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알테쉬 공습'에 국회서 머리 맞댄 민관정, "역직구 플랫폼 지원과 규제완화 필요"

▲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국 플랫폼의 국내 시장 진출에 따른 유통·제조업의 위기'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우경필 중소벤처기업부 사업영역조정과 과장, 윤영범 산업통상자원부 온라인유통TF팀 과장, 박진용 건국대학교 교수, 정연승 단국대학교 교수, 이정희 중앙대학교 교수,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이동일 한국유통학회 회장, 옥경영 숙명여대 교수, 구진경 산업연구원 박사, 백운섭 한국플랫폼입점사업자협회 회장.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국내의 경쟁력 있는 플랫폼 보유는 단순한 자국 국적의 ‘기업 플랫폼’이 아니라 국가 플랫폼을 확보하는 문제이며 이는 국가안보와도 직결된다. 이에 국가 차원의 디지털 플랫폼 지원 정책 수립 및 실행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연승 단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국 플랫폼의 국내 시장 진출에 따른 유통·제조업의 위기’ 토론회에서 국가 차원의 플랫폼 지원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주최와 한국유통학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온라인쇼핑협회 주관으로 중국 플랫폼 진출에 따른 국내 유통·제조업계의 위기 극복방안을 함께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정연승 단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박진용 건국대학교 교수가 발제자로 참석했다. 이정희 중앙대학교 경제학부 교수가 좌장으로 참가했으며 옥경영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구진경 산업연구원 박사, 백운섭 한국플랫폼입점사업자협회 회장, 윤영범 산업통상자원부 온라인유통TF팀 팀장, 우경필 중소벤처기업부 사업영역조정과 과장이 패널 토론에 참여했다.

최근 중국 이커머스에 관한 많은 관심을 증명하듯 이날 국회 의원회관 세미나실에는 많은 취재진들이 몰렸다.

전문가들은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이커머스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플랫폼 지원뿐 아니라 정부의 국내기업 역차별 해소를 위한 적극적 제도개선과 중소상공인 및 제조사의 역량 등도 과제로 남아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정연승 교수는 국내 플랫폼 경쟁력 강화방안 가운데 하나로 역직구 플랫폼 역량 강화를 위한 정부의 직접적 지원을 꼽았다.

정 교수는 “현재 전 세계적인 한류 열풍으로 한국 브랜드 상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러한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국내 역직구 플랫폼을 정부 차원에서 육성하려는 노력이 병행돼야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와 관련한 몇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먼저 국가 차원의 온라인 세일 행사를 확립해 국내 역직구 플랫폼을 해외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으로 노출시켜야한다”며 “해외 소비자들이 많이 방문하는 정부 유관 해외사이트 내에 국내 역직구 플랫폼을 홍보하고 자체적 소비자 대상 직접 판매(D2C) 역직구 플랫폼을 육성하려는 제조사를 대상으로 솔루션을 지원하는 방안도 있다”고 말했다.

백운섭 한국플랫폼입점사업자협회 회장은 국내 플랫폼에 대한 규제 완화를 촉구했다.

백 협회장은 “현재 플랫폼은 중소 규모의 구매대행업자 및 수입업자에게 중요한 판로가 되고 있으며 플랫폼의 인적, 물적 인프라를 통해 해결하고 있는 부분들이 상당히 많다”며 “국내 플랫폼 사업에 대한 지원은 못해줄망정 지속적인 규제를 통해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국내 중소상공인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플랫폼에 대한 규제가 완화된다면 국내 플랫폼 경쟁력이 높아지게 되고 이로 인해 국내 이커머스 산업이 발전하는 선순환이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플랫폼 산업 육성과 함께 국내 판매자들이 처해있는 역차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연승 교수는 “한국 판매자가 중국에서 물건을 매입해 한국에서 판매할 때는 관부과세와 KC 인증 취득비용 등이 붙지만 알리와 테무 등 직구플랫폼은 이러한 적용을 받지 않는다”며 “현재 국제우편으로 들어오는 150달러 미만 해외직구 제품은 관부과세가 없지만 국내 판매자는 그렇지 않아 오히려 역차별 상황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결국 최종 판매가격 차이가 발생해 국내 판매자 입지가 점차 감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장] '알테쉬 공습'에 국회서 머리 맞댄 민관정, "역직구 플랫폼 지원과 규제완화 필요"

▲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국 플랫폼의 국내 시장 진출에 따른 유통·제조업의 위기'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관계자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이동일 한국유통학회 회장, 이정희 중앙대학교 교수,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비즈니스포스트>

백운섭 협회장도 정부 규제에 따른 역차별이 해소돼야한다는 의견에 힘을 실었다.

백 협회장은 “수입 관련 규제들이 강화되면 규제 집행력의 차이로 결국 국내 사업자들만 규제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소비자 안전 강화라는 정책적 목표에는 동의하나 이러한 규제가 국내 중소 규모의 구매대행, 병행수입, 수입유통업자 등에게만 강력히 적용돼 오히려 국내 산업 경쟁력 약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구진경 산업연구원 서비스미래전략실 실장은 각종 관부가세 등으로 역차별이 발생한 점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그것이 가격 경쟁력 차이가 급격히 벌어진 근본 원인은 아니라고 짚었다.

구 실장은 “통관비용, 관부가세, 물류비, 각종 검사비와 인증비 등이 부과된 세금으로 인해 중국 플랫폼과 국내 플랫폼간 제품 가격 차이가 발생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국내 유통 구조적 문제와 이로 인해 발생하는 거래비용으로 세금 및 각종 부담금을 상회하는 수준의 가격차이가 발생하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유통 플랫폼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플랫폼사업자에 대한 직접지원보다는 플랫폼 생태계 건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현재 중국 플랫폼이 국내에 상륙한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러한 성장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에 관해 회의적 시선도 나왔다. 실제 이커머스 4월 이용자 수를 살펴보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모두 이용자 수가 소폭 감소했다.

정연승 교수는 “국내 소비자들은 합리적이면서도 비합리적이다”며 “가격, 품질, 배송기간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소비한다는 점은 합리적이지만 가격이 저렴하더라도 일정기준 이상의 품질을 바란다는 점에서는 비합리적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렇게 국내 소비자는 가격이 저렴하더라도 낮은 품질의 제품을 용인하지 않는 측면이 있어 중국 플랫폼의 초저가 상품 구매가 일회성으로 그치는 경우도 빈번하다”고 설명했다.

옥경영 숙명여대 교수도 이러한 견해에 힘을 보탰다.

옥 교수는 “가성비라는 단어 자체가 좋은 품질이라면 낮은 가격의 제품을 선택한다는 의미”라며 “처음 구매를 할 때는 초저가기 때문에 품질에 대한 기대치가 낮지만 소비가 축적되면서 품질에 대한 불만은 늘어나기 마련이다”고 말했다.

또한 “반복구매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아무리 저가라 하더라도 기대품질은 충족돼야한다”며 “결국 품질이 기대에 충족되지 않으면 소비자들은 이탈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를 개최한 박수영 의원은 “중국 플랫폼의 국내 시장진출은 중소 유통·제조사에게 위협이자 새로운 사업환경을 열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며 “오늘 세미나를 통해 중국 플랫폼의 국내 진출에 따른 다양한 문제점을 짚어본 만큼 앞으로 국내 온라인 유통시장을 발전시킬 수 있는 정책적 지원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