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0년간 120조 투자, 장재훈 "2030년 연간 555만 대 판매 목표"

▲ 현대자동차가 2033년까지 10년간 120조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28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24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장재훈 현대차 사장이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가 향후 10년간 연평균 12조 원, 총 120조 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현대차는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2024 CEO 인베스터데이’를 열고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현대차의 새로운 중장기 전략 ‘현대 웨이’를 발표했다.

회사는 2024년부터 2033년까지 10년간 총 120조5000억 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지난해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했던 10년간(2023~2032년) 투자액 109조4000억 원 대비 10.1% 늘어난 것이다.

현대차는 이같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2030년 555만 대 연간 판매량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3년 판매 실적 대비 약 30% 이상 많은 것이다. 이를 위해 해외 사업장 생산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2033년까지 추가로 100만 대 생산능력을 확보키로 했다.

특히 전기차는 2030년 200만 대 판매를 달성, 전체 자동차 판매 비중의 약 36%를 채울 것이라고 회사는 밝혔다. 주요 시장인 북미에서 69만 대, 유럽에서 46만7000대를 판매할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자체 개발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지속 개선해 늘어나는 하이브리드 차 수요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준중형·중형 차급 중심으로 적용됐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소형·대형·럭셔리 차급까지 확대, 기존 7차종에서 14차종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을 늘리기로 했다. 제네시스의 경우 전기차 전용 모델을 제외한 전 차종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제공키로 했다.

앞으로 양산할 하이브리드 차량은 스마트 회생제동, 차량 외부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V2L 기능 등 하이브리드 특화 프리미엄 기술을 적용한다. 

이와 함께 2028년에는 하이브리드차 133만 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올해 4분기 가동을 앞둔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는 아이오닉 5,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이오닉 9 등의 전기차 외에도 하이브리드 차량을 생산한다.

현대차는 세계적 전동화 속도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EREV(Extended Range Electrified Vehicle)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EREV는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장점을 각각 적용한 차량으로, 전기차와 같이 전력으로 구동하지만 엔진이 전기를 생산해 배터리 충전을 지원하는 차다. 

또 전기차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주행 상품성을 적용하고, 완충할 경우 최대 900km 이상 주행이 가능토록 하는 등 EREV가 전동화 전환의 가교 역할을 맡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EREV는 2026년 말 북미와 중국에서 양산을 시작해 2027년부터 본격 판매를 시작한다. 북미 시장에는 EREV 가운데 현대와 제네시스 브랜드의 D급(중형) SUV 차종을 우선 투입하기로 했으며, 연간 8만 대 이상의 판매 목표를 세웠다.

아울러 배터리 역량 강화도 적극 추진한다.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유일하게 배터리 시스템 전 라인업을 확보한 글로벌 기업으로서 배터리 셀 경쟁력을 높이고, 배터리 안전 기술을 고도화한다. 이를 위해 회사는 2030년까지 보급형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개발키로 했다. 

배터리 안전 관련 기술의 고도화도 꾸준히 추진한다.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의 배터리 이상 사전진단 기술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회사는 ‘모빌리티 게임체인저’를 제시하면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개발과 다양한 모빌리티 신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현대차는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율주행 기술의 구현이 가능하도록 자율주행 데이터 수집과 동시에 자동으로 AI 모델을 학습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있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자율주행 차량을 제어할 수 있도록 안정성과 신뢰성이 확보된 자율주행 컴퓨팅 하드웨어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이와 함께 수소에너지 기술과 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에너지 모빌라이저’ 전략도 공개했다. 미래 에너지 패러다임이 수소로 전환되는 시기에 준비된 에너지 사업자로서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HMGMA에 친환경 물류체계를 올해 말까지 도입하고, HMGMA를 중심으로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키로 했다. 또 트램, 선박, 경비행기, 발전기, 중장비 등 다양한 분야로 연료전지 시스템 라인업을 확대키로 했다.

현대차는 이같은 목표를 위해 10개년 간 120조5천억 원을 투자키로 했으며, 2030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 10% 이상을 달성하는 내용의 중장기 재무 전략도 공개했다.

10년 투자 계획은 구체적으로 △R&D 투자 54조5000억 원 △설비투자 51조6000억 원 △전략투자 14조4000억 원 등이다.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현대 웨이는 불확실한 시장 환경 속에서 지속 가능한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한 현대차만의 유연한 대응 체계"라며 "모빌리티와 에너지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대차는 완성차 제조를 넘어, 다양한 모빌리티로의 확장을 추진해 게임 체인저의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며 “에너지 사업자 역할도 강화해 수소 사회를 실현함으로써 에너지 전환 시기에 글로벌 톱 티어 리더십을 지속할 수 있는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