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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사 '실적 피크아웃' 위기 느끼는 3가지 이유, '기준금리' '수수료' '카드대출'

조혜경 기자 hkcho@businesspost.co.kr 2024-11-18 15: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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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카드사들이 실적 개선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예상보다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데다 금융당국 개입에 카드사 수익의 양축을 맡고 있는 이자수익과 수수료수익 모두 타격을 받을 수 있어서다.
 
신용카드사 '실적 피크아웃' 위기 느끼는 3가지 이유, '기준금리' '수수료' '카드대출'
▲ 국내 카드사들은 올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업카드사 8곳(신한·삼성·KB·현대·롯데·우리·하나·BC)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2511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조774억 원)보다 8.4% 늘었다.

개별 카드사로 보면 롯데카드를 제외한 7곳이 1년 전과 비교해 증가한 순이익을 냈다. 지난해 카드사들이 전반적으로 줄어든 순이익을 거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유일하게 순이익이 감소한 롯데카드는 지난해 반영됐던 자회사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이 소멸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됐다.

롯데카드도 직전 분기와 순이익을 비교하면 올해 1분기 249억 원에서 2분기 380억 원, 3분기 397억 원 등으로 지속해서 늘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올해 들어 매분기 실적이 전 분기 대비 성장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4분기에도 실적개선세가 지속돼 일회성 처분이익 효과를 제외한 연간 순이익은 작년 수준 정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 카드업계가 실적 반등에 성공한 요인으로는 수익다각화와 비용효율화가 꼽힌다.

카드대출, 자동차할부금융, 리스사업, 해외사업 등으로 수익처를 늘리는 가운데 비용증가폭을 최소화하면서 온전한 이익을 남기는 데 집중했다는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여신전문회사채권(여전채) 금리가 내리고 있음에도 아직 실질적 조달비용은 상승구간에 있다”며 “올해 카드사들의 실적은 안으로는 비용효율화, 밖으로는 사업다각화를 한 결과다”고 설명했다.

다만 카드업계가 이 같은 실적개선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를 놓고는 불확실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조달비용 부담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가능성이 나온다.

글로벌시장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를 지연시킬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역시 늦춰질 공산이 크다.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자금의 60% 이상을 여전채로 조달한다. 

이에 따라 조달비용이 수익성에 큰 영향을 주는데 기준금리 인하가 지연되면 조달비용 부담이 지속해서 커질 수 있다.

현재 카드사들은 기준금리가 0~1% 수준일 때 발행했던 3년물 여전채 물량을 차환하고 있다. 이날 기준 기준금리는 3.25%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 가능성도 카드사 실적 전망을 흐리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안으로 적격비용 재산정 결과를 발표한다. 
 
신용카드사 '실적 피크아웃' 위기 느끼는 3가지 이유, '기준금리' '수수료' '카드대출'
▲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따라 카드사의 카드대출 취급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적격비용은 카드사 주 수입원인 가맹점 수수료의 원가에 해당하는 비용이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자금조달비용, 위험관리비용, 일반관리비용, 승인·정산비용, 마케팅비용 등을 반영해 3년마다 재산출된다.

문제는 올해 역시 수수료율 인하로 결론이 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가맹점 수수료율은 적격비용 제도가 도입된 2012년 이후 줄곧 내리기만 했기 때문이다.

한국신용카드학회장을 맡고 있는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에 따르면 카드사들의 수익성은 적격비용 제도 도입 뒤 점차 악화했다.

2012년 수수료율 인하 뒤 줄어든 가맹점 수수료 규모는 연간 3300억 원 수준으로 파악됐다. 2015년 수수료율 인하 뒤에는 연간 6700억 원, 2018년 인하 뒤에는 연간 1조4천억 원이 감소했다.

여기에 더해 낮아진 수수료율을 대신해 카드사 수익성을 뒷받침했던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카드할부 등 고수익 상품 확대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금융당국은 1금융권에서 밀려난 대출 수요가 카드론으로 쏠리자 카드사에도 가계부채 관리계획을 요구했다.

일각에서는 카드할부로 자동차를 구매하는 것이 가계대출 사각지대라는 점에서 이를 제한하는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조달비용과 적격비용 이슈, 대출 규제 등 카드업계의 외부 환경은 더욱 어려워지는 상황이다”며 “올해 카드사들의 실적이 잘 나오고 있어도 카드사 내부에서는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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