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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특허 무기화 발빠른 행보, 중국 공세에 최대시장 유럽 사수 총력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4-06-03 11: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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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특허 무기화 발빠른 행보, 중국 공세에 최대시장 유럽 사수 총력
▲ LG에너지솔루션이 특허 무기화를 서두르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LG에너지솔루션이 전문기업과 손잡고 라이선스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며 특허 무기화에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CATL을 비롯한 중국 업체들이 특허 출원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는 데다 LG에너지솔루션의 최대 시장인 유럽으로 진출을 확대하고 있어 이를 염두에 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3일 글로벌 지식재산권 전문매체 IAM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유럽 헝가리에 본사를 둔 튤립 이노베이션과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튤립 이노베이션은 특허 전문회사(NPE)로 지식재산권 전문 변호사를 최고경영자(CEO)로 둔 회사로 LG에너지솔루션과 관련한 소송을 담당한다. 

이번 특허 라이선스 계약 체결로 LG에너지솔루션은 특허 로열티 같은 추가 수입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배터리 특허 라이선스 사업을 본격화하는 거라고 보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특허 사용료와 로열티 구조는 공개하지 않았다.

추가 수입 창출 외에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다른 이유로는 중국 배터리 배터리 업체를 포함해 경쟁사를 견제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점이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4월24일 배터리 특허 무단침해를 이례적으로 경고한 지 불과 1달여 만에 특허 라이선스 사업을 본격화할 정도로 속도를 내고 있다.
 
LG엔솔 특허 무기화 발빠른 행보, 중국 공세에 최대시장 유럽 사수 총력
▲ 4월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 전기자동차 학술대회 및 전시회(EVS37)장에서 한 관람객이 E101A셀 등 LG에너지솔루션의 파우치형 배터리 기술을 살펴보고 있다. < LG에너지솔루션 >
이한선 LG에너지솔루션 특허센터장은 IAM와 인터뷰에서 “후발주자들의 고의적인 특허 무단사용이 증가하고 있다”라며 “이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언급한 기술적 후발주자로는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우선 지목된다. 

CATL은 업력으로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의 후발주자이나 배터리 사용량 기준에서 세계 1위 업체다. CATL은 유럽 현지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어 LG에너지솔루션의 글로벌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나온다.

유럽 시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지역별 매출 비중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우수한 가격 경쟁력을 보이는 CATL을 비롯한 중국 기업들이 헝가리 등 유럽에 공장을 설립해 제품 생산을 시작한다면 유럽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수주 물랑을 가져갈 공산이 크다.

CATL은 이미 독일에 이어 헝가리에 73억 유로(약 10조9250억 원)를 들이는 유럽 최대 배터리 공장을 신설하고 있다. 벤츠와 BMW, 스텔란티스와 폴크스바겐 등 현지 고객사에 공급이 예정됐다.
 
LG엔솔 특허 무기화 발빠른 행보, 중국 공세에 최대시장 유럽 사수 총력
▲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공장에서 한 작업자가 배터리팩 관련 공정에 투입된 모습. < LG에너지솔루션 > 
LG에너지솔루션이 유럽에 본사를 둔 튤립 이노베이션과 특허 라이선스 사업에서 협업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튤립 이노베이션은 전 세계에서 라이선스 소송을 담당하지만 미국 등 각 지역마다 지식재산권 법 체계가 다른 점을 고려하면 우선 유럽에서 활동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모기업인 LG화학이 1990년대부터 다수의 2차전지 기술을 확보해 특허 경쟁력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故)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의 선견지명에 힘입어 선제적으로 기술 개발에 성과를 내 LG에너지솔루션이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선두를 놓고 경쟁할 기술적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특허 출원 개수만 5만8천여 건에 이르는데 세계 시장에서 압도적 선두를 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전기차 배터리 기술이 상향 평준화 되면서 중국 업체들을 견제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시장에서 경쟁사들에 차별화된 강점을 당장 보이기 어려운 상황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이미 보유한 기술을 무기화하려는 수순을 밟는 것으로 읽힌다.

CATL과 같은 중국 배터리 기업들 또한 자체 특허 출원수를 빠르게 늘려 나가고 있다는 점 또한 LG에너지솔루션으로서는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2023년 기업별 세계 지식재산권기구(WIPO) 특허 출원건수 증가율 순위는 CATL이 576.32%로 1위다. 

CATL은 같은 기간 연간 출원건수 기준으로도 1799건을 기록해 1423건의 LG에너지솔루션을 추월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누적 특허 건수는 압도적이지만 CATL의 특허 확대는 심상치 않은 수준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LG에너지솔루션으로서는 최대 시장인 유럽을 중심으로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특허 생태계를 조성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보도자료에서 “유럽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 후발주자들이 무임승차를 통해 진입하려 하고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만큼 LG에너지솔루션이 앞으로 ‘특허 무기화’ 전략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공산이 커 보인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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