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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내년 미국 전기차 10만 대·점유율 10% 도전, 아이오닉9 현지생산으로 테슬라 추격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4-11-05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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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내년 미국 전기차 10만 대·점유율 10% 도전, 아이오닉9 현지생산으로 테슬라 추격
▲ 현대자동차 미국 법인이 지난 8월 공개한 조지아주의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장 전경. <현대자동차 미국법인 홈페이지 동영상 캡처>
[미국 LA=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그룹이 2014년 미국 전기차시장에 첫발을 들인 지 10년 만인 올해 연간 현지 전기차(EV) 판매 10만 대, 연간 점유율 10% 달성을 동시에 노린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와 기아는 작년 미국 전기차시장에서 7.9% 점유율로 사상 처음 테슬라에 이은 판매 2위에 오른 뒤, 올해 들어 3분기까지도 그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내년 그룹은 전기차 현지 생산을 본격 개시하고, 역대 최고 성능을 갖춘 주력 전기차 모델을 현지 출시하며 1위 테슬라 추격에 본격 나선다.

4일(현지시각) 미국 자동차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차그룹(현대차·기아·제네시스)은 올해 현지 전기차시장 성장세를 훌쩍 뛰어넘는 판매 증가세를 기록하며 역대 현지 전기차 최다 판매 기록을 새로쓰고 있다. 

그룹은 올해 1~3분기(1~9월) 미국에서 전년 동기보다 30.3% 증가한 9만1348대의 전기차를 팔았다. 같은 기간 미국 전체 전기차 판매 증가율 8.7%의 3.5배에 달하는 증가율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켈리블루북(KBB)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2024년 1~3분기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9.5%로 전년 연간 점유율보다 1.6%포인트 올랐다. 

반면  테슬라의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2022년 70%대, 지난해 55.1%로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내다 올해 들어 9월까지는 49.8%를 기록하며 올해 사상 처음 연간 점유율이 50%를 밑돌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액 공제 축소, 저가 전기차 출시 지연, 고금리로 인한 소비자 부담 가중 등으로 올해 미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대폭 둔화하는 가운데 거둔 성과"라며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미국 주요 업체들을 제치고 테슬라에 이어 3분기 누적 판매 2위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현대차그룹의 미국 누적 전기차판매 증가율을 브랜드별로 보면 온도차가 있다.

기아는 올해 들어 3분기까지 4만1326대의 전기차를 미국에서 팔아 전년 동기보다 판매량이 80.5%나 늘었다. 같은 기간 현지에서 전기차를 3만 대 넘게 판 8개 브랜드 가운데 가장 높은 판매 증가율이다.

기아의 미국 전기차 판매시장에서의 질주는 작년 11월부터 본격 판매를 시작한 EV9의 흥행에 힘입었다.

미국에서 E-SUV(준대형SUV) 세그먼트는 연간 130만 대가 판매될 만큼 인기가 많은 차급인 데다 EV9과 같은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은 아직 현지에서 선택지가 많지 않다.

EV9은 올해 미국에서 매달 1천 대 이상 판매되며 3분기까지 총 1만5970대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이는 기아의 미국 최다 판매 전기차 모델인 준중형 전기 SUV EV6(1만5985대)와 비슷한 판매량이다.

현대차는 올 1~3분기 미국에서 전기차 4만3627대를 팔아 전년 동기보다 판매량이 5.6% 증가했다. 시장 평균에 크게 못미치는 증가율이다.

현대차는 그룹의 미국 최다 전기차 판매모델인 아이오닉5를 보유하고 있지만, 기아와 달리 올해 본격 판매에 합류한 전기차 신차가 없는 데다 기존 전기차 볼륨 모델인 코나 EV 판매량이 절반(45.1%)가량 떨어진 영향을 받았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미국 전기차 판매 2위, 미국 전기차 연간 첫 10만 대 판매, 연간 미국 전기차 점유율 10%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3분기 누적으로 판매 9만 대를 넘어서 10만 대 판매 달성은 이미 유력한 상황이다.

그룹은 내년 미국 전기차 판매실적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 또 한번의 기회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그 계기는 바로 HMGMA 모든 가동에 따른 미국 전기차 현지 생산 본격화와 현대차의 첫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9의  미국 출시다.

2025년 미국 전기차 시장은 혼다, 닛산 등 아시아계 업체들의 공격적 판매 확대 전략과 올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올해보다 성장폭이 늘 것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HMGMA 일부 라인을 가동해 전기차 양산을 시작했다. 내년엔 전체 라인을 본격 가동하며 전기차 판매 확대에 나선다. 

HMGMA의 연간 생산능력은 30만 대 수준이다. 올해 1~3분기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누적 판매량의 3배를 훌쩍 넘어선다. 

그룹은 현재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35만6천 대, 기아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공장 34만 대, 기아 멕시코 공장 40만 대 등 북중미 지역에서 연간 약 110만 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HMGMA를 본격 가동하면 기아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공장에서 생산중인 EV9에 이어 IRA의 '북미 최종 조립' 요건을 충족해 전기차 구매 보조금(세액공제) 수령이 가능한 차종이 점차 늘어 현지 전기차 판매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현대차·기아는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내년 미국 전기차 10만 대·점유율 10% 도전, 아이오닉9 현지생산으로 테슬라 추격
▲  현대자동차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이오닉9' 측면 실루엣 티저 이미지. <현대차>
내년 현대차그룹 미국 판매 확대의 중심엔 현대차의 첫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9이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연구개발(R&D) 조직을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오닉9은 기아 EV9보다 1년가량 늦게 출시되는 만큼, 상품성을 일부 개선해 현대차그룹 전기차 모델(고성능 모델 제외) 가운데 역대 최고 성능을 갖출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아이오닉9 디자인은 보트(Boat)에서 영감을 받아 공기 흐름을 최적화하고, 여유로운 공간을 제공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차량 주요 코너부와 루프 라인을 매끄러운 곡선 형상으로 처리한 것이 특징이다. 또 전면부 램프에는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브랜드의 핵심 디자인 요소인 파라메트릭 픽셀을 적용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본부장 사장은 이날 가진 한국 기자단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아이오닉9에 관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아이오닉9의 '9'는 아이오닉 라인업의 대형 차급을 의미하며, 이 차는 현대차가 대형 전기차 SUV 시장에서 선보이는 최초의 차량"이라며 "아이오닉9의 출시는 현대차가 (미국) 신규 세그먼트(차급)를 공략할 수 있는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오닉9는 이달 2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서 열리는 'LA오토쇼'에서 전세계 최초로 공개된다.

현대차·기아는 2014년 기아 쏘울 EV를 앞세워 미국 전기차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이어 2017년엔 현대차가 아이오닉 EV를 현지에 출시했다.

현대차·기아의 미국 전기차 시장 진출 초기 연간 현지 판매량은 평균 1천여 대 수준에 머무르다 2019년 현대차 코나 EV, 기아 니로 EV 등 라인업 확장을 계기로 7772대로 급증했고, 2021년엔 1만9590대를 판매하며 처음 연간 1만 대 판매를 넘어섰다.

현대차그룹의 전용전기차 플랫폼 E-GMP 기반 전기차의 출시는 미국 전기차 판매 볼륨을 다시 한번 크게 키우는 계기가 됐다. 

전용전기차인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등의 현지 출시에 G80 EV, GV60 등 고급브랜드 제네시스 전기차 출시 효과가 더해져 현대차그룹은 2022년 전년보다 337.5% 증가한 5만8028대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지난해엔 제네시스 GV70 EV, 기아 EV9이 전기차 라인업에 추가되며 9만4340대로 미국 연간 최다 판매 기록을 새로썼다.

미국 전기차시장 진출 뒤 열 해를 보낸 현대차그룹이 E-GMP 기반 전기차 출시에 이어, HMGMA 본격 가동과 아이오닉9 출시를 계기로 테슬라 추격의 불씨를 댕길지 주목된다.

호세 무뇨스 사장은 "자동차산업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최고의 모델을 가장 효율적 방식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하다"며 "현대차는 HMGMA에서 아이오닉5 생산에 이어 내년 아이오닉 9도 생산하고, 향후 제네시스와 기아 차량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HMGMA 가동으로)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입지를 넓혀가면서 미국 내 고객들은 점점 더 우리를 한국에 뿌리를 둔 미국 기업으로 인식하게 되고, 이는 브랜드 평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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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다.   (2024-11-05 15:1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