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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패널 가격 하락세 내년까지 이어진다, 한화솔루션 미국 투자도 영향권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4-03-12 14:4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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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패널 가격 하락세 내년까지 이어진다, 한화솔루션 미국 투자도 영향권
▲ 지난달 중국 푸젠성에 위치한 태양광 발전소 패널들을 검사하고 있는 기술자들의 모습.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태양광 패널 가격이 내년까지 큰 폭의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세계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업체들이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고 물량 공세를 벌이는 탓이다.

한화솔루션 등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수혜를 보고 있는 태양광 관련 업체들이 실적에 악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현지시각) 조사기관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는 현재 IRA에 포함된 첨단 제조 세액공제(AMPC) 혜택을 받아 미국에 생산 설비를 건설하고 있는 태양광 업체들이 투자를 철회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태양광 제품 가격은 계속 낮아지고 있는 반면 미국 정부가 제공하는 세액 공제 혜택은 2022년에 정해진 기준에 맞춰 1와트당 7%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BNEF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1와트당 평균 23센트 안팎인 글로벌 태양광 패널 평균가격은 2025년 말 16센트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지금보다 30% 이상 가격이 하락하는 셈이다.

폴 레즈카노 BNEF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를 통해 “태양광 패널 가격은 강력한 하방압력을 받고 있다”며 “이는 곧 많은 태양광 생산 설비 건설 프로젝트가 취소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중국 업체들이 출혈 경쟁을 감수하며 낮은 가격에 품질이 낮은 태양광 제품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태양광업체 트리나솔라의 가오지판 회장은 블룸버그를 통해 “태양광 제품 가격 경쟁이 너무 심해 전 공급망에 걸쳐 수익을 전혀 기대할 수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종바오쉔 융기실리콘자재 회장도 최근 중국 상하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는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에 저품질 제품을 제조하는 업체들을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장기적으로 미국의 태양광 제품을 구성하는 부품도 미국산이 아닌 저렴한 중국산 제품으로 대체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미 전체 시장에서 중국산 비중이 97%를 넘어선 유럽연합(EU)의 전례를 따라가게 되는 셈이다.
 
태양광 패널 가격 하락세 내년까지 이어진다, 한화솔루션 미국 투자도 영향권
▲ 한화솔루션 한화큐셀 부문이 미국 조지아주 달튼에 보유한 공장. <한화큐셀>
유로뉴스에 따르면 2월 기준 중국산 태양광 모듈 평균가격은 유럽산 제품보다 50% 이상 낮다.

네덜란드 태양광 업체 솔라레지(Solarage)의 게라드 데 리드 최고기술책임자는 유로뉴스를 통해 “앞으로 몇 년이 더 있어야 영향을 파악할 수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중국산 모듈에 맞서려면 가격을 낮추는 쪽으로 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추세는 미국에 적극적으로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있는 한국 등 글로벌 업체에도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최대 태양광 업체 한화솔루션은 국내 태양광 사업 철수까지 단행하면서 미국에 투자 여력을 집중해 태양광 관련 생산 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모두 3조2천억 원을 투자해 모듈부터 셀에 이르는 여러 태양광 제품을 생산하는 ‘솔라허브’ 계획을 통해 추진된다.

태양광 모듈 8.4기가와트, 잉곳·웨이퍼, 셀 3.3기가와트 생산 규모를 갖추는 것이 목표로 모듈 생산은 4월부터 진행하며 모든 설비 준공은 올해 말 이뤄진다.

그러나 블룸버그의 예상대로 중국산 태양광 제품 가격 하락세가 이어져 한화솔루션이 미국에서 경쟁력을 얻기 어려워진다면 이러한 대규모 투자 성과를 예측하기 어려워진다.

한화솔루션이 미국 정부 IRA 혜택을 기대해 투자에 나섰지만 이를 고려해도 경제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첨단 제조 세액공제에도 한화솔루션 실적이 1분기부터 악화될 것이라 보고 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한화솔루션 1분기 실적은 세액공제 혜택이 약 900억 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됨에도 미국 내 중국산 모듈과 경쟁 심화로 평균판매단가(ASP)가 크게 하락하고 비수기 효과도 겹쳐 큰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화솔루션은 이미 첨단 제조 세액공제로 받은 금액을 제외하면 신재생에너지 사업에서 적자를 본 적이 있다. 지난해 3분기 신재생에너지 부문 영업이익은 347억 원을 기록했는데 약 350억 원의 세액공제 금액이 포함됐다.

강 연구원은 "2분기부터 미국이 동남아를 거쳐 수입되는 중국산 셀과 모듈에도 고율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나 이미 중국산 모듈이 공격적으로 미국에 침투했다"고 말했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가 중국의 물량공세를 막기 위한 정책적 대응 방안을 고심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태양광 업계가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2000년대 D램 업체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인위적 ‘가격 조정(price fixing)’”이라며 “당시 각국 정부는 법적 조치 등을 통해 시장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업체에 적절하게 분배했다”고 전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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