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4-10-0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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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크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의 성공을 잇는 차세대 수익원을 찾기 위해 성공 가능성이 높은 유망한 지적재산권(IP)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IP 확보 과정에서 불거지고 있는 지적재산권 소송 등 법적 잡음은 향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가 유망 IP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계단식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스케일업 더 크리에이티브' 전략을 세우고, 차세대 유망 IP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전략은 새로운 게임을 제작하기 위해 개발 스튜디오에서부터 IP를 확보하고, 자사의 운영 노하우를 더해 IP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핵심이다.
김 대표는 지난 2월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올해는 이 전략이 첫 결실을 맺는 해"라며 "크래프톤의 계단식 성장을 위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 말부터는 다크앤다커 모바일을 시작으로 내년 중 딩컴 모바일, 서브노티카2 등 크래프톤이 확보한 IP 기반의 작품들이 연이어 출시되면서 성장 전략의 성공 여부가 가시화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4분기 출시 예정인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개발사 아이언메이스가 제작한 중세 판타지풍 던전 탐험게임 '다크앤다커' IP를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8월 다크앤다커의 IP에 대한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하고 모바일 게임 개발에 돌입했다.
캐주얼 생활 시뮬레이션 게임 '딩컴 모바일'은 호주의 1인 개발자 제임스 벤던이 제작한 패키지 게임 '딩컴'을 모바일화한 기대작이다. 크래프톤은 2023년 10월 모바일 버전에 대한 계약을 맺고 본격 개발을 시작했다.
오는 11월에는 국제 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 2024에 딩컴 모바일을 비롯한 신작들을 출품하고 관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또 크래프톤은 오픈월드 생존게임 '서브노티카'의 후속작인 '서브노티카2'도 개발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앞서 2021년 개발사 언노운월즈의 지분 100%를 5900억 원을 들여 확보하면서 서브노티카의 IP를 확보했다.
이 밖에 향후 기대작으로 꼽히는 '눈물을 마시는 새'도 이영도 작가의 한국형 판타지 '눈물을 마시는 새'의 IP를 구매해 2026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작품이다.
크래프톤이 이처럼 다양한 인디게임 개발사에 투자하거나 IP를 확보하는 것은 배틀그라운드에 이은 차세대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 크래프톤은 차세대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 유망한 지적재산권(IP)을 적극 확보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대표작 배틀그라운드을 앞세워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매출 대부분이 한 게임에 의존하는 구조는 향후 불안요소가 될 수 있다.
기존 유망한 IP를 확보하는 것은 게임 흥행 비용을 줄이기 위한 게임 업계의 보편적 전략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크래프톤의 IP 확보 과정에서 일부 작품들이 연달아 표절 논란에 휘말리면서, 크래프톤 역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 2일 일본 게임 개발사 포켓페어와 '팰월드' IP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팰월드는 독특한 세계관과 게임성에 힘입어 25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연초 게임업계에서 크게 주목받았던 타이틀이다.
다만 팰월드의 포켓몬스터의 게임 시스템과 외형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일각에서 논란을 제기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닌텐도가 포켓페어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 결과나 닌텐도의 추가 소송제기에 따라 크래프톤의 팰월드 모바일화 개발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게임 업계의 특허권 기준이 주관적인 특성 상 소송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크래프톤은 법적 불확실성을 감수하며 팰월드 모바일 개발 라이선스를 취득했다"고 말했다.
크래프톤이 모바일 버전을 개발하고 있는 다크앤다커 IP 역시 넥슨과 저작권 소송에 얽혀 있다. 넥슨은 개발사 아이언메이스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와 영업비밀 도용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고 3년째 법적 공방을 이어오고 있다.
▲ 닌텐도는 자사 대표 지식재산권(IP)인 '포켓몬스터'와 관련된 특허권 침해를 이유로 오픈월드 생존게임 '팰월드'의 개발사 '포켓페어'에 소송을 지난 9월 제기했다. <닌텐도>
넥슨 측은 아이언메이스가 개발한 다크앤다커가 자사의 영업비밀을 유출한 작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1심 소송이 진행중이며 이달 중 1심 판결이 내려질 전망이다.
법적 분쟁 자체가 크래프톤에 미칠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특허, 저작권 소송에 얽혀 있는 IP를 잇달아 품으면서 기업 이미지 훼손과 소송 결과에 따라 확보한 IP의 미래 불확실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크래프톤이 게임 개발 외 저작권과 법적 문제로 연달아 불필요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며 “소비자 역시 저작권 침해에 민감해지고 있는 만큼, 향후 기업의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