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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LCC 개편 대응 셈법 복잡해진다, 대명소노 항공업계 '메기' 될 조짐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4-10-16 15:5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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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저비용항공사(LCC) 선두주자인 제주항공이 업계 개편에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데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대명소노그룹이 항공업 진출을 타진하려는 모습을 보이면서 업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이 인수합병(M&A) 등 전략을 재수립해야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떠오른다.
 
제주항공 LCC 개편 대응 셈법 복잡해진다, 대명소노 항공업계 '메기' 될 조짐
▲ 대명소노그룹의 항공업 진출을 시도함에 따라 제주항공의 저비용항공시장 개편에 대응 셈법도 더 복잡해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제주항공 비행기. 

16일 항공업계와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 두 곳에서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함에 따라 저비용항공업계의 개편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명소노그룹의 핵심 계열사 소노인터내셔널은 최근 이사회를 통해 에어프레미아 2대 주주인 제이씨에비에이션 제1호 유한회사 지분 2억4407만773주(지분율 50%)를 약472억 원에 취득하기로 의결했다. 

제이씨에비에이션 제1호 유한회사는 에어프레미아를 투자대상회사로 한 투자목적회사(SPC)로 에어프레미아 지분 26.95%를 들고 있다. 

대명소노그룹은 나머지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도 확보한 상태인데 잔여 지분까지 확보하면 에어프레미어의 2대 주주가 된다. 현재 에어프레미아 최대주주는 지분 30.4%를 쥐고 있는 AP홀딩스다.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의 2대 주주(지분 26.77% 확보)이기도 하다. 최대주주인 예림당 쪽(29.74%)과 지분 차이가 크지 않다. 예림당은 티웨이항공 지분 29.02%를 쥐고 있는 티웨이홀딩스의 최대주주이자 자체적으로도 티웨이홀딩스 지분 1.72%를 보유하고 있다.  

아직까지 대명소노그룹은 항공사 지분 확보를 통해 기존 숙박·레저사업과 전략적 시너지를 도모한다는 정도의 태도를 표명하고 있을 뿐 항공사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해 경영권을 완전히 인수하는 데에 선을 긋고 있다. 

다만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는 거액의 현금을 항공사 지분 확보에 투입한 만큼 결국엔 경영권을 인수하는 수순으로 갈 것이란 관측이 많다.

향후 전개될 수 있는 시나리오도 여러 가지다.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를 모두 인수해 양쪽을 합병할 수도 있지만 조건을 따져보며 한 곳만 인수할 수도 있다. 

상황에 따라 단순히 2대 주주로 있는 시기가 길어지거나 기존 최대주주와 공동경영체제를 구성할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   

대격변을 앞두고 있는 저비용항공업계로서는 대명소노그룹의 항공업 진출이 업황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거대 저비용항공사(메가 LCC) 출현이 임박한 상황에서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새로운 변수가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마무리되면 그 아래 저비용항공사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통합돼 거대 저비용항공사가 출현할 것으로 보인다. 

현 시점에서는 항공기 41대를 보유한 제주항공이 기단 규모 측면에서 최대 저비용항공사이지만 진에어(30대), 에어부산(22대), 에어서울(6대)이 합쳐지면 단숨에 제주항공을 넘어선다. 

여기에 대명소노그룹 역시 제주항공의 시장 지위를 흔들 수 있는 막강한 경쟁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대명소노그룹이 지분을 확보한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의 보유 항공기는 각각 36대와 6대로 두 항공사가 통합된다면 제주항공의 기단 규모를 넘어선다. 

제주항공으로서는 시장 위상 약화와 노선 경쟁 심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이다.  

제주항공은 다른 저비용항공사 인수합병(M&A)을 통해 시장 개편에 대응할 가능성이 거론되곤 했는데 대명소노그룹의 항공업 진출 시도는 제주항공의 인수합병 청사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전달한 CEO메시지를 통해 “항공사에 투자한 사모펀드들의 투자 회수 시점을 알 수 없지만 향후 인수합병 기회가 왔을 때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인수합병 가능성을 내비친 적이 있다. 

그런데 매물로 나올 수 있는 저비용항공사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대명소노그룹이 두 곳의 일정 지분을 취득한 만큼 제주항공의 인수합병 선택지도 축소됐다고 볼 수 있다. 인수합병 시장에서 제주항공의 협상력이 약화될 여지도 있다. 
 
제주항공 LCC 개편 대응 셈법 복잡해진다, 대명소노 항공업계 '메기' 될 조짐
▲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에 이어 에어프레미아 2대 주주 지위도 얻었다. 사진은 에어프레미아 항공기.

일각에서는 대명소노그룹이 항공업과 관련해 어떤 구상을 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진 게 없는 만큼 단순히 두 회사의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한 것만으로는 영향을 가늠하는 게 시기상조란 의견도 나온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항공업은 대외 변수가 미치는 업황 영향이 커서 자칫 인수 금액의 몇 배씩 현금을 투입해야 할 수도 있는 데다 시장 개편의 불확실성도 있는 상황이라 대명소노그룹이 직접 경영에 나설까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는 기종이 달라 통합하더라도 시너지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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