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금융포럼 in 자카르타 에필로그] KB증권 인니법인 리서치센터장 "인니 증시 곧 8천 돌파, 자본시장 성장 이제 시작"
김태영 기자 taeng@businesspost.co.kr2024-10-2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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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1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BP금융포럼 in 자카르타’가 성황리에 끝났다. 이번 포럼에서는 인도네시아 감독당국인 금융감독청(OJK)은 물론 현지 진출 국내 금융사로부터 K-금융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여러 제언들이 나왔다. 비즈니스포스트는 에필로그를 통해 포럼에서 나온 각 금융업권별 주요 과제를 짚고 포럼 기사에 미처 담지 못한 이야기를 전한다. <편집자 주>
[자카르타(인도네시아)=비즈니스포스트] “인도네시아 증시 대표지수인 JKSE는 현재 7천대 수준에서 단기간에 10% 정도 올라 8천대에 진입할 것이다. 앞으로 최소한 1년 반 동안은 인도네시아 증시가 좋은 흐름을 보일 것이다.”
현지시각 16일 자카르타에서 만난 아드리아누스 비아스 프라수료(Adrianus Bias Prasuryo) KB밸버리증권(KB Valbury Sekuritas) 리서치 센터장은 JKSE에 대해 이렇게 전망했다.
▲ 아드리아누스 KB밸버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비즈니스포스트와 인도네시아 증시 전망을 주제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 KB밸버리증권 >
아드리아누스 센터장이 인니 증시의 단기 전망을 밝게 본 배경엔 탄탄한 거시경제 지표 뿐 아니라 글로벌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자리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를 필두로 전세계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통상적으로 금리인하 상황에서는 선진국보다 신흥국들의 증시 상승률이 앞서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아드리아누스 센터장은 “주목할 만한 신흥국으로는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이 있는데 인도네시아는 중국과 함께 가장 유망한 국가”라며 “정권교체가 무난히 이뤄진 가운데 정부 형태를 보면 기존 정부 시절 정책과 큰 변화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20일 조코 위도도(Joko Widodo) 대통령이 물러나고 그와 대립하던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한다. 다만 부통령을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아들인 지브랑(Gibran) 당선인이 맡는 만큼 인도네시아 현지에서는 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는 전망이 많다.
특히 아드리아누스 센터장은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 따라 글로벌 기관투자자들과 외국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인도네시아 증시로 넘어올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그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안정적 수익률을 보장하던 미국 국채로부터 글로벌 자금이 다른 수익원을 찾아 나서게 된다”며 “인도네시아는 탄탄한 경제성장에 더해 자본시장도 확대되고 있으므로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다”고 바라봤다.
아드리아누스 센터장은 인도네시아에서 주식뿐 아니라 채권 투자도 점차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인도네시아 10년물 국채를 기준으로 시중금리는 현재 6.5% 수준인데 인도네시아에서도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점차 6.2%, 5.7%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다”며 “그러면 국채의 가격은 오르게 되므로 인도네시아 국내 투자자들도 점차 채권을 찾게될 것이다”고 말했다.
▲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KB밸버리증권 본사. <비즈니스포스트>
한편 인도네시아의 젊은 세대도 점차 자본시장 투자에 대한 관심도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 이전에 인도네시아 증시에서 개인투자자 비중은 30%에 그쳤다. 그러나 코로나19를 거치며 인도네시아 증시도 크게 반등하자 개인들 사이에서 주식투자에 대한 열기가 한 차례 불었다.
아드리아누스 센터장은 “앞으로 인도네시아 국민들의 소득이 늘어나면서 주식 투자 참여도 계속 확대될 것이다”며 “증시 개인투자자 비중이 55% 수준까지 늘어날 것”이라 말했다.
인도네시아 개인투자자들은 약 90%가 인도네시아 증시에만 투자할 정도로 국내 증시를 향한 충성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늘어나는 개인투자자 비중이 향후 인도네시아 증시의 탄탄한 버팀목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증시에 관심을 가지는 투자자들이 주목하면 좋은 업종으로는 소비재, 제조업, 인프라(사회기반시설)가 꼽혔다.
아드리아누스 센터장은 “프라보워 당선인의 목표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현재 5% 수준에서 5.6% 수준까지 올리는 것인데 이를 위해 무상점심 정책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며 “정부가 대대적 무상점심 정책을 시행하면서 관련 소비재주들의 투심이 들썩일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제조업에 대해선 “인도네시아는 1차 원료 생산 위주의 원초적 산업구조에서 어느정도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중간급 산업구조로 발돋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또한 국내에서 소비되는 물건은 국내에서 생산하는 ‘자급자제’가 정부 정책의 큰 뿌리이다”고 말했다.
인프라(사회기반시설) 업종에 대해서도 “인도네시아 정부는 2010년대부터 인프라에 재정을 투입했으나 코로나19가 발발하면서 그 재정을 의료 분야로 많이 돌려놨다”며 “그러나 신수도 건설 등을 포함해 조만간 다시 인프라에 대한 재정 투입이 시작될 것이다”고 예상했다.
▲ 인도네시아에는 한국 증권사들이 많이 진출해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자카르타 중심지 SCBD의 트레져리타워 건물 간판에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등 다수의 한국 증권사의 로고가 보인다.
구체적 지수나 종목을 소개해 달라는 질문엔 'LQ45지수'를 알려줬다.
이 지수는 인도네시아 증시에서 규모가 가장 큰 45개 기업으로 구성돼 있으며 증시 시총의 72~75%를 차지하고 있어서 사실상 인도네시아 증시 전반을 추종하는 효과를 갖는다. LQ45 가운데서도 은행주가 4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드리아누스 센터장은 국내투자자들에게는 생소한 개념인 와끄프(waqf)도 소개했다.
와끄프는 이슬람 율법 내에서 일종의 자선기부 같은 것인데 투자소득의 2.5%를 사회를 위해 기부하는 개념이다.
아드리아누스 센터장은 “외국인투자자는 와끄프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이는 무슬림들에게만 적용되며 그마저도 정부가 강제하고 있지 않다”며 “전적으로 자율적인 것이며 와끄프를 내면 세액공제 혜택으로도 돌아오는 등 투자에서 우려할 요소는 아니다”고 말했다.
KB밸버리증권은 KB증권의 인도네시아 법인이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 31억1300만 원을 거뒀다. 지난해보다 77% 늘면서 수익성 개선에 시동을 걸고 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