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2024-10-14 15: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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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준호 패션그룹형지 부회장(오른쪽)이 8월27일 형지엘리트의 중국 합자법인 상해엘리트 본사를 방문해 장양삥 총경리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형지엘리트>
[비즈니스포스트] 최준호 패션그룹형지 총괄부회장이 글로벌 패션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 부회장은 최근 자회사인 패션제화기업 형지에스콰이아에 글로벌 금융전문가로 평가받는 인물을 사장으로 선임했다. 형지엘리트의 중국 시장 입지 확장을 위해 적극적 투자도 진행하는 등 한국 이외의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에 힘을 쏟는 모습이 감지된다.
14일 유통업계에서는 최 부회장이 형지엘리트 대표에 선임되며 2세 경영을 본격화한 이후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국내 패션업계는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소비침체가 장기화되며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최 부회장은 이에 대한 돌파구로 적극적 해외 공략을 통한 시장 다각화 전략을 채택한 것으로 판단된다.
형지에스콰이아가 최근 사장으로 장해일 사장을 선임한 것 역시 해외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으로 읽힌다.
장 사장은 미국 워싱턴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졸업해 한국예탁결제원 경영전략기획부장, 국제서비스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형지에스콰이아에 따르면 장 사장은 글로벌증권대차시스템, 외화증권홈트레이딩시스템 인프라 구축 등 자본시장 글로벌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한 글로벌 금융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형지에스콰이아가 해외 시장에 첫 걸음을 내딛는 데 적합한 인사라는 평가가 패션그룹형지 안팎에서 나온다.
장 사장 역시 취임사에서 형지에스콰이아를 글로벌 토털 패션제화기업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준호 부회장이 장 사장에게 해외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임무로 줬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최 부회장은 9월30일 패션그룹형지의 주요 계열사인 형지엘리트의 대표로 선임되며 2세 경영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이후 첫 행보가 형지에스콰이어의 해외 진출과 관련돼있다는 점에서 최 부회장이 그리고 있는 그룹의 방향성은 해외 인지도 확대쪽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최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패션그룹형지 총괄부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왔다.
형지엘리트는 중국 빠오시니아오 그룹의 계열사 보노와 함께 설립한 상해엘리트를 내세워 중국 프리미엄 교복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최 부회장은 8월 중국 상해엘리트 본사를 방문해 신출 물류창고를 견학하고 현지 직원들과 소통하며 사업 확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 부회장의 해외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 최준호 패션그룹형지 총괄부회장이 5월27일 대한상공회의소 상의회관에서 열린 ‘제8차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했다. <패션그룹형지>
상해엘리트는 3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24 상하이패션위크’의 키즈패션위크 ‘2024키즈웨어’에도 참가했다. 참석한 업체 가운데 교복 브랜드로는 상해엘리트가 유일하다.
상해엘리트는 최 부회장이 기획 단계부터 중국 소비자의 취향과 선호색상 등을 분석해 제품을 선정했으며 무대에 오를 제품 및 순서까지 직접 챙길 정도로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최 부회장은 패션위크 기간 직접 중국 국제학교를 방문해 엘리트 교복을 입은 학생을 만나보는 등 현지 소비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적극적 행보도 보이고 있다.
최 부회장의 이러한 행보는 성과로 연결되고 있다.
상해엘리트의 2023년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연결기준 매출은 183억 원을 기록했다. 이전 회계연도와 비교해 15% 성장한 수치다.
상해엘리트는 8월 기준 연간 납품목표의 100%를 달성했으며 연말까지 매출 목표치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 부회장은 앞으로도 현지 시장 입지를 확대하기 위해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패션그룹형지는 전했다. 상해엘리트 신축 사옥 내 대규모 교복 쇼룸 운영 및 상하이 교복 박물관 건립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외에 베트남, 라오스,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최 부회장은 최근 동남아시아 지역 출장에서 현지 국제학교 등을 직접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회장은 8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글로벌 섬유패션산업 전시회인 ‘프리뷰 인 서울2024’에 단독 부스로 참가해 중국을 넘어 베트남, 인도 등 글로벌 시장 진출 및 확대에 대한 계획도 직접 밝혔다.
최 부회장은 총괄부회장으로 승진하기 전인 지난해 4월에도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순방에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동행한 것을 시작으로 베트남과 폴란드, 인도네시아 등을 차례로 방문하며 경제외교에 동참하는 등 ‘글로벌 형지’를 위한 꾸준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패션그룹형지의 자회사 까스텔바작은 지난해 태국 유통기업 센트럴그룹과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한데 이어 형지엘리트는 4만여 개의 현지 업체가 소속된 인도네시아 유통협회와 업무협약을 맺으며 동남아시아 진출의 포석도 마련해둔 상태다.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의 장남인 최준호 부회장은 2011년 패션그룹형지에 입사해 실무 역량을 다져왔다. 2018년 그룹 통합구매생산 총괄본부장, 2020년 공급 운영부문 대표 등을 역임했다.
2021년 5월 까스텔바작 대표에 선임돼 경영 일선에 나서기 시작했으며 같은 해 12월 패션그룹형지 사장에 올랐다. 2023년 11월 패션그룹형지 부회장으로 승진한데 이어 2024년 9월 형지엘리트 대표이사에 오르며 2세 경영을 공식화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