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수력원자력과 지적재산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한수원의 체코 원전 수주에 이의를 제기했다.
웨스팅하우스는 26일(현지시각) 보도자료를 통해 체코 전력청이 두코바니 원전 2기 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수원을 선정한 일을 두고 체코 반독점국에 진정(appeal)을 냈다고 밝혔다.
▲ 웨스팅하우스가 한수원의 체코 원전 수주와 관련해 체코 반독점국에 진정을 냈다. 사진은 체코 두코바니 원전. |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이 체코 신규원전 입찰에서 제시한 APR1000과 그 원형인 APR1400 설계는 웨스팅하우스가 특허를 보유한 2세대 시스템80을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수원이 원천기술을 소유하지 않기 때문에 웨스팅하우스의 동의 없이 체코에 기술을 양도하고 재허가할 권리가 없다는 것이다. 또 미국 정부로부터 원전 기술을 수출하기 위한 승인을 받을 권리도 웨스팅하우스에게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웨스팅하우스는 체코 신규원전 노형으로 AP1000를 제안했으나 입찰 조건을 맞추지 못해 최종 입찰에서 배제됐다.
웨스팅하우스는 AP1000이 완전 수동 안전 시스템과 모듈식 구조 설계 등을 갖춰 세계에서 유일하게 가동 중인 3세대 원자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P1000 대신 APR1000을 채택하면 기술을 불법적으로 사용하게 될 뿐 아니라 체코와 미국에서 창출되는 수만 개 일자리가 한국으로 옮겨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웨스팅하우스는 “국제 중재와 미국내 소송을 통해 지적재산권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겠다”며 “중재 결과는 2025년 하반기 이후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웨스팅하우스는 2022년 10월 한수원을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냈다. 지난해 9월 연방지방법원에서 각하 판결이 나왔으나 웨스팅하우스가 항소해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이 외에도 웨스팅하우스와 한수원은 대한상사중재원을 통한 국제 중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한수원은 7월 체코 두코바니 지역에 신규원전 2기를 짓는 사업 입찰에서 프랑스전력공사(EDF)를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우선협상자 선정 직후에도 웨스팅하우스는 입장문을 내 한수원이 허가받지 않은 기술을 사용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