최씨를 처음 어떻게 알게 됐는지 추궁했는데 김 전 차관은 “김 전 실장의 소개로 최씨를 처음 알게 됐고 그 전에는 최씨를 몰랐다”고 말헸다는 것이다.

검찰이 최씨의 국정농단 의혹을 놓고 수사에 착수한 이후 김 전 실장과 최씨의 구체적인 관계가 진술을 통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전 실장은 그동안 “평생 최씨를 알지도, 본 적도, 통화한 적도 없다”며 부인해왔다.

야당은 일찍부터 김 전 실장을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인물로 지목했다.

김 전 실장은 2013년 8월 초대 비서실장인 허태열씨에 이어 두번째 비서실장으로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는 2015년 2월까지 근무했는데 ‘왕실장’ ‘최고 실세’ 등으로 불리며 박근혜 정부의 중심으로 활약했다.

그가 지근 거리에서 박 대통령을 보좌했던 만큼 최씨를 몰랐을 리가 없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정의당은 18일 “검찰은 박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하는 것과 함께 즉시 김 전 실장의 신병을 확보해 구속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추혜선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김 전 실장의 소개로 최순실을 처음 알게 됐다는 김종 전 차관의 진술은 최씨 게이트 수사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대목”이라며 “김 전 실장이야말로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수사의 몸통을 가장 명확히 드러낼 인물”이라고 말했다.

추 대변인은 “김 전 실장은 박근혜 권력의 핵심을 상징하는 인물”이라며 “지금도 여전히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이후 막후의 총괄기획자로 지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실장은 “오늘날까지 최순실이란 사람을 만나 본 적이 없다”며 “검찰조사를 하면 밝혀질 일이고 대면해서 확인할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김 전 실장이 휩싸인 의혹은 광범위하다.

‘부림사건’을 소재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다뤄 화제가 됐던 영화 ‘변호인’에 투자한 CJ그룹을 손보라고 지시한 주인공이 김 전 실장으로 알려져 있다.

  '왕실장' 김기춘도 야당의 최순실 게이트 '과녁'으로 부상  
▲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KBS 노조는 17일 공영방송인 KBS의 인사 등에 김 전 실장이 개입했다고 폭로했다. KBS 노조는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 일부를 공개하며 세월호 보도지침 등 각종 현안에 김 전 실장이 직접적으로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추 대변인은 “김 전 실장의 불법적 언론통제 논란은 최순실 게이트가 더 일찍 세상에 드러나는 것을 막았다”며 “결국은 헌정붕괴 사태라는 국가적 불행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박 대통령이 ‘길라임’으로 각종 진료를 받은 ‘차움의원’에서 줄기세포 치료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줄기세포 치료는 제한적으로만 허용되기 때문에 법률위반 소지가 있다.

주승용 국민의당 의원은 "김 전 실장이 줄기세포 치료를 받았던 시기와 최순실이 비타민 주사를 맞았던 시가 겹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전 실장은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었는데 ‘7시간 의혹’과 관련해 “비서실장도 대통령의 동선을 모른다”고 밝혀 논란을 낳기도 했다.

김 전 실장과 박 대통령과 인연은 청와대 입성보다 훨씬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1974년 공안검사 시절 박 대통령의 어머니인 고 육영수 여사 피격사건을 수사했고 유신헌법 초안 작성에 참여한 이력도 있다. 정수장학회 1기인 그는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회의 초대 이사장도 지냈다.

김 전 실장은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최태민씨 조사를 할 당시 중앙정보부 정보국장이었다. 누구보다 최순실씨 일가와 박근혜 대통령의 관계를 잘 알 수밖에 없었던 인물이란 얘기다.

2007년 대선때 한나라당 경선에서 박근혜 캠프의 선거대책부위원장과 법률자문위원장을 맡으며 박 대통령과 관계를 맺었다.

김 전 실장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후임으로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을 직접 발탁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주승용 의원은 "최순실 게이트가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가 되고 이제는 박근혜 최순실 김기춘 게이트가 돼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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