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의료현장의 목소리는 묵살하고 2000이라는 숫자에 목맨 증원은 의료재정을 더욱 고갈시키고 각종 불필요한 진료로 환자들은 제물이 될 것입니다."

장범섭 서울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25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본관에 붙인 사직 이유를 담은 대자보에서 이렇게 적었다. 이날부터 전국 의대 교수들이 낸 사직서의 효력이 발생한다.
 
"연봉 3억~4억은 어불성설", 서울대 의대 교수가 그만두는 진짜 이유

▲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방사선종양센터 외래 병동에 있는 장범섭 교수 진료실 문 앞에 환자들에게 전하는 자필 대자보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전문의 취득 후 6년째 매년 계약하고 있다는 장 교수는 `환자분들께`로 시작하는 글에서 “저는 환자분들을 성심껏 대했다”며 “누구 말처럼 연봉 3억∼4억 원은 어불성설이며 정부의 낮은 수가로 환자는 5분 진료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 교수 출신인 김윤 더불어민주연합 당선인이 총선 전 방송토론회에서 "전문의를 마친 뒤 군대까지 다녀오면 35살 무렵이 되는데, 35살에 전문의가 돼서 받는 연봉이 3억~4억이다"고 말한 것을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장 교수는 "현재 대한민국 의료는 정치적 이슈로 난도질당하고 있다"며 "대학병원에는 아무도 남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개인적 회의감과 피로감도 호소했다.

장 교수는 "불혹의 나이에 얻은 각종 질병과 함께 개인 생활을 희생하면서도 응당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미련하게 살아온 모습이 오히려 어리석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와 함께 "참된 의사를 교육하는 병원의 교수로 있다는 것에 큰 회의감과 무기력함을 느껴 사직서를 일단 제출했다"며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적었다.

장 교수는 끝으로 "대한민국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는 현 정부보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