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론이 일반 D램과 낸드플래시 대신 HBM 메모리에 생산 역량을 집중하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점유율을 따라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마이크론 HBM3e 메모리 홍보용 이미지. <마이크론>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마이크론이 엔비디아와 AMD 인공지능(AI) 반도체에 활용되는 HBM 메모리에 역량을 집중하며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 투자를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론의 전략 변화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HBM 메모리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 부담을 키울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반도체업황 개선을 이끈다는 점에서 긍정적 변수로 꼽힌다.
27일 대만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현재 주요 고객사와 2025년까지 공급해야 할 HBM 메모리 수주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된다.
HBM 메모리반도체는 데이터 전송 대역을 키워 일반 D램보다 높은 성능을 구현하는 제품이다. 주로 엔비디아와 AMD의 GPU(그래픽처리장치) 기반 인공지능 반도체에 쓰인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며 HBM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3대 메모리 제조사들 사이 경쟁이 치열해졌다.
디지타임스는 인공지능 분야에서 HBM 메모리 이외에 DDR5 규격 D램과 낸드플래시 기반의 서버용 SSD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반도체 업황 개선을 이끌고 있다고 전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 평균 가격이 올해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며 반도체기업들의 실적 개선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디지타임스는 마이크론이 HBM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일반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다른 메모리반도체 생산 역량을 희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바라봤다.
D램 또는 낸드플래시 생산 설비에 들이는 투자를 축소하고 HBM 메모리에 자금 여력을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이크론의 이러한 전략은 메모리반도체 공급 부족을 이끌어 평균 가격 상승을 유도하는 메모리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자연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업황 호조에 따른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만 한국 반도체기업이 선점하고 있던 HBM 반도체 시장에서 마이크론과 더욱 치열한 경쟁을 앞두게 됐다는 점은 부담요인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디지타임스는 “마이크론은 엔비디아에 공급할 24GB 용량의 HBM3e 메모리 양산을 2월 말 발표하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경쟁사에 앞서나가게 됐다”고 보도했다.
HBM3e 메모리는 엔비디아가 출시할 신형 인공지능 반도체에 활용되는 새 규격의 반도체다.
마이크론이 해당 제품의 수요를 선점하고 투자를 집중해 생산 능력을 공격적으로 늘린다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HBM 시장 성장에 수혜를 보기는 그만큼 어려워진다.
디지타임스는 마이크론이 2025년까지 생산할 HBM 메모리 물량이 대부분 이미 판매된 상황이라며 인공지능 관련 시장 성장에 기회를 잡아가고 있다고 바라봤다.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론의 전략 변화에 따라 D램과 낸드플래시 업황 개선으로 반사이익을 볼 수 있지만 신성장동력인 HBM 메모리 시장에서는 더욱 치열한 경쟁을 앞두게 된 셈이다.
디지타임스는 “HBM은 (메모리반도체 제조사에) 매우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전문가들은 마이크론이 올해 HBM 시장에서 점유율을 점차 늘려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