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기자 taeng@businesspost.co.kr2024-07-02 16:5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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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주요국 선거로 국제 정세가 급변하는 가운데 태양광, 풍력 등 국내 신재생에너지주의 주가 움직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정세변화가 신재생에너지업종에 불리할 것이 없다며 주가 반등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 글로벌 정세변화로 한화솔루션 등 태양광 업종과 풍력 업종에 유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대표 태양광 관련주인 한화솔루션 주가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35.32% 하락했다.
4월 말 저점을 찍은 뒤 6월 초까지는 반등했으나 유럽 등지에서 극우 성향 정치세력이 약진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
풍력 대표주인 씨에스윈드 주가도 올해 들어 34%가량 하락하면서 국내 신재생에너지 투심이 전반적으로 얼어붙은 상태다.
올해 들어 국내 대표 태양광과 풍력 관련주 주가가 크게 내린 원인으로는 글로벌 정세변화가 꼽힌다.
유럽에서 극우정당이 세력을 키우고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친환경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유럽과 미국 등 글로벌 주요국이 정책 변화로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줄이면 국내 업체들 역시 실적에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신재생에너지주 주가가 중장기적으로는 다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 걸쳐 극우 세력이 득세하고 있지만 이들이 공약에서 내세우는 만큼 기존 친환경 정책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달 27일 열린 미국 대선후보 1차 토론에서 기후정책 관련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증권업계는 주목했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연설을 살펴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무조건적으로 전통 에너지만 추구하는 모습은 아니다”며 “1차 토론 이후 기후 정책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부정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럽에서도 마찬가지로 친환경 정책에 큰 변화는 없을 거라는 의견이 나온다. 최근 유럽의회 선거에서 의석수를 크게 늘린 극우정당이 기존 정책을 되돌리기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사모펀드사 슈로더스그린코트(Schroders Greencoat)의 투자담당역 카린 카이저는 인프라스트럭쳐인베스터 기고문에서 “친환경 정당들이 여전히 다수석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다양한 기존 친환경 법안들을 폐지하려면 유럽의회에서 압도적인 다수석이 필요하지만 극우정당들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친환경 정책 추진에 제동이 걸릴 수 있지만 유럽 각국에서도 친환경 법안들이 이미 널리 추진됐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추세에 변화는 없을 것이다”고 봤다.
이와 동시에 전세계적으로 친환경 에너지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구온난화로 아프리카, 인도 등지에서 폭염이 날로 심해지고 있어 냉방용 전력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이같은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선 신재생에너지 가운데 태양광이 가장 효율적으로 평가된다.
영국 매체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태양광 에너지 전력 생산량은 10년 마다 10배씩 증가해 2030년대 중반에 이르러 가장 많은 전력을 생산하는 전력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석탄, 석유, 가스 등 기존 에너지원과 달리 공급원이 무제한적이라는 점에서 경제성도 탁월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미 인도 정부는 ‘2030년 신재생 에너지 발전 용량 500기가와트(GW) 달성’ 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김근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인도에서 이례적 폭염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확대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장기적 에너지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선 신재생 에너지 개발이 필수적 상황으로 태양광, 풍력발전 등 설비 건설이 적극 진행될 것”이라 내다봤다.
한화솔루션은 북미 시장에서 기대감이 하반기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대 경쟁국인 중국산 태양광 패널들이 견제받으면서 한화솔루션이 반사수혜를 본다는 것이다.
위정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이후 반 우회관세 유예조치 종료, 추가적 동남아산 반덤핑, 상계관세 조치로 북미 내 태양광 모듈 수입은 감소할 것”이라며 “동시에 예상치를 웃도는 북미 태양광 설치량이 이어지며 한화솔루션의 모듈 수급이 개선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 씨에스윈드는 블라트를 통해 유럽 해상풍력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사업을 하는 OCI홀딩스도 미국 시장에서 강한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비중국산 폴리실리콘에 대한 가격 프리미엄이 유지되고 있다”며 “미국 태양광시장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전력수요가 급증하면서 예상보다 강한 설치 수요가 올해 이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풍력 대표주인 씨에스윈드는 유럽에서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씨에스윈드는 덴마크 풍력기업 블라트(Bladt)를 지난해 말 인수해 유럽 해상풍력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블라트의 사업성과가 부진했으나 중국을 제외하고 전세계 해상풍력 시장 1위인 영국에서 정치 분위기가 바뀌면서 씨에스윈드가 수혜를 볼 것으로 점쳐진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영국 노동당의 집권이 가시화하고 있는데 2030년까지 해상풍력 목표량을 50GW에서 60GW로 높이고 이를 위한 정부 기구를 설립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며 “유럽 해상풍력 기자재 수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씨에스윈드가 큰 수혜를 볼 것이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