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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트럼프] 삼성전자·LG전자 가전 관세폭탄 맞나, 관세인상 가능성에 현지생산 고민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4-11-07 14: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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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트럼프] 삼성전자·LG전자 가전 관세폭탄 맞나, 관세인상 가능성에 현지생산 고민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에 촉각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전, TV, 스마트폰 사업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수입 관세 인상’ 정책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 LG전자는 테네시에서 가전 공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생산 제품이 세탁기와 건조기 등으로 제한적이기고 나머지 전자 제품은 대부분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TV와 스마트폰 등 IT 제품에 중국산 원료나 중간재를 다수 사용하고 있는 만큼, 트럼프 정부의 대중국 규제 정책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7일 산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향후 펼칠 보호무역 정책으로 피해를 보는 업종이 반도체·자동차·배터리 등에 국한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트럼프는 모든 수입품에 10~20% 관세를 부과하는 ‘보편적 관세’와 상대국과 동일한 수입관세율을 부과하는 ‘상호무역법’ 도입을 통해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고, 전 세계 무역수지 균형을 추구하려고 할 것”이라며 “동맹국, 비동맹국 구분 없이 대미 무역흑자국에 대한 압박과 무역장벽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대선 과정에서 모든 해외 수입품에 10~20% 보편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는 60% 추가 관세를 적용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전미소매협회(NFR)는 지난 4일 ‘트럼프 정부의 관세 영향 추정' 보고서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공언한 관세 조치가 현실화되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가전 제품 가격은 19.4%~31%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 폭탄’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서 연 100만 대의 세탁기를 생산해 현지에 판매하고 있다. LG전자도 테네시주 공장의 3개 생산라인에서 연간 세탁기 120만 대, 건조기 60만 대를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안심할 수많은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정부의 정책 변화로 추가 압박이 가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18년 트럼프 1기 정부는 미국 가전업체 ‘월풀’의 문제 제기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부과했다. 세이프가드는 수입 업체가 제품을 낮은 가격으로 판매해 자국 업체가 피해를 보는 것을 막기 위해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다.

이를 계기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현지 생산을 강화할 수밖에 없었다.
 
[다시, 트럼프] 삼성전자·LG전자 가전 관세폭탄 맞나, 관세인상 가능성에 현지생산 고민
▲ LG전자 미국 테네시주 가전 공장 전경. < LG전자 >
세탁기를 제외한 냉장고, TV 등은 여전히 관세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에 LG전자는 수출 환경이 악화할 가능성을 대비해 냉장고나 TV도 미국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손창우 LG전자 테네시 공장 법인장은 올해 6월 “통상 이슈가 만약 생겨 또 다른 생산지를 마련해야 한다면, 비단 냉장고뿐만 아니라 TV 등 다른 제품을 현지 생산할 수도 있다”며 “그런 상황이 됐을 때 충분히 대응할 수 있고, 그런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트럼프 정부가 베트남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시나리오도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회사는 베트남에서 스마트폰을 조립해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데,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무역수지 적자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제안한 미국 상호무역법 적용 대상으로 베트남을 거론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상호무역법이 도입되면 미국이 부과하는 수입 관세보다 높은 세율을 부과하는 국가에 대해 미국 대통령이 협상을 요청할 수 있다. 상대국이 협상을 통한 수입 관세율 인하를 거부하면, 미국 대통령은 이에 상응해 미국의 수입 관세율을 인상할 권한을 가진다.

베트남은 현재 미국 대상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국가이며, 미국보다 높은 수준의 수입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게다가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다수의 중국산 부품을 사용되고 있어, 미국의 추가 관세부과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김수동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베트남의 경우 전자와 통신 부문을 중심으로 한 현지 진출 한국 기업의 수출 제품 가운데 미국 수출 비중이 약 21%로 가장 높고, 우리 기업이 베트남에서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비중은 약 25%에 달한다”며 “이들 국가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중국산 원료, 중간재가 미국의 대중국 무역통제 조치의 대상이 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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