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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 5년 만에 경영평가 등급 하락, 취임 1년 함진규 안전·재무 어깨 무거워

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 2024-06-27 15: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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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2023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등급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한국도로공사가 B등급으로 내려온 것은 2018년 이후 5년 만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해 사망사고가 늘어난 데다 실적 후퇴를 겪었다. 취임 2년 차를 보내고 있는 함 사장으로서는 안전과 재무 개선 노력 모두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도로공사 5년 만에 경영평가 등급 하락, 취임 1년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221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함진규</a> 안전·재무 어깨 무거워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2023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5년 만에 등급 하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27일 기획재정부의 2023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들 가운데 상위권 평가등급 자리바꿈이 일어났다.

2023년도 평가에서 국토부 산하 공기업에서 유일하게 우수(A) 등급을 받은 것은 2단계 뛴 인천국제공항공사다.

지난해에는 이 자리에 2019년부터 4년 연속으로 A등급을 받은 한국도로공사가 위치해 있었다. 국토부 산하 공기업 가운데 한국도로공사는 2022년도에는 유일한 A등급이었고 이전에는 한국부동산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과 함께 A등급을 받았다.

함진규 사장에게는 2023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가 매우 아쉬울 수밖에 없다.

함 사장은 지난해 2월 취임해 사실상 2023년 한 해 내내 한국도로공사를 이끌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평가에서 5년 만에 등급 하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2023년도 경영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함 사장이 앞으로 짊어져야 할 과제는 안전 문제가 가장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한국도로공사에서 발생한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 수는 6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수를 크게 줄인 2022년과 비교하면 다시 안전관리 측면에서 취약점을 드러낸 것이다.

한국도로공사의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 수를 보면 2019년 9명, 2020년 8명, 2021년 9명이었다 2022년 3명으로 감소했다. 기존 목표 8명에 절반도 미치지 않는 숫자였다.

지난해 사망자 가운데 3명은 경찰조사 결과 운전자 과실로 발생한 교통사고가 원인이며 보상 형태에 따라 산업재해 사고로 집계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매년 같은 기준이 적용되고 있는 점, 교통사고를 제외하더라도 사망사고가 3건이나 발생했다는 점에서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도로공사가 경영평가에서 A등급을 받고 사망사고를 크게 줄인 2022년에도 세부항목 가운데 ‘안전 및 재난관리’ 분야에서는 아주미흡(E0) 등급을 획득한 것을 고려하면 2023년에도 안전 분야에 관한 지적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함 사장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앞서 4월 발표된 공공기관 안전관리등급에서도 등급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안전관리등급은 경영평가에 반영된다.

한국도로공사는 2023년도 공공기관 안전관리등급 보통(3등급)을 받았다. 2022년도 양호(2등급)에서 1단계 하락하며 다시 2021년 수준으로 돌아갔다.

기획재정부는 한국도로공사가 2022년도 평가에서 건설현장 안전신호등 사업을 통해 사망자를 전년보다 크게 줄인 것이 등급 상승의 주요 요인이었다고 짚었다. 이를 고려하면 2023년도 사망자가 다시 증가한 것이 안전관리등급 및 경영평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이에 함 사장은 2023년도 경영평가에 따른 후속조치로 경고조치를 받기도 했다. 사망사고가 발생한 10개 기관 가운데 현재까지 재임하고 있는 기관장 8명에 포함됐다.

다만 교통사고 사망자만 놓고 보면 함 사장 취임 이후에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해 창립 이래 교통사고 사망자 역대 최저치를 달성한 성과를 얻었다.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보면 2018년 227명, 2019년 176명, 2020년 179명을 나타낸 뒤 2021년 171명, 2022년 156명에서 지난해 150명까지 3년 연속 축소됐다.

한국도로공사는 대국민 안전문화 캠페인, 취약지점 교통안전시설 확충, 위험차량 단속 및 신고제도 운영 등 종합대책을 시행해 고속도로 사망자를 줄이는 데 성공했고 이에 지난해 12월에는 선진교통안전대상 행정안전부 장관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도로공사 5년 만에 경영평가 등급 하락, 취임 1년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221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함진규</a> 안전·재무 어깨 무거워
▲ 함 사장(가운데)이 6월17일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한강터널 건설현장을 방문해 폭염 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 한국도로공사 >

함 사장은 올해 △3대 사고(떨어짐·부딪힘·깔림) 및 작업장 교통사고 등 중대재해 취약분야 집중관리 △소규모 작업장 안전 강화 △안전관리 표준모델 구축 및 관리체계 고도화 등을 안전경영 주요 추진방향으로 삼고 안전사고 예방에 힘쓴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함 사장은 실적 개선 등 재무역량도 키워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0조7280억 원, 영업이익 7888억 원을 거뒀다. 2022년보다 매출은 0.5% 영업이익은 7.6% 감소한 것이다.

2022년에는 코로나19 장기화에도 교통수요가 일부 회복됨에 따라 2021년보다 매출이 소폭 늘고 영업이익이 38.1% 뛰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실적이 뒷걸음질쳤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해 주요 사업인 도로사업 3개(남북축·동서축·순환축) 모두에서 영업이익이 축소됐다. 축소 폭은 모두 합쳐 931억 원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해 도로사업에서 통행량 증가에 따라 매출이 늘었지만 유료도로관리권 상각비가 확대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휴게시설 임대가 호조를 보인 부대사업과 물량이 늘어난 해외사업에서 영업이익을 각각 267억 원과 10억 원 늘렸지만 도로사업의 이익 감소를 메우지는 못했다.

지난해 부채총계는 38조3391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조5091억 원 증가했고 부채비율은 87.3%로 2022년과 비교해 3%포인트 확대됐다.

기재부는 올해 정부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당겨집행 투자액을 부채에서 차감 평가했다.

한국도로공사는 한국수력원자력,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함께 당겨집행 투자액을 부채에서 차감해 평가받았다. 그럼에도 한국도로공사는 이들 가운데 유일하게 경영평가 등급이 하락했다.

함 사장은 1월 신년사를 통해 “사고 우려가 큰 작업 현장에 실효성 있는 예방대책을 마련하고 도로 취약구간을 개선해 국민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며 “해외 수주 활성화 등 성장동력 확보, 지하고속도로의 원활한 추진 등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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