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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정기선 vs 한화 김동관' 실적 희비, 한국형 구축함 수주전 치열해진다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 2024-07-29 16: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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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245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기선</a> vs 한화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810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동관</a>' 실적 희비, 한국형 구축함 수주전 치열해진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왼쪽)과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오른쪽)이 올 상반기 조선사업에서 상반된 성적표를 받아들며 희비가 엇갈렸다. 올 하반기 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 수주 여부에 따라 두 부회장의 희비는 한 번 더 엇갈릴 전망이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올해 상반기 엇갈린 조선사업 성적표를 받아든 ‘절친’ 정기선 HD현대 부회장과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하반기 방산 수주를 놓고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약 7조8천억 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KDDX) 수주를 놓고 두 그룹의 신경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어, 누가 수주하느냐에 따라 두 부회장의 희비가 다시 한 번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양사가 참여한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수행업체 선정을 앞두고, HD현대와 한화 측이 서로 자사에 유리한 방식으로 계약방식을 정해야 한다며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KDDX 구축함 사업은 전체 사업비 7조8천억 원을 들여 2030년까지 선체, 전투체계, 다기능 레이다 등 핵심 무기체계와 무장에 모두 국내기술이 들어간 국산 구축함 6척을 만드는 사업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현재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방산업체 지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화오션은 ‘경쟁입찰’을, HD현대중공업은 ‘수의계약’을 각각 염두에 두고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KDDX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수의계약을 통해 상세설계를 수행하는 게 통상적 관례라는 입장이다. HD현대중공업은 앞서 KDDX 기본설계를 맡았다. 반면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의 과거 이력을 문제삼아 경쟁 입찰을 해야한다는 입장이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7일 왕정홍 전 방위사업청장과 자사가 유착관계라는 허위사실이 유포돼 피해를 보고 있다는 참고인 의견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회사 측은 “KDDX 사업과 관련한 협력업체 선정 시점은 기본설계가 상당히 진행된 2022년 하반기로, 2019년 9월 이뤄진 보안사고 감점 개정과 그로부터 3년 뒤에 일어난 선정을 연관짓는 건 논리적 비약”이라며 “2020년 12월 퇴임한 왕 전 청장이 특정 업체를 협력업체로 선정했다는 것도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HD현대중공업이 과거 KDDX 기본설계 사업 입찰에 앞서 ‘기밀 유출 사건’에 연루됐음에도, 방사청이 ‘보안사고 감점 규정을 삭제해 HD현대중공업이 KDDX 기본설계 사업자로 선정됐다는 한화오션의 주장에 대한 반박이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현재 왕 전 청장을 조사하고 있다. 관건은 왕 전 청장이 HD현대중공업의 청탁을 받아 보안사고 감점 규정을 변경했는지 여부다. 조사 결과에 따라 한 쪽 주장에 설득력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정 부회장과 김 부회장이 올해 상반기 조선(상선) 사업에서 상반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 수주여부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은 수주 여부에 따라 해양방산 맞수인 두 회사의 향후 함정사업의 명운을 가를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사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이 해양 방산 사업에서 격차를 더 벌리거나, 한화오션이 이 분야 사업에서 만회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과 김 부회장은 한 살 차이 동년배로 재계에서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따라 조선 시장에서 대결구도를 형성해 둘 사이의 경쟁에 재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각각 경영승계를 추진하고 있는 두 부회장은 조선과 방산 사업 성과에 따라 향후 그룹 후계자 입지를 더 탄탄히 다질 수 있기 때문이다.
'HD현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245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기선</a> vs 한화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810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동관</a>' 실적 희비, 한국형 구축함 수주전 치열해진다
▲ HD현대중공업이 2023년 7월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국국제해양방위산업전에서 최초 공개한 한국형 차기 구축함 조감도.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6조6155억 원, 영업이익 3764억 원으로 호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21.3%, 영업이익은 428.7% 각각 늘어났다. 

HD현대삼호가 9.7%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계속 유지하면서 HD현대중공업의 영업이익률도 5.0%로 높아졌다. HD현대미포는 흑자전환하는 등 산하 조선 3사의 수익성이 개선됐다.

수주실적 역시 올해 연간 수주목표 135억 달러를 7월말 이미 달성하는 등 조선업 호황에 제대로 올라탄 모양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연결기준 조선업 수주잔고(매출 기준)는 6월말 기준 500억500만 달러로 2027년까지 일감을 넉넉히 확보한 상황이다.

이에 비해 한화오션은 올해 2분기 다시 적자에 빠졌다. 회사는 올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5361억 원, 영업손실 96억 원을 기록했다. 

컨테이너선 인도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L/D) 600억 원, 선표 변경에 따른 고정비 증가 600억 원, 사외 협력사 외주비 지출 400억 원 등의 비용요인이 영향을 미쳤다.

회사는 지난해 영업손실 1965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 433억 원으로 분기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2분기 다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수주현황을 보면 올해 상반기 상선에서 수주액 50억7천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2023년 연간 수주액을 넘어섰다. 상반기 말 수주잔고는 232억2천만 달러다.
 
'HD현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245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기선</a> vs 한화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810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동관</a>' 실적 희비, 한국형 구축함 수주전 치열해진다
▲ 한화오션이 지난 6월13일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 종합학술대회'에 전시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모형. <한화오션>

하지만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오션의 수주잔고는 여전히 경쟁사 대비 아쉬운 수준”이라며 “순수 상선 기준 수주잔고는 삼성중공업의 76.9%, HD현대중공업의 85.2% 수준에 그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수주 잔고대로면 2026년 인도 수는 28척으로 2025년 35척보다 감소한다”며 “물리적으로 2026년 납기를 제시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주선가 상승을 감안하더라도 상선부문에서 2025~2026년 실적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화오션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 상선 사업에서 안정적 흑자를 달성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KDDX 구축함 등 방산 사업에서 수주가 절실해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김동관 부회장이 KDDX 수주로 상선 사업에서 구겨진 자존심을 되찰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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