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2년 9월9일(현지시각) 인텔 오하이오 반도체공장 착공식에서 투자 결정을 환영하는 내용의 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인텔이 미국 애리조나에서 건설하는 반도체 생산공장에 받게 될 정부 보조금 규모가 이른 시일에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정부가 반도체 지원법 시행에 따른 투자 보조금 가운데 인텔에 어느 정도를 할당할지는 삼성전자와 TSMC 미국 파운드리 공장에도 최대 변수로 꼽힌다.
15일 로이터에 따르면 인텔은 이르면 다음 주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고객사와 협력사 관계자들을 초청하는 행사를 개최할 계획을 두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이 참석해 인텔이 받게 될 수조 원대의 보조금을 정식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상무부는 바이든 정부에서 시행하는 반도체 지원법에 따라 보조금을 받게 될 대상 기업을 평가하고 선정해 지원 규모를 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현재까지 미국에 연구센터 및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반도체 제조사에 돌아간 금액은 비교적 크지 않았는데 인텔에는 상당한 규모의 보조금이 지급될 공산이 크다.
인텔은 미국 정부와 100억 달러(약 13조 원) 상당의 지원금에 더해 군사용 반도체 개발 및 생산의 대가로 25억 달러를 추가로 받는 방안을 논의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삼성전자와 TSMC를 향한 보조금도 몇 주 안에 발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TSMC는 애리조나에 각각 첨단 파운드리 생산공장을 신설하고 있다.
상무부가 인텔에 얼마나 많은 보조금을 제공할지는 삼성전자와 TSMC가 받게 될 지원 규모를 예측하는 가늠자 역할을 하게 될 수도 있다.
미국 반도체 지원법으로 책정된 지원 예산 규모는 한정적인 반면 인텔을 비롯한 첨단 파운드리 업체들이 필요로 하는 보조금 규모는 상당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 인텔의 미국 애리조나주 반도체공장 건설 현장. <인텔> |
TSMC는 미국 공장의 가동 시점을 당초 올해 말에서 내년 상반기로 미뤘고 두 번째 공장 착공 시점도 연기했다. 이는 정부 보조금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고려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반면 삼성전자는 연말부터 미국 파운드리 공장 가동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공장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원자재 및 물류비, 인건비 등은 한국 등 아시아 국가와 비교해 매우 높다. 따라서 경제성을 확보하려면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
만약 바이든 정부가 인텔에 예상보다 많은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발표한다면 삼성전자와 TSMC에 돌아갈 몫은 그만큼 줄어들어 공장 운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텔은 미국에 첨단 파운드리 공장을 신설하는 유일한 자국 기업으로 삼성전자나 TSMC보다 더 많은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공공연히 강조하며 여론을 설득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인텔에 반도체 지원 계획을 발표하는 시점이 연말 미국 대선 출마가 공식적으로 결정되는 시점과 맞물리게 됐다는 점도 이번 발표가 주목받는 배경이다.
반도체 지원법은 바이든 정부에서 내놓은 핵심 산업정책 가운데 하나인데 실제로 보조금 지급이 결정되고 실행되는 속도가 예상보다 크게 늦어지며 비판을 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인텔에 과감한 지원을 발표하고 이를 통해 미국이 경제와 안보 영역에서 기대할 수 있는 효과를 강조하며 여론 전환을 시도하려 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인텔이 미국 정부에서 대규모 지원을 받는 당위성을 설득하기 위해 이날 행사에서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은 신규 대형 파운드리 고객사를 최초로 공개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