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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 한국 양궁 이끈 정의선의 경영 리더십, 대담성 혁신성 포용성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4-08-19 14: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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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 한국 양궁 이끈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45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의선</a>의 경영 리더십, 대담성 혁신성 포용성
▲ 지난 3일(현지시각)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개인 시상식 직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 두번째)이 남수현, 전훈영, 임시현 선수를 축하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대한양궁협회>
[비즈니스포스트] 한국 양궁이 최고의 성과를 거둔 '2024 파리 올림픽' 계기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경영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대한양궁협회 회장 직을 맡고 있는 정의선 회장은 기업 경영을 양궁에 접목해 한국 양궁이 오랜 기간 동안 세계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달성하고, 비인기 종목임에도 대중적 신뢰와 폭넓은 지지를 이끌어냈다.

19일 경영학계 등에 따르면 양궁을 통해 보여준 정의선 회장 경영 리더십의 핵심적 요소로 대담성, 혁신성, 포용성 등 세 가지가 꼽힌다.

정 회장은 할아버지인 정주영 선대회장, 아버지인 정몽구 명예회장이 구축한 양궁 발전 기반을 더 고도화시켜 단기적 성과에 연연하기보다는 대담하게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글로벌 스포츠 환경의 변화에 혁신적 전략으로 대응하며, 양궁인들과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신뢰를 강화했다.

먼저 '한국 양궁의 중장기 발전'이라는 비전을 수립하고 리스크를 감내한 '대담한 행보'가 한국 양궁의 본질적 경쟁력을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의선 회장은 공정한 선발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공정하고 투명한 운영 원칙을 계승·발전시켰다. 

대한양궁협회의 공정하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더 확고히 한 것이다.

단기적 성과도 중요하지만,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야 오랜 기간 강자의 지위를 유지하고 더욱 성장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한양궁협회에는 지연, 학연 등 파벌로 인한 불합리한 관행이나 불공정한 선수 발탁이 없고, 국가대표는 이전의 성적은 배제되고 철저하게 현재의 경쟁을 통해서만 선정된다.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서는 3차에 걸친 선발전과 2번의 평가전을 거친다. 과녁에 최종적으로 꽂힌 점수만이 기준이 된다. 

전 국가대표들은 선발전이 국제대회보다 더 피말리는 경쟁이라고 입을 모은다.

우수 선수 육성 체계도 강화했다. 가능성 있는 인재들을 미리 찾기 위해 2013년 초등부에 해당하는 유소년 대표 선수단을 신설해 장비, 훈련을 지원했다. 

이를 통해 '유소년대표(초)-청소년대표(U16)-후보선수(U19)-대표상비군(U21)-국가대표'에 이르는 우수 선수 육성 시스템을 체계화했다.

이번 파리 올림픽 3관왕에 오른 김우진 선수는 '한국 양궁이 강한 이유'를 묻는 외국 기자의 질문에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거쳐 실업팀까지 모든 선수들이 운동 계속하며 나아갈 수 있는 체계가 확실히 잡혀 있고, 공정한 협회가 있어 항상 모든 선수들이 동등한 위치에서 함께 경기를 치를 수 있다"며 "무엇보다 협회장(정의선)께서 한국 양궁이 어떻게 하면 세계적인 위상을 굳건히 지킬 수 있을지 고민하고 계속 지원하며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 덕분"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장기적 시각으로 양궁의 대중화를 추진하고 있다. 양궁이 올림픽의 대표적인 금메달 획득 종목에서 더 나아가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대중 스포츠로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대한양궁협회는 현대모비스, 현대제철과 함께 초·중등 정규 교육과정에 양궁 수업을 포함시키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또 국내 최대 규모의 양궁대회인 '현대자동차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를 개최하고, 생활체육대회 및 동호인 대회 창설 등 양궁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양궁을 통해 국제 스포츠 외교를 주도하며 세계 양궁 선진화 및 한국 양궁의 영향력 강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정 회장은 아시아양궁연맹 회장을 5연속 연임하며 경제적 여건이 열악한 국가들에 선수 육성을 위한 예산과 장비를 지원하도록 했다. 또 순회 지도자 파견, 코치 세미나 개최 등 다양한 발전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아시아 양궁을 한 단계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 최강' 한국 양궁 이끈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45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의선</a>의 경영 리더십, 대담성 혁신성 포용성
▲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맨 오른쪽)이 지난 1일 파리 앵발리드에 있는 양궁 연습장을 찾아 양창훈 여자 양궁 대표팀 감독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한양궁협회>
정 회장이 새로운 시각과 전략을 통해 글로벌 스포츠 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응한 '혁신성'을 강조해온 점도 관심을 끈다.
 
일례로 정 회장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대회가 끝난 직후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 연구개발(R&D) 기술을 선수들 훈련과 장비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지 검토하자고 제안했다. 

대한양궁협회 회장사인 현대차그룹은 즉시 현대차·기아 연구개발센터를 주축으로 양궁협회와 함께 기술 지원방안을 협의해 나갔다. 현대차그룹은 2016년 리우대회를 위해 기술 지원을 하게 됐고, 전 종목 금메달을 획득하는 성과를 냈다. 이후 대회 때마다 새로운 훈련 장비와 기술들을 적용했고, 이번 파리대회를 위해서는 개인 훈련을 도와주는 로봇을 비롯해 기존 기술은 업그레이드하고, 보다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장비 등을 지원했다.

아울러 실전에서 겪을 다양한 상황을 사전에 파악하고, 새로운 기술과 훈련법을 도입했다. 

소음 속에서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야구장·축구장 훈련과 실제 경기장을 재현한 연습경기장에서 실전보다 더 실전처럼 연습하는 한국 양궁의 훈련 방식도 이런 과정에서 탄생했다.

도쿄 올림픽 때부터 양궁경기에 '심박수 중계'가 도입되자 비접촉 방식으로 선수들의 생체정보를 측정하는 '비전 기반 심박수 측정 장비'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사전에 대비하도록 했다.

정 회장이 '포용성'을 바탕으로 선수를 비롯한 양궁인들과의 진정성 있는 소통을 통해 조직 내 소속감 형성과 신뢰를 구축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의선 회장은 현장을 중시한다. 양궁에서도 마찬가지다. 주요 국제 대회 때 마다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을 직접 응원하고 격려했다.다. 2005년 대한양궁협회장 취임 이후 주요한 국제대회는 모두 참석했다.

현장에서의 스킨십뿐 아니라 선수들이 마음껏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세심한 부분까지 구성원 개개인을 배려하고 존중한다는 게 한국 양궁계의 평가다.

이번 파리대회에서 남자 단체전 상대가 개최국 프랑스로 정해지자 긴장한 선수들에게 "홈팀이 결승전 상대인데 상대팀 응원이 많은 건 당연하지 않느냐. 주눅들지 말고 하던 대로만 하자. 우리 선수들 실력이 더 뛰어나니 집중력만 유지하자"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또 여자 개인전에서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전훈영 선수를 별도로 찾아 대회 기간 내내 후배 선수들을 이끌고 자신의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한 것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정의선 회장은 평소에도 종종 선수들과 만나 격의 없이 식사를 함께 하며 소통하고, 블루투스 스피커, 태블릿PC, 마사지건, 카메라, 책 등을 선물하기도 했다.

대한양궁협회 관계자는 "한국 양궁의 발전이라는 협회장의 명확한 비전에 대한 공감대와 현장과 협회간 역할의 균형을 통해 구축된 신뢰를 바탕으로 파리대회 전 종목 석권이라는 성과를 이끌어 냈다"며 "협회도 정의선 회장의 진심, 철학, 원칙들이 왜곡없이 온전히 현장에 전달될 수 있도록 '혈액이 모세혈관을 타고 온 몸으로 흐르듯이' 시간이 아무리 걸리더라도 현장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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