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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기후솔루션 탄소중립 세미나, "유럽·미국 수출 위해 친환경 철강 집중"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4-03-19 14: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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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기후솔루션 탄소중립 세미나, "유럽·미국 수출 위해 친환경 철강 집중"
▲ 1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린 '탄소중립 사회:우리나라 산업의 과제와 전략' 세미나에서 발언하는 이재윤 한국산업연구원 박사.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현재 글로벌 시장에 6억 톤 이상의 과잉 철강 설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미국 지속가능한 글로벌 철강·알루미늄 협정(GSSA) 등에 대응 전략을 마련해 통상 마찰을 피해야 한다.”

이재윤 한국산업연구원 박사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에서 탄소 관세 장벽이 높아지고 있다며 한국 철강업계도 서둘러 친환경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 CBAM은 2026년부터 본격적 시행을 앞두고 있으며 미국 GSSA도 2025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협상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기후솔루션은 대한상공회의소와 함께 19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의원회의실에서 이러한 국제 규제 변화에 따른 한국 수출기업들의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탄소중립 사회:우리나라 산업의 과제와 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게오르크 슈미트 주한 독일대사, 마이크 피어스 클라이밋그룹 RE100 대표이사, 김주진 기후솔루션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재윤 박사는 “CBAM이 시행된다면 초기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2030년부터 부담이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이산화탄소 배출과 관련한 비용 증가는 물론 유럽에서 퇴출된 물량이 한국으로 유입되는 등 악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현재 유럽에 두 번째로 많은 철강 물량을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따라서 2026년부터 CBAM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수출이 줄어들고 비용은 늘어나는 등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

구체적으로 보면 2026년 한국의 철강 수출 물량은 2022년 대비 2.9% 감소하고 2030년에는 10.4%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이 박사는 “GSSA에는 올해 말 미국 대선이 불확실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되면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로 GSSA를 확장하려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CBAM은 유럽연합에 수출되는 철강, 시멘트, 전력, 비료, 알루미늄, 수소 등 품목의 생산 과정에서 배출한 온실가스만큼 배출권을 구매해야 하는 제도다.

GSSA는 미국에서 논의되고 있는 제도로 지정된 기준치를 초과해 온실가스를 배출한 철강, 알루미늄 제품에 관세를 부과한다.

그는 한국 철강업계에 자연히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상황 변화에 따른 위기별 기회요인, 해외 수출 경로 등 영향을 미리 파악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한국 철강산업 전략과 현황에 대한 발제를 맡은 김다은 산업통상자원부 사무관은 철강 친환경 전환과 관련한 한국 정부의 단기 및 장기 대응 방안을 설명했다.

그는 “산업부는 단기적으로 전기고로에 활용할 철 스크랩(고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관련 규제를 완화했고 공급사를 제약하는 요인을 대폭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현장] 기후솔루션 탄소중립 세미나, "유럽·미국 수출 위해 친환경 철강 집중"
▲ 이준호 고려대학교 신소재공학과장. <비즈니스포스트>
철 스크랩은 환경부 규정상 폐기물로 분류돼 폐기물 관리법 규제를 받았으나 지난해부터 환경부와 산업부가 추진한 규제 완화에 따라 순환자원으로 지정됐다. 현재는 폐기물 관련 규제를 대부분 적용받지 않고 있다.

김 사무관은 “산업부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철 스크랩에 객관적 등급을 매기고 투명하게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며 “가치사슬 구축을 통해 공급망에 문제가 생겼을 때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2030년까지 수소환원제철을 실증 완료하고 2040년까지 스케일업 과정을 거쳐 2050년에는 현존 고로를 완전히 대체하도록 하겠다”며 “이를 위해 수소환원제철을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는 작업을 마무리했다”고 강조했다.

수소환원제철은 철광석을 철 금속으로 제련하는 과정에서 화석연료 대신 수소에너지를 사용하는 기술이다. 한국에서는 포스코가 2026년까지 실증 제철소를 건립하고 2030년부터 본격적 생산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산업부는 이외에도 유럽 CBAM 시행으로 철강 산업이 관세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에 대비해 철강 워킹그룹을 조성하며 무역장벽과 미국 대선결과에 따른 변동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준호 고려대학교 신소재학과 교수는 온실가스 고배출 제품인 철강을 다른 금속으로 대체할 수 없어 친환경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우리가 지속가능한 미래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은 우리에게 주어진 자원을 활용하는 것밖에 없다”며 “철은 같은 무게의 물과 비교해도 저렴한 물질이라 대체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철강 제조사들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전기고로 방식은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기고로에 사용되는 철 스크랩은 재활용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에서 개발하고 있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이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주장이 이어졌다.

이어 “철은 가격이 저렴하고 생산량이 많으며 가공에 드는 에너지도 적다”며 “철 활용을 제약하는 조건을 어떻게 넘어설 수 있을지가 지속가능한 미래 확보에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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