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력 프리미엄 TV 신제품을 출시하며 올해 TV 주도권 싸움을 시작했다. 

두 기업이 선보인 TV 신제품은 모두 인공지능(AI) 기능을 강점으로 내세웠는데, 경쟁 양상이 AI 기술력 대결로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용석우-LG전자 박형세, 올해 TV 경쟁 키워드는 '인공지능'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이 15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제품 출시 행사 '언박&디스커버 2024'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13일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은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제품 출시 행사 '언박&디스커버 2024'에서 “2024년형 삼성 TV를 통해 AI TV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올해 주력 TV 제품으로 오는 15일 출시하는 2024년형 네오QLED 8K 제품에는 기존 제품보다 2배 빠른 신경망처리장치(NPU)를 가진 '3세대 AI 8K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AI 8K 프로세서는 화질 개선 기능(업스케일링)을 제공한다. 회사가 202명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시청자는 업스케일링 기능이 적용된 4K 콘텐츠의 해상도를 8K 화질의 90% 수준으로 인식했다.

AI가 화면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대상을 자동으로 선별해 뚜렷하게 화질을 개선한다. 야구 중계를 볼 때 타자가 친 공은 뭉개지거나 일그러져 보이지만, AI 기능으로 인해 공을 장면에서 분리한 뒤 세부정보(디테일)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선명하게 표현해준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8K를 지원하는 영상 콘텐츠가 부족한 만큼, 기존 4K급 콘텐츠도 8K 화질로 보여주는 AI 기능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AI는 이외에 영상 왜곡을 줄여주는 기능, 영상 장르를 선별해 최적 설정을 제공하는 기능, 배경소리에서 대화 음성만 강조하는 기술 등을 제공한다.

회사는 몰임감을 높일 수 있는 강력한 AI 기능을 앞세워 최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초대형·프리미엄TV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행사 발표자로 나선 김정현 한국총괄 프로는 “국내 시장에서 삼성 TV의 80인치 이상 시장 점유율은 68.8%, 90인치에서는 99.3%로 삼성전자가 초대형 TV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올해도 다양한 라인업과 차별화한 화질 기술을 바탕으로 초대형 TV 시장 주도권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 사장은 “삼성전자가 올레드(OLED) TV 사업을 시작한지 2년차인 지금 세계 점유율이 23% 정도 된다”며 “국내 77인치 이상 초대형 올레드 TV 시장에서는 이미 경쟁사 점유율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용석우-LG전자 박형세, 올해 TV 경쟁 키워드는 '인공지능'

▲ 2024년형 LG 올레드 에보. < LG전자 >


삼성전자가 출시 행사를 연 이날 LG전자도 고성능 AI 프로세서가 탑재된 신형 TV ‘올레드 에보’와 ‘QNED 에보’를 국내 본격 출시하며 맞불을 놨다. 

LG전자 측은 “올해 LG TV 혁신의 핵심은 AI 성능을 대폭 강화한 신규 프로세서”라며 “강력해진 AI 딥러닝 성능은 물론 이를 뒷받침하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을 한층 높여 선명한 화질과 풍성한 공간 음향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올레드 에보에 적용된 ‘알파11 프로세서’는 기존 제품 대비 4배 개선된 AI 성능을 기반으로 그래픽 성능은 70%, 연산 속도는 30% 향상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AI는 이런 점에 힘입어 프레임 픽셀 단위까지 세밀하게 분석해 화질을 올릴 수 있다. 넷플릭스, 애플TV+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까지 실시간으로 업스케일링하는 기능은 LG TV가 최초라고 회사 측은 주장했다.

‘QNED 에보’의 알파8 프로세서도 기존 알파7보다 1.3배 개선된 화질과 공간 음향을 구현한다. QNED는 액정표시장치(LCD) 제품인 나노셀 TV에 미니 LED 백라이트를 적용해 명암비를 높인 디스플레이다. 

회사는 자체 스마트TV 플랫폼 '웹OS'에 적용한 AI를 통해 개인 맞춤형 기능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화질 모드를 설정할 때 주어진 이미지 가운데 선호하는 것을 고르기만 하면 AI가 이를 분석해 약 8500만 개 모드 가운데 가장 취향에 적합한 화질로 바꿔준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는 세계 TV 시장에서 매출 기준 시장점유율 1위(30.1%)로, 2006년부터 18년 연속 선두를 달리고 있다. LG전자는 2위(16.3%)였다.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 60.5%, LG전자는 19.1%였다.

다만 LG전자는 올레드 TV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점유율 약 53%로, 삼성전자는 22.7%를 기록했다. 

세계 TV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반면 올레드 TV 시장은 전망이 밝다. 시장조사업체 DSCC는 올레드 TV의 출하량이 2027년까지 연평균 14%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