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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만에 중동전쟁 가능성, 고유가·고물가·고환율 쓰나미로 세계경제 대혼란 공포 커져

김승용 기자 srkim@businesspost.co.kr 2024-04-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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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만에 중동전쟁 가능성, 고유가·고물가·고환율 쓰나미로 세계경제 대혼란 공포 커져
▲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드론과 미사일 공격 후인 14일 이란 시민들이 테헤란 영국 대사관 앞에서 이란과 팔레스타인 깃발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이란이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각) 이스라엘에 대규모 보복 공격을 감행함에 따라 50년 만에 중동대전이 발발할 가능성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란에 재차 보복 공격에 나서고, 중동의 친 이란 무장세력들이 대거 반 이스라엘 전쟁에 참전하는 중동대전으로 확전한다면, 가뜩이나 침체를 겪고 있는 세계 경제가 유가 폭등, 인플레이션, 금융시장 요동, 환율 폭등 등으로 대혼란을 겪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NBC와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이란이 지난 13일(현지시각) 밤부터 14일 오전까지 이스라엘을 겨냥해 미사일과 드론(무인기) 200발 이상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하가리 대변인은 "이란이 자국 영토에서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지대지 미사일 수십발을 발사했다"며 "미사일 대다수는 우리 방공체계에 의해 이스라엘 국경 밖에서 요격됐다"고 했다. 이스라엘 측 피해는 경미하다고 그는 밝혔다.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한 것은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래 사실상 처음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14일 즉각 전시내각 회의를 소집하고, 이란 공격에 대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는 뚜렷한 원칙을 결정했다"며 "우리는 우리를 해치는 자들을 누구든 해칠 것"이라고 이란 보복 공격을 시사했다. 

이스라엘의 한 당국자는 미국 CNN방송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안보내각이 전쟁내각에 이번 사태 대응을 결정하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쟁·안보 내각회의 뒤 곧바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이스라엘의 어떤 반격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미국 현지 매체가 백악관 고위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14일 주요 7개국(G7) 정상들을 소집해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과 관련한 주요국 입장을 조율하겠다고 13일 성명을 통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이란의) 이번 공격을 규탄한다"며 "이스라엘의 방어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주 미군 항공기와 탄도미사일 방어 구축함을 지역에 전개했다"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도 14일 긴급회의를 열고,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전례 없는 공격과 중동의 긴장 고조 문제 등을 논의키로 했다.

이스라엘이 미국 등 동맹국은 물론 유엔 안보리의 이란 보복 반대에도 불구하고 재차 보복 공습에 나선다면 전선이 중동 전체로 확산할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여온 팔레스타인의 무장정파 하마스 외에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등 중동 내 친이란 무장세력이 이스라엘 공격에 참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50년 만에 5차 중동대전이 벌어지게 된다.

중동대전이 발발하면 유가가 폭등하고, 세계에 다시 한번 고물가 찬바람을 몰고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이 더 늦어지고, 고금리에 세계 각국 경제는 더 침체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이란이 중동 지역 원유 수출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을 차단할 경우, 세계 각국 원유 공급로가 막히면서 최악의 경우 1973년 발생한 '오일쇼크'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0년 만에 중동전쟁 가능성, 고유가·고물가·고환율 쓰나미로 세계경제 대혼란 공포 커져
▲ 지난 1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모니터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중동 확전은 수출 의존도가 80% 이상인 우리나라 경제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중동 사태에 따른 긴급 경제·안보 회의를 열었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이 국제 안보·경제 상황과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에서 범정부 차원의 국제 유가, 에너지 수급, 공급망 관련 분석·관리 시스템을 밀도 있게 가동하라고 지시했다.

참석자들은 중동 불안으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으며, 국제 유가와 환율 움직임에 따른 파급 효과를 예의주시하고, 공급망과 고물가 등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민첩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회의에는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김영호 통일부·신원식 국방부·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등이 참석했다.

또 이날 정부는 최상목 부총리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습과 관련해 긴급 '대외경제점검회의'를 열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오전 열린 '관계기관 합동 상황점검회의' 결과를 보고 받고 "향후 사태 전개 양상에 따라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이 커질 수 있다"며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을 매일 가동해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24시간 면밀히 모니터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외 충격으로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과 괴리돼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되는 경우 정부의 필요한 역할을 다하겠다"며 "실물경제 동향 점검도 한층 강화해달라"고 주문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최남호 2차관 주재로 에너지, 공급망, 수출 등과 관련한 긴급점검회의를 개최, 이란을 통해 수입하는 원유 수급 상황에 변화가 없는지 점검하고, 국내 수출 기업들의 해상 물류·운송 등에 차질은 없는지 집중 점검했다.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이란-이스라엘 무력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국제 유가는 금새 배럴당 120∼130달러대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중동 확전으로 국내 수출 기업의 물류·운송 길이 막히면서 공급망 위기도 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치솟으며 국내 기업들의 수입 원가 상승에 따른 고통도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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