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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휴전’ 끝낸 민주당, 김건희 특검법안 처리로 ‘심리적 탄핵’ 프레임 강화

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 2024-09-19 15: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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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더불어민주당이 우원식 국회의장 중재로 일주일 미뤘던 김건희 특검법안과 채상병 특검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하며 대여공세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추석연휴를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동반 하락한 가운데 민주당의 특검법안 처리가 정부여당에 정치적으로 더욱 큰 압박을 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추석 휴전’ 끝낸 민주당, 김건희 특검법안 처리로 ‘심리적 탄핵’ 프레임 강화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이 19일 국회의장실에서 우원식 국회의장(가운데) 주재로 만나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는 김건희 특검법안, 채상병 특검법안, 지역화폐법 개정안 등 3개 쟁점법안이 국민의힘이 표결을 보이콧한 가운데 의결됐다. 

이에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은 3개 쟁점 법안 표결을 지난 12일 진행하자는 민주당의 요청을 뒤로 미뤘는데 이날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의장실에서 만나 안건 상정 방침을 내놨다.

추 원내대표는 3자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애초 9월26일 본회의에서 안건처리를 하기로 합의한 일정이 있는데 갑자기 의사일정 만들어 강행하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 본회의 표결을 거부했으나 비판 여론을 의식해 각 법안별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은 진행하지 않았다.

본회의를 통과한 세 가지 쟁점법안 가운데 가장 정치적 파장이 큰 법안은 김건희 특검법안이다. 김 여사의 총선 공천 개입 의혹이 연이어 불거져서다.

뉴스토마토는 이날 김건희 여사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에 개입했다는 요지의 내용이 담긴 명태균 씨의 통화 내용 녹취를 보도했다.

이를 통해 이 매체는 김영선 전 의원이 2022년 6월 재보궐 선거에서 경남 창원에 공천을 받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4·10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의 경남 창원 재공천이 무산된 뒤 경남 김해로 지역구를 옮기는 과정에도 명 씨가 대통령 부부와 상의했다는 내용도 전했다.

민주당 관점에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나온 전주 손 모씨의 유죄 판결에 이어 김건희 특검법안을 밀어붙일 또 하나의 명분이 만들어진 셈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 여사와 같은 전주 역할을 한 손 모씨가 유죄를 받으면서 김 여사도 기소돼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민주당은 주가조작 의혹에 이어 새로 불거진 공천 개입 의혹을 놓고 김 여사의 관련 여부를 특검으로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2022년 6월 국회의원 재보선 공천에 개입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사실이라면 명백한 범죄고 철저한 수사를로 진실을 밝혀내야한다”며 “윤 대통령이 왜 그렇게 기를 쓰고 김건희 특검을 거부하는지 그 이유가 더욱 명확해졌다, 말 그대로 죄를 지었기 때문에 특검을 거부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도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김건희 여사는 이미 지난 4월 총선에서 김영선 전 의원의 지역구 이동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 이번에 추가로 제기된 의혹에는 대통령까지 연루됐고 정황도 훨씬 구체적이라 더 이상 모호한 변명으로 넘길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만일 윤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가족 방탄’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20%대 초반으로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윤 대통령 지지율에 더욱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자신과 배우자의 범죄 혐의 수사를 방해하기 위한 거부권 행사는 아무런 정당성도 설득력도 가질 수 없다”며 “윤 대통령이 또다시 특검을 거부한다면 정권 몰락을 앞당길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추석 휴전’ 끝낸 민주당, 김건희 특검법안 처리로 ‘심리적 탄핵’ 프레임 강화
▲ 김건희 여사가 19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공식 방문에 동행하며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김건희 특검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뒤 재표결이 이뤄지면 부결될지 여부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정무조정실장인 김우영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김건희 특검법안 통과 가능성을 두고 “(김 여사를 향한) 국민 여론이 사실상 임계점을 넘어가고 있기 때문에 여당에서도 추락하는 기차에 동반 탑승해 같이 추락할 것이냐, 민심의 경종을 함께함으로써 정치적 생명을 유지할 것이냐를 실제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희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MBC 정치인싸에서 “의료대란도 진척이 없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안에) 거부권을 발동했을 때 8명만 찬성해도 재의결 될 수 있기 때문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여론도 김건희 여사에 관한 특검이 필요하다는 쪽이 훨씬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1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 논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찬성한다'가 62%로 '반대한다'(30%)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여기에 '특별검사를 제3자가 추천하는' 내용이 담긴 채상병 특검법안도 애초 이런 아이디어를 꺼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게 정치적인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이 심각하게 이반된 상황에서 김건희 특검법안 등을 발판삼아 대여공세를 강화함으로써 윤석열 정권을 향한 비판적 여론을 더욱 강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야권 일각에서 ‘심리적 탄핵’ 또는 '탄핵'이란 표현이 나오는 점도 이러한 의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으로 여겨진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의 공천 개입은 범죄고 대통령 배우자의 공천 개입은 두말할 나위 없다”며 “공천 개입 사실이 확인되면 윤 대통령 탄핵의 '스모킹건'(직접증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국갤럽에서) 국정지지율 20%가 나오는 상황은 사실상 지금 대안을 기다리는 그런(심리적 정권교체) 상태로 갔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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